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남편이 키우는 뱀때문에 미치겠어요

ㅇㅇ2018.11.12
조회64,869
+ 너무 열 빧쳐서 쓴 글이 톡선까지 갔네요.. 평소에 판 자주 하는 지인이 톡으로 이거 언니 얘기 아니냐고ㅋㅋㅋㅋ 하길래 들어와 봤더니 댓글이 많이 달렸네요.
댓글들 다 신중히 읽어봤어요.
남편이랑 이 글 보고 얘기 나눴구요. 자세한 후기는 자고 일어나서 오후에 올릴께요.
댓글에서 얘기가 많았던 것부터 대충 몇 개 답변드릴께요.
우선 저희는 딩크구요, 언젠간 아이를 가질 수도 있지만 결혼 전부터 지금까지 아이 계획은 없어요.
많은 분들이 저런 집에서 어떻게 사냐 하시는데 저는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뱀을 키우는 데 혐오감은 없어요.
뱀은 별로 좋아하진 않는데 다른 분들처럼 징그러워하진 않아요.
어쩔 때 보면 기어다니는 게 징그럽기도 한데 만지는 건 별 생각 없어요.
저한텐 뱀이랑 고양이가 동급이에요.
그런데 계속 뱀때문에 남편이랑 싸우고, 케이스 탈출해서 소리없이 집안을 활보하고다니니까 점점 싫어지고 징그러워보이고있죠..



원글))
글이 길어질 것 같아 먼저 양해 부탁드려요.
결혼 3년차 29살 신혼이에요.
남편이랑은 고등학교 유학생활때 만났고 10년 연애 끝에 결혼했어요.
남편은 학생때부터 파충류에 관심이 많았어요.
어렸을때부터 파충류를 키우는 게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며 대학 졸업 후 한국에 오자마자 뱀을 샀어요.
저도 어렸을때부터 여러 종류의 애완동물을 키웠어서 뱀을 키우는데 혐오감은 없어요.
오히려 연애 때 남편 출장가고 없을 땐 제가 물도 갈아주고 신경 많이 써줬어요.
그리고 결혼하기 전까지 남편은 뱀 다섯마리를 키웠어요.
연애때부터 제가 다른 건 다 이해해도 진짜 못 참는게 남편이 뱀을 방 안에 풀어놓는 거에요.
남편은 작은 사이즈의 뱀이 아니라 중간사이즈에서 약간 큰 정도의 뱀을 키워요.
1미터가 넘는 뱀들을 키우는데 뱀들이 케이스 안에서 똬리 틀고 있으면 그정도 사이즈가 굉장히 작아보이는데 그 애들이 밖에 나와서 기어다니면 전혀 다르거든요.
그게 솔직히 너무 징그러운거에요.
쉭쉭거리면서 혀 내밀고 기어다니는데 어디 큰 물건 밑에 들어가면 빼기도 어렵고 진짜 싫었는데 연애땐 남편 혼자 사는 집이니까 신경을 안 썼어요.
그리고 결혼하게되면서 제가 제일 먼저 건 규칙이 절대 뱀들을 집에 풀어놓지 않는 것 이었어요.
이유가 제가 싫은 것도 있는데 제가 개 4마리를 키우거든요.
개들을 케이스 안에 넣어놓을 순 없으니까 남편이 뱀을 넣어놓기로 했어요.
한 집에서 뱀들이랑 개들을 키우는게 꺼림칙하기도 했는데 서로 가족처럼 아끼는 애들이니까 이해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결혼하면서부터 그 뱀들때문에 매일 전쟁이죠.
남편은 결혼하고 나서 더 많은 뱀들을 데려왔어요.
현재는 13마리 키우고 있고요.
남편이 데려온 뱀 중에 진짜 큰 뱀이 있었어요.
보통 뱀은 길이만 길지 두께가 얇으니까 그리 크게 안 느껴지는데 그 뱀은 길이도 1미터가 훨씬 넘고 동물원에 있는 뱀들처럼 두껍고 큰 뱀이었어요.
남편이 엄청 큰 케이스에 넣어서 데려왔는데 그때 처음으로 남편이 뱀 데려온 거에 대해서 진짜 화를 냈어요.
그러다가 일주일 정도 되는 날에 첫번째 사건이 터졌어요.
제가 주말 아침에 늦잠 자고 먼저 일어나서 물을 마시려고 냉장고를 여는데 냉장고 뒤쪽으로 뭔가 빠르게 움직이는 게 슬쩍 보인거에요.
설마 아파트 맨 꼭대기 층에서 쥐가 사나 하고 다가가보니까 냉장고 틈 사이에 그 큰 뱀이 똬리를 틀고 절 보면서 혀 내밀고 쉭쉭 대고 있는거에요.
그때 진짜 너무 놀라서 아이 ㅆ발하고 소리지르고 자고있는 남편한테 가서 진짜 쌍욕했어요.
야 미친새끼야 저 뱀새끼 뭐냐고 니가 진짜 돌았냐고 소리지르니까 남편이 깜짝 놀라서 달려가더니 뱀을 안고 오더라구요.
자기가 케이스 뚜껑을 제대로 안 닫은 것 같다고 진짜 미안하다며 사과하는데 전 그 상황이 너무 아찔한거에요.
저희 집이 복층 아파트라서 제가 키우는 개들은 2층에 따로 애들 방에서 자고 남편이 키우는 뱀들은 1층에 방이 있거든요.
만약 제 애들이 일어나서 1층에 내려왔더라면 어떻게 됬을지 너무 끔찍했어요.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한달 전 쯤에 제가 그렇게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어요.
뱀이 탈출한 일은 엄청 많았는데 그럴 상황을 대비해서 항상 뱀이 있는 방 문을 닫아놔요.
그러다가 주말에 저 혼자 집에 있는 날 또 뱀이 어떻게 나왔는지 케이스에서 나와서 하필 그 방 문이 열려있었는지 밖으로 나온거에요.
뱀은 짖는 소리도 내지 않고 발자국 소리도 없으니까 제가 도망쳐 나온 뱀을 눈으로 보지 않는 이상은 나온지 알 수 없어요.
제가 드레스룸에서 옷을 고르고 있는데 거실에서 제 개가 엄청 짖는 거에요.
그 애가 원래 밖에서 소리만 나면 잘 짖는 애여서 별 신경 안쓰고 있었는데 평상시에 아예 짖지 않는 허스키까지 엄청 짖어댔어요.
그래서 제가 뭐지 하며 나가려는 순간 그 강아지가 엄청 높은 소리로 깨갱 하면서 엄청 우는 소리가 나는거에요.
들고 있던 옷도 집어던지고 거실로 엄청 달려나가자 그 남편 뱀이 저희 푸들 목덜미를 물고있는거에요.
뱀 다큐 본 분들은 아실꺼에요.
뱀이 사냥 할 때 입을 진짜 엄청 크게 벌리고 꽉 물거든요.
딱 그렇게 저희 제일 작은 푸들을 문거에요.
진짜 그 순간 눈이 돌아가서 뱀 잡아다 패대기치고 푸들 안고 상황파악은 빨리 됬는지 개들 다 데리고 뛰쳐나와서 바로 차 태우고 병원 데려갔어요.
다행히 이빨이 깊게 박히지 않아서 지장은 없는데 진짜 위험할 뻔 했대요.
그때 물린 애가 10년 넘게 키운 저한테 진짜 특별한 아이였어요.
진짜 눈물 뚝뚝 흘리면서 운전하는데 애 목에서 피는 계속 나고 미쳐버리는 줄 알았어요.
그날 진짜 _같아서 집 안 들어가고 개들 데리고 가까이 사는 오빠 집 갔어요.
남편한테 계속 전화 와서 너 한번만 더 전화하면 니 뱀들 다 내가 밟아죽여버린다고 하고 끊었어요.
푸들은 5일 입원하고 퇴원했어요.
남편이 그때 진짜 미안하다고 무릎 꿇고 빌었는데 저것도 그러고 뱀도 다 꼴뵈기싫은거에요.
뱀들 다 처리하라니까 자기한테도 10년 키운 가족같은 애들인데 개 키우는 너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하냐며 절대 죽어도 안된다네요.
남편이 이제 지가 진짜 잘 관리한다는데 이런 일이 또 없을거라고 장담 할 수가 없잖아요.
뱀은 지능이 낮고 귀가 없고 눈도 안좋아서 훈련이 되지 않아요.
그리고 야생의 생물이라 주인이란 개념도 없어요.
10년 15년을 키워도 주인이 아니라 그냥 밥 주는 인간으로 받아들여요.
그래서 남편도 그러고 저도 엄청 많이 물렸거든요.
그때 이후로 물린 저희 애는 덜덜 떨면서 2층에 지 방에서 안 나오려고해요.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남편이 작년에 파충류샵을 인수하거나 차린다는것도 겨우겨우 말렸거든요.
자기가 직접 운영하진 않아도 자기 소유의 파충류샵이 갖고싶다며 개지랄하는데 진짜 한대 때리고싶었어요.
진짜 저희 앞으로 어떻게 살죠.
뱀들도 수명이 기본 10년에서 15년 정도고 20년인 애들도 있거든요.
남은 날들 어떻게 살아야하나 걱정이네요.
남편은 뱀들도 좁은 케이지에만 있으면 스트레스받는다고 그 방 안에서만 몇마리 풀어놓고 지낸다네요.
맘만 같아선 남편도 뱀 있는 방에 넣어놓고 문 납땜해버리고싶어요.
제가 애들을 친정에 맡기는 방법밖에 없을까요?
꼭 조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