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호강에 겨운건가요 미추어버리겠네요

션샤인2018.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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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년 반, 임신 9개월, 합가 한 달 되었네요 
시아버님은 직장때문에 지방에 주로 계시고 시어머님과 같이 살게 되었어요 
막 결혼했을때는 시댁근처에 전세아파트 얻어주셔서 1년 좀 넘게 살았는데 갑자기 친정에서 돈 쓰실일이 생겨 저희 전세금을 빼서 드렸습니다 
사실...많이 망설여졌는데 친정돈을 1~2년 후에 돌려받으면 돈 더 보태줄테니 분가해서 저희 친정쪽 동네로 가라는 시어머님 말씀을 믿고 합가하기로 해버린거예요 
진짜 제가 완강히 버텼으면 대출받아 안 합칠수도 있었는데 어머님 혼자 집에 계신것도 마음에 걸리고, 아가도 봐주시겠다고 하셔서요...^-^ 

저희 시어머님은 진짜 좋으신 분이예요 
항상 제가 하는 일은 다 좋다고 하시고 뭘 해도 잘했다고 칭찬만 해주십니다 
싫은소리나 뭘 해라마라 강요하시는 말씀..들어본적 한 번도 없습니다 
결혼하고 제 생일 두 번 돌아왔었는데요 그때마다 용돈에 선물챙겨주시고 암튼 전반적으로 저희 친정도 항시 너무 잘 챙겨주시고 
진짜 세상에 이런분 없다 싶을 정도로 잘해주셔요 
저도 나름 잘하려고 애쓰고요 어버이날이나 가족행사때 잊지않고
챙기니 어머님 아버님 아주 좋아하시고 두고두고 자랑하시더라고요 
암튼...참 써놓고 보니까 진짜 다 좋으신데 
같이산다는 건 역시 좀 그래요.. 
어머님 혼자지내실 때는 아침식사 간단히 하셨거든요 
커피에 빵이나 떡 드시고요 
근데 저희가 들어온 뒤로는 세 끼 밥차리는데 너무나 신경을 쓰십니다 
당신 아들 잘 먹이고 싶으신 마음이 대부분이라 그렇다고 생각돼지만 말로는 제가 임신막달이라 더 잘 챙겨줘야 한다는 생각이라시네요 
그런데 정말 밥을 정성스럽게 하세요... 
절대 전기밥솥에 밥 안하시고 압력솥에 한끼 분량만 하세요 
밥 뜨실때도 제일 위에 있는 고슬한 밥 며늘이 먼저라나 저 주시고 아들은 그 다음, 어머님은 눌어서 제일 딱딱한 밥 드세요 
정말 저는 그러실때마다 몸둘바를 모르겠어요 
매 끼니마다 나물, 생선, 고기, 샐러드 만드세요 
딱 한끼 분량만 만드시고 다음식사때는 새로운 반찬 만드십니다 
매번 식사 준비하시는데 평균 한시간 넘게 걸립니다 
김치에, 남은밥에 대충 먹는다는 건 어머님껜 있을 수 없는 일이죠... 
특히 아침에는 6시반쯤 일어나셔서(잠이 없으심) 
쌀씻고 달그락 달그락...식사준비하시는데 
저는 그때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몸도 무겁고...근육도 땅기고 ㅠㅠ 
제가 일어나서 도울라치면 발동동 구루심서 들어가서 더 자라고 하시는데 ...생각해보세요.
그때부터는 침대에 다시누워도 자는게 아니죠 
뮈 더 잔다고 뭐라하실분 아니세요 
진심으로 제 걱정하셔서 더자라고 하시는거는 알아요 
하지만 제 온 신경은 주방에 가있고 
가서 도와드려야 하는데 잠이 쏟아지고 몸은 안 따라주니 괴롭고요 
신랑도 괜찮다고 엄만 월래 저런사람이니 신경쓰지말고 편하게 더 자라고 하는데 그럴수는 없죠...ㅠㅠ 
저도 신랑도 원래 아침에 밥은 잘 먹지 않았거든요 
저희 둘이 살때는 아침에 씨리얼, 우유, 빵, 과일에 계란하나씩 쪄서 먹고 출근했거든요. 신랑도 그렇게 먹는거 더 좋아하고요 
어머님은 꼭 고깃국에 밥에 기본 5가지 나물반찬 주세요 
맛있고 감사하기는 한데, 한국사람한테 밥이 더 좋다는 것도 아는데 저희가 민망하게 만들어요 한시감 넘게 아침준비하시는 모습보면 스트레스 받아 가슴이 터질것 같아요... 
그렇게 준비하셔서 저희랑 같이 식사하시면 좋은데 안하세요 
꼭 저희 먹고난 뒤에 우리가 남긴 밥하고 반찬에다 혼자 식사하세요 
같이 드시면 좋은데 왜 그러시는지...ㅠㅠ 
부러 아들보라고 불쌍한체 연출하시는지...
제가 주도해서 식사를 차리겠다고 해도 요지부동이십니다 
하도 열받아서 아예 더 일찍 일어나서 주방에 있어도 봤는데 안 된다고 들어가라고 하셔요 
당신이 힘닿는데까지 차려서 저희 먹이시겠대요 
저 요즘 완전히 죄인된 기분이고 식사 때만 돌아오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밥먹는게 너무 싫어요 
그냥 철판깔고 어머님 하시는대로 하시게 두고 밥상 받아먹을 수도 없고 제가 주방살림을 하게 두시지도 않으니 진짜 답답...하네요 

네..저 호강에 받쳐서 이러는거 압니다 
하지만 저 임신 9개월에 컨디션도 별론데 
매 끼니마다 한시간반씩 식사준비하시는거 보기만해도 힘이들어요 
지난주 휴일엔 아침 열시에 밥먹고(역시 한시간 걸려서 차리심) 
어머님 주방치우니 11시 되었대요 답답한 아침 겨우 먹고 티브이보며 한숨돌리며 신랑이랑 차마시고 있는데 설겆이 끝내시고 그때부터 점심준비를 하신대요 
"생선찌개에 나물 무쳐서, 고기굽고 점심먹으려는데 괞챦자?" 
저 순간 머리에서 '빠직~'하더라고요 
또 한시간 걸려 식사준비하시는 모습을 봐야한다니....눈앞이 캄캄했어요 
으앙...ㅠㅠ 
신랑이 그러대요 
"어머니, 힘드시니까 식사차리시지 말고 앞에 가서 간단히 냉면먹읍시다" 
고개를 저으시더니 들은척도 안하시고 생선손질 시작하시더라고요 
저 그순간부터 위가 너무 땡기더라고요 
아침먹은것 다 토하고 엉엉 울었습니다 
임신때문에 감정기복이 심해져서 그런것도 있지만 
너무 답답해서요.. 

저 호강하는거 알아요 그런데 너무 배려해주시니까 너무 불편해요 
배가많이 불러서 제 생각대로 몸이 움직여주지 않쟎아요 
그렇다보니 어머님을 돕지 못해서 죄송하고 
어머님이 주방일 하시는거, 식사차리시는거 치우고 청소하시는거
보고 있자니 마음이 불편하고요 
제 주변엔 시댁살이하는 친구들 아무도 없거든요 
이것도 심한 시댁살이 같은데 어떻게 말할데가 없어서 여기에라도 써보는거예요
너무 답답해서 소리라도 지르고싶은 심정이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