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 마주친 우연이 오해로

501호2018.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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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어디에 글을 끄적이지 않으면 마음이 답답하고 미안해서 이렇게 적어봅니다..

 

편하게 저를 필자라고 칭하겠습니다.

 

일단 필자는 올해 19살 남입니다.

 

평소 호텔에 알바를 자주 나가 오늘도 강남 논현동에 있는 호텔에 출근하고 퇴근하던 길에 생긴 일입니다. 집이 용인이라 광역버스를 자주 이용하는데 오늘도 어느날과 다름없이 퇴근하던 중 그 여자분을 봤습니다. 하얀색 마스크를 하고 스트라이프 목폴라에 아우터인가 자켓을 입은 여자분의 눈을 보는 순간 정말 이뻐서 호감이 생겼습니다.

 오후 7시정도였던 시간 경기도로 가는 5003번B 2층버스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았고 전 그 분이 앉아있는 반대편으로 앉았습니다. 창과 창을 맞대어 그 분과 저의 중간엔 좌석 2개와 복도가 있었죠. 원래 사람이란게 호기심이나 호감 등이 생기면 계속 쳐다보기마련이였고 집을 가는 내내 핸드폰을 하는 척하면서 힐끗힐끗 쳐다봤습니다. 그러다가 중간중간 눈이 몇 번 마주쳐서 뻘쭘하기도 했었죠.. 그러다가 이제 내릴 정류장이 다가와서 벨을 누르고 내릴 채비를 하는데 그 분도 같이 내릴 준비를 하는겁니다.

 

정말 갈등이 됐던게 버스 안에서 번호를 따든 줘서 연락을 하고 싶은 심정은 굴뚝 같았는데 막상 그 분이 주무셔서 말 걸 기회조차도 없었습니다. 정말 하늘이 주신 기회라 생각하고 같이 내렸는데

이게 또 말이 안 나오는겁니다 ㅠ

 

그냥 포기하고 가야겠다는 생각하고 길을 가는데 그 분과 제가 가는 길이 똑같아서 또 갈등이 됐지만 남중 남고나온 저로썬 너무 힘들고 생각할 시간이 부족한 것 같아 계속 걸어갔습니다.

 

중간에 친구한테 문자가 와서 멈칫하고 멈추고 그 분이 저를 추월해 길을 가는데 제가 사는 아파트단지 입구로 들어가는겁니다. 전 정말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친구 문자는 내팽겨친채 얼릉 달려가 그 분의 뒤에 바짝 따라갔습니다.. 아 진짜 아무리 생각해도 이 때 왜 그랬는지 정말 후회가 밀려옵니다... ㅠㅠㅠㅠ

 

저도 당시 검은색 마스크에다가 올블랙으로 옷을 입은 상태라 충분한 오해를 샀을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분의 걸음걸이가 빨라지는겁니다..

그래서 저는 아 원래 걸음걸이가 빠르신 분이구나 하고 저도 약간 속도를 올렸습니다.

그렇게 제가 사는 동 입구까지 걸어가신 그 분은 급하게 현관비밀번호를 치고 들어가시길래 전 문이 닫힐까 얼릉 들어갔습니다. 그 분이 흠칫 놀라시더니 정말 빠른 속도로 계단을 치고 올라가시는데 여기서 뇌정지가 오고 제가 앞서 한 행동들이 이제서야 머릿속에 들어오고 극심한 자괴감에 빠져 한동안 서있었습니다...

 

집에 와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정말 미안하고 죄송스러운 마음밖에 안 들더라구여..

이 아파트에 제가 7월초에 이사를 왔는데 살면서 이 분은 한 번도 못 마주쳤습니다. 근데 처음으로 마주쳐서 집을 같이 들어가는데 안 좋은 인식만 남겼고 번호는 둘째치고 다음에 마주치면 정말 사과부터 하고 싶습니다. 호텔 알바 특징상 처음보는 사람들하고 일을 해 사교성이나 그런게 많이 필요해서 번호따는것도 쉽게 생각했습니다. 막상 이상형이 나타나니깐 그게 아니더라구여.

정말 복잡한 마음으로 긴 글 썻는데 처음쓰는 글이기도 하고 마음이 혼잡해서 제대로 손에 안 잡혀 글이 제대로 눈에 들어오실지 모르겠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으로 5003B번 2층 버스에서 지석역 7시 34분쯤에 내리셔서 저랑 같이 걸어간 5분남짓한 시간 정말 죄송했습니다. 정말 죄송했습니다.. 제가 그런 의도로 뒤를 걸었던게 아니라는 것만 알아주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