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 청혼을 거절했어요

ㅇㅇ2018.11.04
조회257,926
27살 여자입니다.
2년 정도 만난 동갑 남자친구가 있어요.
결혼을 생각하지 않을만한 나이는 아니지만 전 사실 커리어도 더 쌓고 돈도 더 모으고 싶어서 굳이 결혼전제다 까진 아닌 관계였어요.
개인적으론 결혼하기 이르다고 생각했구요.
그렇다고 지금 남자친구랑 결혼안한다! 이런것도 아니었고 그냥 이사람이랑 만나다보면 언젠가 결혼도 하겠지... 정도로 여겼어요.
무슨 의미인지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근데 남자친구가 청혼을 했어요.
아주 갑작스러웠는데... 관계도 좋긴 했고 지금 결혼하면 썩 만족스럽다까진 아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부분도 없긴 해요.
남자친구도 그걸 이미알아서 어느정도 믿고 한 걸거예요.
요즘은 결혼 합의를 보고 청혼한다던데, 진짜 청혼같은걸 받을줄은 몰랐네요...

그리고 저는 거절했어요.
이게 어제 일입니다.
근데 거절한 이유가 스스로도 납득이 안 가서, 혼란스러워서 힘들어요.

위에 쓴 이유들도 아니고, 나이가 어려서, 지금 불만족스러워서... 이런것도 아니구요.

남자친구는 평소에 밥을 먹을 때 저를 전혀 배려하지 않아요.
그게 뭐 개차반처럼 구는 그런게 아니라, 굳이 챙기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이를테면 둘이 시켜서 본인꺼가 먼저 나오면 그냥 바로 먹어요. 제꺼가 언제 나오든 상관없이요.
같이 퍼먹는 게 나오면 본인거를 먼저 퍼서 그냥 먹습니다. 제 그릇을 가져가서 퍼주는 게 아니라.
고기를 구워도(굽는건 번갈아서 합니다) 제게 놓아주거나 이런거 없구요.
같이 먹는 반찬이 제 자리에서 멀어서 제가 낑낑대도 가까운 쪽에 갖다놔주는 것도 없습니다.

이런게 굳이 엄청 서운했느냐하면 사실 그런건 아녜요.
여자친구들끼리도 하는 배련데... 싶긴 했지만 왜 나 먼저 안떠줘? 왜 안 기다리고 먼저 먹어? 할 일인가 싶기도 했거든요.
한번도 서운해한적없고 저도 제꺼알아서 잘 챙겨먹었습니다. 이 문제로 뭐 다툼이 된다거나 한적 전혀없구요.

근데 진짜 우습게도 어제 청혼받자마자 이런 일들이 와르르 생각난 거예요...
이게 거절이유입니다.

남자친구는 아직 받아들이질 못하고 있고, 저 역시 마찬가지예요.
왜냐고 묻는데 뭐라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차라리 평소에 몇번이라도 서운하다 따져왔으면 명분삼겠는데 전 그런적도 없으니까요...

솔직하게 말하기도 구차하고 웃기고...스스로 이렇게 쌓아왔었나 싶고... (실제로 평소엔 그냥 넘겼거든요)

이제 말없이 헤어져야하는지 그냥 둘러대고 좀더만날지 아니면 솔직히 얘기하고 결정을 내려야할지 혼란스럽네요.
좀 황당하달까... 황망하달까... 스스로가 웃기고 그래요.

결혼하신 선배님들이 대단하게 느껴져요...

댓글 318

ㅇㅇ오래 전

Best거절잘하셨어요 오로지 자기만 아는 남잔 결혼해서 님이 힘들다고 해도 지일 아니라고 모른척할거 같아요 본인 음식이 먼저 나오면 연인도 배고픈걸 알기때문에 먼저 먹어볼래 맛 볼래? 챙겨주는게 당연한거고 그런거 친구들도 마찬가지구요 저런 잔정이 없는 남자 오로지 지 기분만 아니까 무턱대고 청혼질하면 님이 받아줄줄 알았나보네요 개인적으로 저런남자 재수없어요

ㅇㅇ오래 전

Best쓰니가 똑똑한 듯. 직감적으로 아닌 걸 알아챈거지

30대기혼오래 전

본인도 쓰셨듯이 동성친구끼리도 할 수 있는 배려를 남자는 하지 않았다고 하셨죠. 말하면 고쳐졌을까 의문이네요. 말하면 다음 사람에겐 신경써서 연기할 수도 있겠죠. 아님 뭐 그런 걸로 해어지냐며 글쓴이 붙잡고 남들에겐 당연한 그 배려하면서 생색내겠죠. 내가 널 위해 이렇개 바꼈다 보란듯이ㅋㅋ 알려주지 마세요. 어느쪽이든 남친은 모르는 게 약일듯요

ㅇㅇㅇ오래 전

저런 가장 기본적인 배려조차 없는 남자랑 결혼은 무슨.. 인생 후루룩 말아먹을 일 있나요??

거짓말쟁이오래 전

나는 40 대 후반 아줌마. 이런것들에 대해서 진작 알았더라면. 아이가 감기로 추워해도 자신 추운것 우선으로 사는 남자다. 항상 내가 옷을 벗어서 입혀줬다. 무늬만 부부로 산다. 아이 부모로서. 정 떨어진다.

화랑오래 전

핑계 많이 얘기 하는데 그냥 헤어지세요 남자분은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거 같은데

오래 전

그 작고 쌔한 느낌, 그걸 믿으셔야해요. 그게 같이 살면 대들보가 되서 후려치거든요.. 평생 배려없이 살아온 남자 바꿔서 데리고 살기도 힘들거구, 그 남자도 함께할 미래를 거절당했는데 심적변화가 있을거에요, 헤어지는게 맞는것같네요

ㅋㅋ오래 전

내심 무의식중에 부족하다고느꼇었나봐요. 아니다싶은게잇음 아닌거임

우울한지로고오래 전

현명하세요.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결혼해서 애낳고 몸조리하며 고생할때 마누라 밥보다 지밥 먼저먹을사람 ㅋㅋ

오래 전

잘했어요 감이라고 하죠? 감이라는게 사실 수많은 경험이라는 데이터베이스를 통해서 도출된 결론이예요 지금 그 느낌. 소소한 배려도 없는 사람인데 평생을 함께하긴 힘들것같다는 느낌이 확 든거죠. 판만 봐도 그렇게 잘해주다가 돌아서는 남자들도 많은데... 이런 생각들이 무의식적으로 거절을 선택하게 한겁니다 잘했어요. 새출발 합시다

호잉띠오래 전

뭐 일단 저거 말고도 문제있어서 그러는 거겠지만 밥 문제는 이해가 안가네... 우리커플 만난지 3년정도 됬는데 상대방 밥이 먼저 나오면 둘다 먼저 먹어라고 권하기도 하고 먼저 나온 상대방 음식 같이 먹기도 하는데 그게 이상한건가?? 여자들 관계에서야 그러지 연인끼린데 그런것 까지 굳이 그래야 하나?

오래 전

하.. 정말 이느낌 알아요 저도 예전에 3년동안 만나면서 여자문제도 없엇고 술먹고 사고친적도 없엇는데 프로포즈를 하는순간 나도 모르게 거절을 햇어요 하하하 조금씩 조금씩 작은것들이 마음속에 이미 쌓여잇엇나바요 이사람은 아니다 그렇다고 사소한것으로 확! 돌아설수도 없엇고 결혼하자고 하니까 싫더라고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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