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고등학교 친구들끼리 작은 모임을 한 적이 있었어 다 같이 여행을 가자는 목적을 가지고선 조금씩 돈을 모아서 친구 중 한 명이 전역한 주에 아직은 덥지만 지나가는 여름을 등진 초가을에 우리는 바다로 놀러 갔었어ㅎㅎ 재미있었어 남자 4명에 여자는 나까지 2명 차는 두대 빌려놓고 노래 들으면서 드라이브하니까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더라 그래서 그랬나 봐 너무 설레는 마음에 사랑에 빠지고 싶었나 봐
고등학생 때부터 엄청 친하던 우리들은 으레 그때의 학생들과 같게 장난도 치고 농담도 하고 그러다 싸우고 화해하고 그렇게 남들과 같겠지만 특별한 학창 시절을 보냈어 그리고 성인이 된 후 남자애 몇몇은 군대를 가고 다른 애들은 대학교가 다르고 취업하고 하다 보니 서로에게 시간을 쓰진 못했지만 편안함 만큼은 달라지지 않았지 가끔 시간 맞춰 만나면 전혀 오랜만에 만난 거 같지 않은 편안함과 다정함이 난 우리가 지금까지 이 지긋지긋한(?) 우정을 이어가는 힘이라고 생각했어
에구 계속 다른 이야기로 빠지네
다시 여행을 갔던 날의 상황으로 돌아가자면
남자애들 중엔 항상 쾌활하고 가끔 짓궂은 장난을 치고 매번 웃긴 표정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그 애가 있었어
우리가 여행을 간 첫날에 그 애는 새벽 출근을 끝마치고 온 거라서 많이 피곤해 보이더라 하지만 평소에 요리를 좋아하던 너는 다 같이 마트에서 장 볼 때 그렇게 행복해하더라 나에게 뭘 먹고 싶냐고 물어보는 네가 참 들떠 보여서 나도 따라 기분이 붕 뜨는 느낌이었지
숙소에 도착했을 때 대충 짐을 정리한 우리는 서둘러 바다로 나갔어 이제 초가을이라 해가 지면 물이 찰 거 같아서 하지만 너는 너무 지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놀다 오라고 우리에게 말했지 아쉬웠지만 우린 빨리 놀고 싶은 마음에 부랴부랴 뛰어나왔지 그 날이었어 내가 너한테 빠진 날이
한창 애들과 바다에서 물장난을 치다가 목이 말랐던 나는 숙소로 돌아갔어 네가 자고 있는데 깰 까 봐 조심히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너는 소파에 앉아 소설을 읽고 있더라 자고 있는 줄 알았다고 물어봤을 때 넌 평소같이 시끄럽고 높은 목소리가 아닌 피곤해서 잠긴 낮고 듣기 좋은 목소리로 나에게 잠이 안 오네 뭐 좀 마실래? 라며 주방으로 걸어가더라 순간 니 목소리에 괜히 설레서 어버버 거리며 아무거나 라고 말하던 나에게 낮게 웃으며 이온음료를 건네던 네가 너무 자상하고 다정하게 느껴져서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더라
나는 다시 나가기가 싫어졌나 봐 너랑 있고 싶었어
그땐 네가 좋다기보단 그냥 그 설렘이 좋아서 네 옆에 앉았어
기욤 뮈소의 종이 여자를 읽고 있던 네가 어떤 책이냐 묻던 나에게 이따금 기분이 좋아져선 책을 설명해주는 네가 아직도 눈에 밟혀서 나에겐 이제 그 책이 가장 좋아하던 책이 되었어
그때 네가 한참 그 책을 설명하는걸 물끄러미 바라보던 내게 머리카락이 볼에 달라붙었다며 넘겨주고는 수건을 건네주더라 내가 미친 게 분명했을 거야 건네주던 손을 덥석 잡고는 나도 당황해서 멀뚱멀뚱 너를 바라보다 손이 커 보여서 잡았어!!!라고 바보 같은 소리를 해버렸지 ㅎㅎㅎㅎㅎㅠㅠㅠ 그때만 생각하면 웃기다 그런데 너는 내 손을 자기 손에 딱 갖다 대며 니 손은 진짜 작네라고 하는 네가 너무 설레서 나는 홍당무가 돼서는 방으로 빠르게 도망쳐버렸네
근데 그때가 너무 설레는 추억이라서 글을 쓰는데
너무 슬퍼졌다 그만 쓸래
네가 피곤해도 자지 않았던 걸 나는 왜 그냥 넘겼을까
너의 잠긴 목소리가 왜 슬픔이 아니라 졸렸다고 생각했을까
우리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떠나간 네가 갑자기 너무 원망스러워서 원망스러워서 너 싫어 꿈에도 나오지 마 이제 나 보면서 웃지 마 그 좋은 목소리로 내 이름도 부르지 마 너무 보고 싶은데 너를 원망하는 만큼 내가 너무 원망스러워 싫다 진짜
설렜던 너에게
고등학생 때부터 엄청 친하던 우리들은 으레 그때의 학생들과 같게 장난도 치고 농담도 하고 그러다 싸우고 화해하고 그렇게 남들과 같겠지만 특별한 학창 시절을 보냈어 그리고 성인이 된 후 남자애 몇몇은 군대를 가고 다른 애들은 대학교가 다르고 취업하고 하다 보니 서로에게 시간을 쓰진 못했지만 편안함 만큼은 달라지지 않았지 가끔 시간 맞춰 만나면 전혀 오랜만에 만난 거 같지 않은 편안함과 다정함이 난 우리가 지금까지 이 지긋지긋한(?) 우정을 이어가는 힘이라고 생각했어
에구 계속 다른 이야기로 빠지네
다시 여행을 갔던 날의 상황으로 돌아가자면
남자애들 중엔 항상 쾌활하고 가끔 짓궂은 장난을 치고 매번 웃긴 표정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그 애가 있었어
우리가 여행을 간 첫날에 그 애는 새벽 출근을 끝마치고 온 거라서 많이 피곤해 보이더라 하지만 평소에 요리를 좋아하던 너는 다 같이 마트에서 장 볼 때 그렇게 행복해하더라 나에게 뭘 먹고 싶냐고 물어보는 네가 참 들떠 보여서 나도 따라 기분이 붕 뜨는 느낌이었지
숙소에 도착했을 때 대충 짐을 정리한 우리는 서둘러 바다로 나갔어 이제 초가을이라 해가 지면 물이 찰 거 같아서 하지만 너는 너무 지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놀다 오라고 우리에게 말했지 아쉬웠지만 우린 빨리 놀고 싶은 마음에 부랴부랴 뛰어나왔지 그 날이었어 내가 너한테 빠진 날이
한창 애들과 바다에서 물장난을 치다가 목이 말랐던 나는 숙소로 돌아갔어 네가 자고 있는데 깰 까 봐 조심히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너는 소파에 앉아 소설을 읽고 있더라 자고 있는 줄 알았다고 물어봤을 때 넌 평소같이 시끄럽고 높은 목소리가 아닌 피곤해서 잠긴 낮고 듣기 좋은 목소리로 나에게 잠이 안 오네 뭐 좀 마실래? 라며 주방으로 걸어가더라 순간 니 목소리에 괜히 설레서 어버버 거리며 아무거나 라고 말하던 나에게 낮게 웃으며 이온음료를 건네던 네가 너무 자상하고 다정하게 느껴져서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더라
나는 다시 나가기가 싫어졌나 봐 너랑 있고 싶었어
그땐 네가 좋다기보단 그냥 그 설렘이 좋아서 네 옆에 앉았어
기욤 뮈소의 종이 여자를 읽고 있던 네가 어떤 책이냐 묻던 나에게 이따금 기분이 좋아져선 책을 설명해주는 네가 아직도 눈에 밟혀서 나에겐 이제 그 책이 가장 좋아하던 책이 되었어
그때 네가 한참 그 책을 설명하는걸 물끄러미 바라보던 내게 머리카락이 볼에 달라붙었다며 넘겨주고는 수건을 건네주더라 내가 미친 게 분명했을 거야 건네주던 손을 덥석 잡고는 나도 당황해서 멀뚱멀뚱 너를 바라보다 손이 커 보여서 잡았어!!!라고 바보 같은 소리를 해버렸지 ㅎㅎㅎㅎㅎㅠㅠㅠ 그때만 생각하면 웃기다 그런데 너는 내 손을 자기 손에 딱 갖다 대며 니 손은 진짜 작네라고 하는 네가 너무 설레서 나는 홍당무가 돼서는 방으로 빠르게 도망쳐버렸네
근데 그때가 너무 설레는 추억이라서 글을 쓰는데
너무 슬퍼졌다 그만 쓸래
네가 피곤해도 자지 않았던 걸 나는 왜 그냥 넘겼을까
너의 잠긴 목소리가 왜 슬픔이 아니라 졸렸다고 생각했을까
우리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떠나간 네가 갑자기 너무 원망스러워서 원망스러워서 너 싫어 꿈에도 나오지 마 이제 나 보면서 웃지 마 그 좋은 목소리로 내 이름도 부르지 마 너무 보고 싶은데 너를 원망하는 만큼 내가 너무 원망스러워 싫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