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한테 연락이 왔다

2018.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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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새벽에 너에게 연락이 왔다.
자다가 잠에서 깬 나는 지금이 몇시인가 확인해 볼 참으로 휴대폰을 확인했다.오전 4시였다.문자가 와 있었다.뭐지 하고 열어봤는데 너에게서 온 문자였다.
그러나 나는 제대로 생각해 보기도 전에 다시 잠이 들고 말았다.


다음날 일어나서 일상 생활을 하다가 문뜩 전 날 일이 생각났다.너무 잠결이었어서, 그리고 너에게 연락 올 거라 전혀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현실감이 없었다.
너는 번호를 바꿨다며, 마치 친구에게 알려주는 양 나에게 문자를 했다.너는 번호를 6년만에 바꿨구나.


나는 잠깐 고민했다. 너는 도대체 나에게 왜 연락한 걸까?그러나 6년 동안 너에 대한 나의 감정은 풍화되고 퇴화되어 티끌만큼도 남아있지 않았기에, 그 고민은 일상의 작은 사건으로도 잊혀졌다.


그리고 그날 저녁 나는 하나의 카톡을 받았다.전 날 보낸 문자가 씹혀서 슬프다며 너는 하나의 카톡을 보냈다.
나는 니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그럼 내가 번호 바꿨냐며 반갑게 답장해 줄 거라 생각했던걸까?이 사람은 왜 아직도 내 번호를 가지고 있는걸까?바꾼 휴대폰에 내 번호를 저장한건가?
이런 고민을 하던 차에 너의 카톡은 잊혀졌고, 나는 곧 고민도 그만두었다.



아마 너에게 나는 기억에 남는 사람인가보다.나에게 너도 기억에 남는 사람이다.

너와 사귀는 3년 내내 나는 힘들었다.너는 내가 여태 사겼던 사람 중에 제일 많이 싸운 사람이고, 제일 많이 잠수 탔던 사람이고, 제일 많이 울었던 사람이다.지금도 나는 너를 떠올리면 즐거웠던 기억 보단 힘든 기억이 더 먼저 떠오른다.


나는 너와의 대화방을 지웠다.너에 대해 더 이상 아무 감정이 없더라 하더라도 대화방 리스트에 니가 있다는 사실은 꽤 신경쓰이는 일 이었다.차라리 정말 우리가 친구 관계였다면 괜찮으련만남보다도 못한 사이기 때문에 나는 너를 지웠다.



니가 무슨 생각으로 연락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많은 용기를 낸 것은 안다.내가 이 글을 적는 이유는너의 용기에 응답하지 못한 미안함과, 지금 이렇게 변해버린 관계에 대한 슬픔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