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분 딸에게 피아노 선물하고 싶은데 부담될까요??

복받으세요모두들2018.10.25
조회107,645
+첫번째 추가글입니다^^
오늘 오빠랑 피아노 보고 왔어요~ 댓글에서
피아노 놓을 자리 없는거 아니냐고 다들 걱정해주셔서
전자 피아노도 보고 왔어요 ~
헤드셋 있는거 하면 소음 걱정도 안해도 되고
사이즈도 크지 않고 가벼워서 괜찮더라구요
일단 백화점에서 선생님 딸 겨울코트 예쁜걸로 하나 샀고
내일 점심 함께 먹기로 약속 잡았어요 ^^
낼 여쭤보고 놓을 자리가 있다고 하면 같이 사러 가려고해요
또 추가글 남기러 올게요^^
글 읽어주시고 시간내서 댓글까지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여러분 모두 복 받으시고 옷 따뜻하게 입고 즐거운 주말보내세요




24살 직장인이에요~ 반갑습니다~~
이렇게 인사하면 되는건가용??ㅎㅎ
글쓰는게 첨이라 어색하고 부끄럽네요ㅎㅎ눈팅은 많이 했었는데..
본론으로 바로 들어갈게요~~

15년전 제가 9살쯤 피아노가 너무 배우고 싶었어요
뭐 그나이쯤 여자애들이라면 피아노는 로망같은거였잖아요
저역시도 너무 배우고 싶었는데 아버지없이 엄마 혼자서 저랑
오빠를 키워주시는 열악한 상황이라 차마 피아노 배우고 싶다는
말을 못하고 피아노 학원 다니는 친구들을 부러워하며
피아노학원 앞에서 끙끙 거렸어요ㅠㅠ
한날은 친구따라 옆동네 피아노 학원을 구경갔었는데
거기 원장 선생님이 저에게 등록도 안했으면서 왜 왔냐고
윽박지르며 나가라고 소리지르셨는데 그때 일하던
20대 여선생님께서 저를 따라 나오셔서
제가 살던 동네의 한 피아노학원이 선생님 엄마가 하는 학원이라고 그 학원으로 오라고.. 피아노 좋아하는거 같은데 무료로
수업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며 저보고 기죽지말라고
어깨를 토닥여주셨어요
어린 마음에도 그게 얼마나 고맙고 좋은지 집에와서 엄마한테
막 자랑을 했었어요
엄마는 저를 끌어안고 우시다가 그 학원에 전화해서
매일 보내는건 부담되서 안되겠고 일주일에 세번 수업을
듣게 해달라고 부탁하시고 한달에 10만원 하던 피아노 수업료를
5만원만 내고 일주일에 3번씩 수업 듣기로 했었어요
그당시에 제가 피아노에 정말 푹 빠져있을때라 사실
매일매일 학원에 나가서 피아노를 맘껏 치고 싶었어요
근데 저도 눈치가 있으니까 매일 가진 못하고
월,수,금만 나가서 치는데 눈치채신 선생님과 원장선생님께서
언제라도 와도 좋다고 치고싶을때와서 맘껏 치고 가라고
해주셔서 눈치보지 않고 수업이 없을때도 가서 치고 그랬어요
아직도 생생한게 선생님의 그 미소랑 저를 격려해주던
그 손길이 너무 따뜻한게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각이 나요
그렇게 한 1년정도를 다니다가 제가 이사를 가면서 그만두게
됐었죠...
피아노에 점차 흥미도 떨어졌었고 자연스레 잊게 됐었죠
그러다가 제가 두달전에 이동네로 다시 돌아오면서 기억이 났어요
문득 생각나서 가본 피아노 학원은 세탁소로 바뀌어있더라구요
혹시나 해서 세탁소 주인분께 물어보니 3년전까지 하다가
좀 잘 안되서 접고 원장선생님은 근처 국밥집 주방에서 일한단 얘기를 들었어요.
많이 놀랐죠... 계속 피아노 학원을 하실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망설이다가 국밥집에 찾아갔는데 많이 늙으신 원장 선생님
얼굴 보자마자 눈물이 펑 터져서 바보같이 엉엉 울면서
저 기억하시냐고.. 예전에 학원 다녔던 지은이라고 인사드리니까
원장선생님도 기억하신다며 손을 꼭 잡아주시더라구요
그때 저 가르쳐주셨던 원장쌤 딸인 선생님은 잘 계시냐 하니까
결혼을 했었는데 문제가 좀 있어서 이혼하고 딸 하나 키우면서 혼자 산다고 하시는데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한번 만나뵙고 인사 드리고 싶다고 하니 선생님을 불러주시더라구요...
조금 기다리니까 선생님이랑 딸이랑 들어오는데
또 바보같이 눈물이 펑펑.. 선생님도 기억해주고 이렇게 찾아와서 고맙다고 같이 우시고 ㅜㅜ
같이 얘기하다가 피아노 학원 접게 된 이유도 들었어요
원장쌤 남편께서 사업을 무리하게 하다가 빚을 크게 지셨대요
그래서 결국 학원을 접어야했대요. 선생님 딸도 역시 피아노를 너~무 좋아해서
하나는 남기고 팔려고 했는데 여건이 안되서 결국 피아노도 중고로 다 팔았다고
하시더라구요: 그 와중에 남편이랑도 문제가 생겨서 이혼하게 됐다고...
옆에서 듣던 선생님딸이 "엄마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다시 피아노 사면 되니까 괜찮아" 라고 하는데 제가 또 눈물이 나는거에요...
선생님도 원장선생님도 우시다가 저녁장사 준비해야한다고 하셔서
저도 나왔는데 집에 오는 내내 마음이 너무 안좋더라구요
엄마한테도 말씀드리니까 어쩌다가 그렇게 됐냐고 너무 안타까워하시고..
이번주 내내 일하면서도 그 생각이 나서 미치겠는거에요
그 딸 모습에 제 모습이 겹치는거 같고.. 어린 제가 상처받지 않게 다독여주던 선생님과 원장선생님 모습도 생각나고..
한참 고민하다가 저도 직장인이고 돈을 벌고 있고 또 여윳돈이 조금 있어서 좋은 새거는 아니더라도 중고로 괜찮을걸로 피아노를
선물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엄마랑 오빠한테 물어보니까 선생님이 부담가지지 않는다면
좋은 선물이 될거 같다고 엄마랑 오빠가 돈을 보태주겠다고
해서 새걸 선물해도 될거 같아요.
제 마음은 이미 결정이 났는데.. 선생님이 어떻게 받아들이실까요...
15년전에 고작 1년밖에 안다닌 아이가 커서 피아노를 선물하겠다고 하면 부담 가지실까요..?
하지만 저에게 그 1년은 정말 행복했었거든요
돈으로 매길 수 없을만큼.. 원장선생님과 선생님이 너무 잘해주셔서.. 저도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지금이라도 뭔가 보답을
하고 싶어요.
다른것도 아니고 피아노 선물이라 저에겐 더 의미있거든요
가난해서 피아노 치고 싶어도 못쳤던 저에게 피아노를 칠 수 있게기회를 주신거니까요..
그리고 선생님 딸도 저와 비슷한 상황이니까...
피아노를 갖고 싶지만 가질 수 없는 상황이니까.. 어쩌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친구들한테 물어보니 괜찮다는 친구들 반, 차라리 1년치 학원 등록을 하게 해주라는 친구들 반인데
학원 등록 1년치 비용이면 차라리 피아노를 사서
선생님이 직접 집에서 지도하는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원장쌤은 그만두셨지만 선생님은 지금 부업으로 피아노학원에서
시간 강사로 일하고 계시니까 ... 피아노를 선물하는게 낫지 않을까 싶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선생님이 부담 가지실까요..? 혹시 기분 나빠하시진 않겠죠..?
내일 오빠랑 피아노 보러 갈건데 떨리고 마음이
싱숭생숭 하네요... 이게 무슨 기분인지..ㅎㅎ
글이 넘 길어져버렸네요~~ ㅠㅠ 죄송해요
읽으시느라 지루하셨겠지만.. 가시는길에 댓글 꼭 좀 부탁드립니다!

날씨가 추워지는데 다들 감기조심하세요 :)

댓글 144

ㅡㅡ오래 전

Best집이 어려워서 이런 상황이 된거라면 집도 옮기셨을텐데 집에 피아노가 들어갈 자리가 될까요? 어렸을때 저희집도 평수 줄여서 이사가야했을때 가장먼저 제했던 가구가 피아노였어요. 그 외에도 많은 가구들을 버려야만 했고요. 다짜고짜 사서 안기는건 받는 입장에서도 부담인걸 떠나더라도 받은 선물 어떻게 집에 둘수도 버릴 수도 없는 상황이 될수도 있어요. 먼저 간곡히 내 어린시절 이러이러한 은인이셨으니 꼭 받아주셨으면 좋겠다. 아니면 같은 가격의 피아노 레슨비라도 드리겠다 해보세요.

ㅇㅇ오래 전

Best이야기가 너무 따듯해요. 추억이 그렇게나 큰데, 기간이 짧은게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선생님도 그날의 작은 베품을 기억해준 쓰니에게 고맙고 기특해서 기쁘실거고, 선생님의 따님도 좋아하는 피아노로 어쩌면 상처가 될 수 있는 어린시절을 쓰니께서 추억삼을 일로 예쁘게 감싸주신다면 그 아이가 자라 또 언젠가는 다른이에게라도 예쁜 마음을 베풀지 않을까요? 슬슬 추워지는데 모두가 포근하고 행복한 연말 보내셨음 좋겠네요 :)

ㅇㅇ오래 전

Best가정형편 어려워지면 보통 집줄여나가게 되잖아요.. 그러면 공간이 없을수도 있을것같아요.. 그리고 피아노소음신경쓰느라 방음도 해야할테고.. 차라리 생각하는 피아노가격만큼 통장따로 넣어두고 자주 찾아 뵈면서 아이도 챙겨주고 하는게 더 좋을것같아요..글쓴이가 선행을 한번 받고 끝이아니라 1년이라는 기간동안 받은것처럼 그렇게 지속적으로 이어지는것이 더 필요하고 더 절실하지 않을까요?

22오래 전

아 글 읽다가 괜히 눈물이 ㅠㅠ

ㅇㅇ오래 전

크 판에서 오랜만에 보는 정말 감동적인 글이다

ㅇㅇ오래 전

선생님도 글쓴분도 아름답네요.. 병원 와서 검사하다가 중간에 시간이 남아 읽다가 저도 모르게 눈물이 ..... 후기 들려주세요. 전자 피아노 추천합니다. 행복하세요

ㅎㅎ오래 전

감동적이당 ㅠ

ㅇㅇ오래 전

내맘이 따뜻해졌어요~ 덕분에 고마워요^^

ㅇㅇ오래 전

피아노 학원보다는 피아노를 선물하시는게 더 남을 것 같아요. 집응 줄여서 이사가더라도 놓을 자리는 있을거에요. 피아노는 진짜 관리만 잘하면 15년도 더 쓰니까, 좋은 새피아노로 선물하세요~~ 예전 그 1년이 너무 행복했다고 장말 감사해서 자기도 그 행복 갚고싶다고 하시면서 괜찮으시면 피아노를 선물 하고 싶다고 말씀드려보세요. 아니면 돈으로 드리던가요.

솔직한세상오래 전

고마운 분과 상의 해서 결정 하시면 될듯 ---------- https://pann.nate.com/talk/343952856

오래 전

아ㅠㅠ

서투름이오래 전

따뜻하네요!

ㅇㅇ오래 전

이렇게 좋은 이야기는 기사로 나갔으면 좋겠어요. 정말 오랜만에 울컥하는 감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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