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내가 다시 잡아왔다

인연2018.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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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야
바쁘게 살다가, 다른 남자들이 점점 눈에 들어오고
전남친이 잊혀질 때쯤 다 됐었어
미련이야 남았어도 이미 돌이킬 수 없다고 포기한 상태였거든
오다가다 우연히 마주칠 사이도 아니어서 오히려 잊기 쉬웠던 거 같아
최근에 연락하던 남자랑 진지하게 만나볼까 고민도 할 정도로 괜찮아져서
헤다판 거들떠도 안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진짜 생각지도 못하게 갤러리 뒤적이다가 미처 못지운 동영상 하나를 발견했어
어디 여행가서도 아니고 그냥 둘이서 식당에 앉아서 밥먹다가 찍은 동영상인데
거기 찍힌 나랑 전남친이 너무 행복해 보이는거야
나를 부르는 다정한 목소리며 쳐다보는 눈빛같은게 진짜 너무 생생하게 담겨있더라

그래서 진짜 나도 모르게 전화했어
아마 옆에 친구가 있었으면 뜯어 말렸겠지ㅎ
카톡,페메 이런건 생각도 안나고 그냥 다이렉트로 전화했다
신호음이 너무 길어져서 아 안받나보다 하고 끊으려는데 딱 받더라
어, 여보세요? 하는 목소리가 왠지 약간 들떠있길래 술마시다가 모르고 받은 줄 알았어
근데 내가 잘지냈냐고 묻기도 전에 전남친이 먼저 잘못 누른거 아니지? 하고 묻더라
잘 지내는지 궁금해서 전화했다고 말하는데 생각보다 내 목소리가 되게 담담하더라

괜히 하고싶은말 빙빙 돌려가면서 둘다 시답잖은 얘기만 늘어놓다가
전남친이 먼저 얘기를 꺼내더라
만나자고, 지금 갈테니까 잠깐만 얼굴보고 얘기하자고
그래서 만나서 한 두시간정도 얘기하다가 결국 전남친이 먼저 울었어
나랑 사귈때 구속받는 기분이라 자유 느끼고 싶어서 헤어졌었고
헤어지고서 두세달까진 진짜 잘 헤어졌다고 생각했었는데
딱 세달하고 삼주 지나서 네달 다되어갈 쯤부터 그때부터 너무 보고싶더래
근데 자기가 헤어질때 모질게 굴었던게 계속 생각나니까 연락은 못하겠고
괜히 내 인스타랑 페북 염탐만 해왔다대ㅋㅋ
그날도 퇴근하고 습관적으로 내 페북 염탐하고 있었는데 나한테 딱 전화가 왔대
그래서 우리가 운명인가 생각해서 들떴다고 하더라고

결과적으로 우린 다시 만나기로 했고
재회한지는 얼마 안 됐는데 떨어진 기간동안 서로 느낀점이 많아서 그런지
더 아껴주고 챙겨주고 실수하지 않으려고 하면서 만나고 있다
물론 우리가 특별한 케이스일 수도 있어
재회하기 어렵고, 나처럼 차인사람이 잡아오기도 어렵지
근데 그냥 이런 경우도 있다는 거 알아주면 좋겠다
혹시 몰라 누구 말처럼 재회해도 같은 이유로 또 헤어질지
근데 나는 지금 당장 내가 누구 옆에서 행복할수 있을까 생각했을때
이 사람 옆에 있는 내모습이 제일 먼저 떠오르더라

각자 자기 할 일 하면서 열심히 살다가
내가 괜찮아지고 전애인 잊혀질때 쯤, 그때가 골든타임인 거 같아
서로에게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 후에.
다들 힘내, 아프고 슬프고 힘들거 알지만
그래도 힘내야지
나처럼 그사람 다시 잡아오든, 그사람이 돌아오든, 아니면 새로운 사람을 맞이하든
슬픔에 너무 잠겨있진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