호강에 겨워 요강에 똥을 싼다는 남편

ㅇㅇ2018.10.01
조회85,364

맞벌이하다 아이낳고 돌 지나서 복직하려다가
둘째 생겨서 연년생 낳고 키우는 바람에 복직못하고
전업주부로 눌러 앉았어요

둘이 벌다 제가 일을 못하게 되자 그동안 들어가던
대출비도 그렇고 아이둘이 태어나 생활비도 두배로
드는 과정에서 남편이 다니던 회사 관두고 삼촌분께
일 배워서 공사팀에 들어갔어요
(원래는 사무직이였어요)

남편이 하는일은 자세히 모르지만 타일공사?
뭐 그런건데 그게 타일을 많이 하면 돈이 많이 떨어지는 그런거예요
일이 엄청 힘들다는거라고만 알고 있어요

운이 좋아서인지 남편이 손도 빠르고 일도 잘해서
삼촌밑으로 들어간지 얼마안됐을때 큰공사를 따낸
삼촌따라 지방으로 장기공사 출장을 갔어요
그때 큰애는 돌 갓 지났고 둘째는 신생아였어요

돈은 같이 벌때보다 더 많이 벌어요
매달 남편통장에서 대출비랑 핸드폰비 보험비 공과금 및 빠져나가고 남편이 생활비 명목으로 삼백만원씩 보내줘요

남편이 옆에 없고 애들 갓난쟁이 둘 키워야해서 힘들었지만 평생 몸 쓰던 일 안해본 사람이 애들 키우느라 육체적노동 하는게 짠해서 불평불만도 안했어요

남편이 주말마다 집에 내려와 뭘 도와주려고 해도
됐다고 애들이랑 시간 보내라고 하고 맛있는 밥한끼라도 더 해먹일려고 했고

남편도 쉬고 싶을텐데 아이들과 가족 보고싶다고
쉬지도 않고 매주마다 찾아와 동물원이며 수영장이며 나들이나 외식 하며 가족에게 최선 다하는거 알기에 항상 고마웠어요

그러다 이번에 주말에 남편이랑 싸웠어요
이번 명절연휴 남편이 장거리운전 하느라 힘들었다며 이번 주말은 너무 힘들어서
자기가 있는 지역에서 쉬고싶다는거
저도 힘들다고 난리치니 결국 올라왔어요

(상황설명 드리자면 저희가 있는곳이랑 남편이 있는곳은 두시간거리고 시댁은 저희집에서 두시간거리예요 시댁에서 저희집은 또 세시간거리고요 금요일날 평소보다 차가 막혀 다섯시간 걸려 저희집 도착해 이틀밤 쉬고 일요일날 낮에 네시간 반걸려 시댁갔다가 월요일날 차례 성묘 지내고 다섯시간 걸려 저희 친정가서 자고 화요일날 저랑 아기 내려다주고 바로 남편 직장 올라가서 수요일부터 일 시작했어요)

결국 주말내내 뚱하게 있길래 어제저녁에 소주한잔 하면서 진지하게 이야기했어요

표정이 왜 그러냐 애들이 평소랑 다른거 눈치채지 않냐니까 자기 명절때 운전 너무 많이해서 죽을거 같은데 꼭 이렇게 명절 지난지 얼마 안됐는데도
올라오게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냐고 하네요

당신 운전할때 나는 놀았냐 나도 옆에서 애 두명
케어하느라 힘들었다니까

자기도 안다며 왜 모르겠냐고 자기는 저 집에 내려다주고 또 몇시간을 운전해 내려가서 쉬지도 못하고 담날부터 바로 일했다며 피곤도 안풀렸는데
또 주말에 올라왔다 가면 다음주에 어떻게 일을
하라는거냐 자기 쓰러지기라도 하면 어쩔거냐길래

나는 집에와서 쉰줄 아냐
친정이랑 시댁에서 받아온거 다 정리하고
애들 둘 씻기고 재우고 한다고 죽는줄 알았다
이러다가 내가 먼저 육아에 치여 쓰러진다 했어요

저보고 니가 힘든거 자기도 안다며 충분히 미안한데
니가 나처럼 나가서 몸쓰는 일을하냐
아무렴 나보다 더 힘들겠냐 너는 애들 어린이집
보내고 쉬는 시간이라도 있지 않냐

다른집 부인들은 맞벌이 안시키고 하루에 꼬박꼬박 남편 밥 삼시세끼 안해주는데도 한달에 생활비 삼백씩 갖다준다 그러니 너보고 전생에
나라를 구했다고 하더라 맞벌이 하시는 분들 이야기 들으면 호강에 겨워 요강에 똥을 싼다한다 작작해라
라고 하는데 순간 지난 세월이 떠오르면서 복받쳐 올라 엉엉 울면서 이야기했어요

당신 둘째 낳고 나 산후조리도 다 안끝났을때 공사들어갔다 나 조리도 다 안끝났는데 다 약해진
손목으로 애들 샤워시키고 다 했다 새벽마다
둘째가 몇번이나 일어나 울면 큰애까지 같이 일어나
우는 바람에 하나는 업고 하나는 안고 그렇게 달랬다 육체적강도? 나는 그때 밥먹을 시간도 없었다 당신은 식당에서 나오는 밥 꼬박꼬박 챙겨먹고 사람들 만나 술도 한잔하고 커피한잔 마실 여유라도
있었지 난 밥도 애안고 먹으랴 제대로 앉아서 먹지도 못하고 허겁지겁 먹었다 1년을 그렇게 내 시간도 없이 애들 둘한테 묶여살다 이제 애들 어린이집 보내고 낮에 한두시간 쉬는게 그렇게 당신이 느끼기엔 억울하냐며 고래고래 소리 지르니까
그제서야 미안하다며 잘못했다고 자신이 말실수
했다며 안아주는거 우느라 진빠져서 뿌리치지도
못하고 있다가 그대로 잠들었어요

아침에 애들 어린이집 보낼 준비하러 나왔더니
북어국 끓여놓고 벌써 갔네요

미안하다고 자신이 생각이 짧았다고 어제 술 많이
마셨으니 해장하고 일어나면 전화하라고 톡 와있는데 시간보니 4시더라고요..

남편 현장일은 6시 좀 넘어서부터 시작하는데
잠도 못자고 운전해서 갔을거 생각가서 바로 일 시작할거 생각하니 북엇국 먹을수가 없어요

와서도 쉬지도 못하고 애들한테 시달리느라
내내 피곤했을텐데 가슴이 찢어집니다..

남편 말대로 명절 지난지 이틀밖에 안됐는데
그 오랜시간 운전하고 왔다갔다 하느라 피곤도
덜 풀렸을 사람 이번주에 못보면 죽는것도 아닌데
꼭 오라고 했어야했나 싶고 한편으론 애기 둘 어릴때
힘들었던게 생각나서 서글프고..

남편도 쉬고싶고 싶을테고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할텐데 제가 너무 휘어잡았나싶어서
이번주엔 그 지역에서 쉬라고 할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