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용품 주워다 주는 친정엄마

06082018.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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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해서 15개월 아기 키우는 30초 여자입니다.
친정 가정형편은 보통인데 어릴때부터 정말 아껴살았어요.
덕분에 지금은 노후걱정 안할 정도이고
저도 열심히 노력해서 사고싶은거 하고 먹고 싶은거 먹고 살 정도 됩니다.
하지만 돈 없어서 서러웠던 기억에 가끔 울컥 하더라고요.
사촌언니서부터 4대째 물려받은 빵꾸나고 먹물묻은 옷,
언니가 쓰고 지워도 정답이 보이는 문제집,
학원 가기전에 저녁으로 3500원짜리 제육볶음에 망설였던 기억 등등..
고등학교때까지 제대로 된 옷 못 사입고 할머니가 일하는 집에서 얻어온 옷, 엄마가 기분내느라 백화점에서 5000원에 떨이로 사온 옷, 물려받은 옷만 가득했어요.
부모님에 대한 원망은 한 적 없어요.
없이 시작해서 최선을 다해 일구었고 부모님에 대해 저도 부담이 없게됐으니까요.
아직도 아껴사느라 모으기만 하고 거실장, 테이블 등등 주워서 쓰시고 뭐 필요해도 안사고 살다가 제가 사다드리면 좋아하며 쓰십니다.
저는 마음에 들지 않는 싼 옷, 물건이 지긋지긋해서 취업한 이후로는 좋은 물건 오래쓰자는 다짐으로 사서 쓰고요.
엄마가 몇번 5000원짜리 사다주신적이 있는데 진지하게 거절했어요. 이런거 맘에 안들고 쓰기 싫으니까 5000원 있으면 차라리 돈으로 달라고요. 그걸로 내가 꼭 필요한거 잘 쓰는게 훨씬 낫다니까 몇번 그러고 안하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아이를 낳으니까 그 대상이 옮겨갔는지 자꾸 버려진 육아용품을 주워다 주십니다. 카시트, 장난감, 소변기 등등.. 저도 중고 육아용품 잘 사서 쓰지만 가능한 내가 필요하고 깨끗하고 새것같은 걸 구해서 쓰는데 엄마는 일단 육아용품이면 주워다 놓아요; 싫다고 버리라고 해도 한번 잘 보라면서 꼭 보여줘요.
나한테 그랬던것도 싫은데 너무나 소중하고 좋은것만 주고 싶은 내자식한테 그러니 정말 꼭지가 돌더군요. 돈은 쓰기 싫은데 뭔가 해줬다 싶은 그 마음이 뭔지 아니까요. 한번 받으면 신나게 싸구려나 버린 육아용품 들고와서 주면서 잘쓴다 아껴산다 하겠죠. 정말 신랑 보이기 부끄럽네요...아까도 뭐 주웠다며 쓰라길래 제발 주운걸로 기분내지 말라고 심하게 얘기했어요. 이렇게 얘기해도 못알아듣고 뭐가 잘못된건지 모를거에요.
이걸 또 저한테만 그러는게 아니라 제가 거절하면 늦게 아기 낳은 외숙모한테 갑니다. 한두번은 받았는데 아무리 형편이 좋지 않아도 3년뒤나 쓸 육아용품을 주워다 안겨 주는게 기분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