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댓글 보고 딱 누가 생각나서..
정말로 그냥 스쳐지나간 인연임. 기대는 하지 말고 읽어조라
걔랑 나랑은 한번도 같은반이 돼 본적이 없었고 중학교에서 처음 만난 사이였음.
그리고 걔는 운동을 잘했음. 아마 걔랑 나랑 접점이 운동 하나였을거임
나는 학생회임원이어서 행사 때 주로 스텝 일을 했었고
우리학교는 학생회 안에도 부서가 체육부 문화부 봉사부 뭐 이런식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나는 체육부였어서
특히나 체육 관련 행사를 기획하거나 진행하는 활동을 많이 했었단말임
체육대회 운영위원을 한다던지 점심시간에 하는 반대항 스포츠경기 심판을 본다던지 하는 일 있잖아
그런거 하면서 자연스럽게 운동을 잘하고 좋아하는 애들이랑 꽤 친해졌었는데
걔도 그중 하나였음.
걔는
담배를 피웠었지만 달리기를 잘했고 축구도 잘했고 피구도 잘했고 츄크볼 알아? 그것도 잘했어 거의 모든 운동을 잘했음.
싸우는 걸 본 적은 없지만 아마 싸움도 하면 잘할거같았어ㅋㅋㅋㅋ
맞아
걔는 소위 말하는 양아치였어
근데 저번에 말했다시피 우리학교는 선배개념도 없었고 바른생활친구들이ㅋㅋㅋ 많아서 양아치라고 불리는 애들도 함부로 돈 뺏고 셔틀시키고 괴롭히고 그러지 못했음.
그냥 분위기 자체가 그랬음
걔는 그런 순수한 애들 사이에서 딱 선생님들 눈에 띄는 그런 애였어.
그래도 통제할 수 있는 정도는 됐었음 걔가 분노조절을 못해서 책상을 엎고 그러진 않았기 때문에ㅋㅋㅋㅋ
남자애하고 시비가 붙거나
수업도중에 화장실로 숨어들어가거나
핸드폰을 안내서 뺏기거나
성적이 너무 바닥이어서 담임선생님 지도하에 복도에 나와서 따로 깜지를 쓴다던가 하는 일은 종종 있었음
근데 얘가 또 선생님들 말은 잘 듣는거 같았음
상담하라고 남으라고 그러면 얌전히 기다리고 또 교무실에서 가끔 간식도 얻어먹기도 하고 그랬으니까..
뭔가 애교가 있다고 해야 하나 의외였는데 그런 면도 있더라 좀 귀엽다고 생각했음ㅋㅋㅋㅋㅋ
걔도 2학기 중반쯤에 가선 나랑 인사 하고 말하는 사이는 됐었음
복도에서 깜지쓰고 있거나 교무실에서 나올때 마주치면 항상 나한테 먼저
오 @@@! 하이~ 이렇게 인사했었어
그러면 나는
너 왜 여기있어ㅋㅋㅋㅋㅋㅋ 또 혼났음?
근데 이 날씨에 바지는 왜 반바지야 안추워?
이런 안부 묻는 말
걔는 그럼
응ㅋㅋㅋㅋ 일상이잖아ㅋ 괜찮아~
이런 식의 대화가 거의 8할은 됐던 거 같음
2할은 숙제베낀다고 빌려가는 거 아니면 교과서 없어서 빌리는 거^^...
나는 그때 학교에서 모범생이었고 걔는 양아치였고
사실 나는 걔를 좀 무서워했었어 담배를 핀다는 게 그 당시 나한테는 엄청난 충격이었던거라..
그래서 담배 핀다는 거 알고서는 1학기에는 걔를 약간 피했었음
근데 막상 대화해보니까 애가 나쁜 것 같지는 않은거야
우리 엄마아빠는 친구를 잘 사귀어야 된다고 했지만
뭐 그냥 그렇게 자연스럽게 친구가 됐음
나중에 걔랑 초등학교 같이 나온 애가 알려줬는데 걔는 부모님이 이혼하셨다더라고
그리고선 아버지랑 사는데 아버지가 신경을 안 쓰신대. 그래서 걔가 원래는 참 순수했고 착했었는데 중학생 되고서 많이 망가진 거 같다고 그러더라
이해도 좀 되는 것 같고 짠하면서 외동이라고 들었거든 그래서 참 외로웠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음
그리고 다음해에도 걔랑 나랑은 같은반이 아니었고
결국 나는 그렇게 걔한테 학교에서 대화만 했던 친구로 기억에 남았었을거임
이게 끝
허무했음 미안..ㅎ
그렇게 그냥 스쳐지나갔고 우리는 각자 다른 고등학교에 가면서 아예 만날 일이 없었음
근데 얼마 전에 걔가 이번 학년 안올라오고 자퇴했다는 소식을 들었음
얘랑 뭐 진짜 아무것도 안했고 특별한사이도 아니었는데 그냥.. 걔랑 말 트기 시작한 것도 이맘때쯤이라 그런지 주제 댓글 보고 딱 생각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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