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내림 받겠다는 엄마

이십대후반녀2018.11.02
조회1,301

안녕하세요.

매번 판을 읽기만 하다가 글은 처음 쓰네요.

저는 올해 20대 후반이고 결혼한지는 1년좀 넘었어요.

저희 친정을 먼저 소개하자면 5살때 부모님 이혼하시고 저는 아빠랑 할머니랑 살았어요.

위에 두살 터울 오빠가 있고 저희 집은 아빠빼곤 전부 기독교예요.

아니 기독교 였어요. 저랑 오빠는 어쩌면 고모때문에 중학교까지는 교회를 다녔는데 그뒤로는

저희가 싫어서 교회를 안다녔어요.

저희 고모네는 절실한 크리스찬이시고  시골마을에 저희집 고모네집 이모할머니네집(할머니언니)

세곳이 가까이 살았어요.

엄마도 아빠랑 이혼하시기전까지는 교회도 열심히 다니셨고 세례까지 받으신걸로 알아요.

엄마는 할머니와 고모의 시집살이에 힘이드셔서 집을 나가셨고 그렇게 아빠랑 이혼하셨어요.

이혼하신후에도 저랑 오빠는 엄마랑 왕래하며 지냈고 전 고등학교때부터는 엄마랑 같이 살았어요.

그런데 엄마는 아빠와 이혼후에 삶이 많이 바뀌셨어요...

저희 외갓집을 설명하자면 외할머니께서 용한 무당이셨고 할아버지는 군인장교셨어요.

외할머니께서 갑자기 무당을 그만두시면서  건강하셨던 외할아버지가 비명횡사하시고

외할머니도 풍으로 돌아가셨어요.

외갓집이 엄청 부자였는데 한순간에 쫄딱 망한거죠...

엄마랑 이모들은 그게 할머니가 무당을 그만두고 신을 거부해서 그런거라고 생각해요...

엄마의 형제는 2남3녀인데 그중 엄마가 넷째예요.

엄마가 고등학교 졸업할때쯤 이모든일이 일어났고 엄마는 그당시엔 외할머니가 하셨던 그런일들을

믿지 않으셔서 교회를 열심히 다니셨고 저희 낳고 아빠랑 이혼하시기 전까지만해도 교회를 다니셨는데...

아빠랑 이혼하신후엔 교회도 안다니시고 절에 다니시고 ...

심지어는 막내이모가 신내림을 받으셔서 엄마가 그 뒷바라지를 해주고 있더라구요...

작은 이모집엔 법당까지 차려져 있었구요...

엄마랑 이모가 옆집에 살았는데 주말이나 방학때 엄마한테 가면 이모네집도 가게되는데

그러다 보면 그 법당도 보이고 또 집안 곳곳에 부적이 있고 그러니깐 전 그게 너무 싫었어요.

어린나이에 부적이나 법당이 싫었지만 엄마랑 이모니깐 갈때마다 그냥 참았던거 같아요.

시간이 흘러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때 자취를 하는데 엄마가 이모가 써준 부적이라며

지갑이며 제 자취방에 부적을 갖다 놓으셨는데 전 그 부적이 너무 싫어서 항상 가려놓고

숨겨놓고 그랬었어요. 그런데 어느날 이모가 전화와서 부적 잘보이게 두라고 숨겨 놓은거 안다면서

저를 위해서 그런거니깐 잘 보이게 두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그때쯤 제가 맨날 가위에 눌리고 몸도 많이 허약해진 상태였어요.

진짜 가위란걸 눌려 본적이 없는데 그 시기에 너무 심하게 눌려서 제가 베게밑에 식칼을 놓고

잘정도였어요(가위 눌릴때 그렇게 하면 된다고 친구한테 듣고 ..)

그런데 귀신이 와서는 제귀에 깔깔거리며 웃으면서 그래도 소용없다고 그러더라구요.

정말 그정도로 가위가 심하게 눌렸었고 또 그때가 신종플루 처음 나와서 배우 이광기씨 아들이

죽고 그럴때였어요...

제가 열이 펄펄끓어서 친한언니가 저를 데리고 병원에 같이 가줬는데 처음엔 신종플루 음성 반응

나왔는데 열도 심하게나고 제가 너무 아파하니 일단 입원하라고해서 입원하고 더 검사받고 했는데

다음날 신종플루 양성반응이 나왔어요.

병원에 입원했는데 설상가상 타미플루 부작용까지와서 정말 죽다 살았어요.

그때당시에 이모가 엄마한테 전화해서

"OO이(제이름) 엄청 심하게 한번 아플꺼라고. 그래도 조상이 지켜주니까 걱정말고 밥이나 잘챙겨줘"

라고 했다는거예요. 그래서 엄마가 집에서 저 입원한 병원까시 한시간 반걸리는데 매일 왔다갔다

하시면서 제가 먹고싶다는 반찬을 챙겨다 주셨어요.

덕분에 정말 죽도록 아팠지만 살은 쪄서 퇴원했어요.

전 이런 얘기를 나중에 듣게 됐고 이모 말씀이 제가 정말 죽을뻔했는데 외할머니가 살려주신거라고하셨어요.

이모가 동굴에가서 기도를 드리는데 외할머니가 걱정하지 말라고 저 지켜주신다고 했다나봐요.

저는 그때도 그런말 믿지 않았고 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렸어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이모는 더 유명한 무당이 되셨고 이모와 결혼하신 이모부도 박수무당이세요.

신내림받은 사람들끼리는 신들이 먼저 알아본다며 서로 무슨일 하는지 말 안하고 우연히 만나게

되었는데 서로를 알아봐서 결혼하셨다고 해요.

이모부께서 절 처음 보신날 저도 신기가 있다고 신내림 받아야 한다는 식으로 얘기하셨어요.

저는 그런 신기도 없고 신내림 받을 생각도 없다고 딱잘라 얘기했지만 이모부는 정말 심상치

않은 얼굴로 저에게 주어진 순리대로 살지 않아서 인생 벌써 두번 꼬였는데 더 꼬이고 싶냐며

뭐라고 하셨고 신내림 안받을꺼면 얼른 굿을 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전 그말을 믿지 않았고 그뒤로 3년정도 흘러서 제가 너무 힘들고 괴로운일이 겹쳐서

그만 나쁜 선택을 하고말았어요... 친한언니가 (신종플로 걸렸을 당시 병원에 데려다준 언니)

저랑 카톡중 저의 이상한 낌새를 알아채고 경찰과 119에 신고를 한탓에 금방 발견되어

죽지 않았어요...

당시 엄마가 너무 힘들어 하셨고 그뒤 3개월후에 엄마가 저에게 사정사정하며 굿한번만 하자고

하셔서 저는 엄마의 부탁에 못이겨 굿을 했어요.,..

제 주변에 안좋은 귀신들 쫓아재는 굿이라고 했어요...

그리고 저희 친할머니가 자살하셨는데 할머니 혼을 달래주는 굿이기도 하다고 하셨어요...

저는 아무생각없이 굿하는곳에 앉아있는데 진짜 생각은 아무생각이 없는데 그냥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더라구요... 왜 그렇게 울었는지 모를정도로...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그 굿을 하는데 비용만 2천만원 가까이 들었다고 하더라구요...

엄마가 그때당시 경제적으로 힘드셨는데 저 살릴 마음으로 굿하는데 그렇게 쓴거란걸 알았어요...

저는 그런데 그때까지도 그런걸 잘 믿지 않았고 그냥 저한테는 더이상 굿이니 귀신이니 신내림이니

이런말을 안했으면 좋겠어서 그뒤로 이모가 엄마보러 오셔도 만나지 않고 이모가 놀러 오라고해도

간다고 말만하고 이모를 안만나고 살었어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저는 작년에 결혼식을 하게되었고 남편과 큰 트러블 없이 잘살고 있어요.

그런데 뜬금없이 어제 엄마가 전화와서 한참을 망설이시 더니 엄마가 신내림 받으면

제가 쪽팔릴꺼 같냐고, 많이 싫겠냐고 물으셨어요.

제가 왜 그런말을 하냐고 물으니 요즘들어 엄마가 부쩍 사람들만 보면 그사람들 한테 주저리주저리

점봐주듯이 얘기를 해주고 있고  뭐에 씌인것처럼 그렇게 서러워서 엉엉 우시기도 하고 그랬었대요.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원래는 이모가 아닌 엄마가 신내림을 받았어야 했는데

당시에 엄마는 저랑 오빠가 있으니까 신내림을 안받는다 하셨고 반면 이모는 신을 받겠다고 했대요.

엄마대신 이모가 신내림을 받았고 그래서 엄마가 이모 신 뒷바라지 다 해주고 그랬었던거죠.

그리고 제가 중학교때쯤 엄마랑 연락이 끊겼었는데 당시 엄마가 다시한번 신내림을 받았어야 했는데

신을 받지 않으려 머리밀고 절에까지 들어갔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다 저랑 오빠가 너무 보고싶어서 절에서 나오시고 저희를 다시 만난거였어요...

엄마말씀으론 엄마가 50이 넘으면 신기도 줄어들고 신이 안올줄 알았다고...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더 심해지고 지금 신을 받지 않으면 나중에 시간이 지나 후회할거 같다고

말씀하시는거예요...

저는 그말을 듣고 솔직히 말해서 나는 모르겠다. 나는 그런걸 믿지 않을 뿐더러 나 혼자면 상관이

없지만 남편도 그렇고 시댁에는 뭐라고 말하냐 . 남편도 아무말은 안하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나는 시댁에 말못한다. 이렇게 얘기했어요.

제 말에 엄마도 서운하셨겠지만 저도 저혼자만이 아니니 어쩔수 없었어요.

그랬더니 엄마는 제가 이런반응일지 알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서운하다고 하시며

그동안은 엄마가 신내림 받고 싶었지만 저때문에 안받은거 였다며 서운하시다 하고 전화를 끊으셨어요.

그리고 엄마가 신내림을 안받으면 제가 받아야 한다고 엄마는 그꼴 못본다며 차라리엄마가 신내림

받겠다고 말씀하시고 엄마가 신내림 안받으면 제가 남편이랑 헤어질수도 있다고 얘기하시며

아직 일어나지 않은일을 가지고 합리화 시키며 무당을 하겠다고 하시니 저도 너무 속상하면서

화가 났어요...

어제 하루종일 생각하고 또 생각해봐도 저는 엄마가 신내림 받으신다면 전 엄마를 볼 자신이 없어요.

제 어렸을적 부터 소원은... 그냥 평범하게 남들 사는것처럼 사는거였는데...

그게 이렇게 힘들줄은 몰랐네요...

이런 상황에서 저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글이 너무 길어져서 읽기 힘드셨을텐데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이 글 읽어주신 모든분들

항상 행복하고 건강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