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안되는 죄책감을 떨쳐버리고싶어요.

노네임2018.11.21
조회2,372

정말 이상한건데,,, 나때문에 친정부모님과 남동생사이가 틀어진것같아서 죄책감에 시달린적이 있어요.

친정부모님은 남동생과 저를 차별했고, 다른집들도 그렇겠지만 편애받은 남동생은 번듯하게 자라지 못했어요.
저도 뭐 번둣한건아니지만 좋은 남편만나 앞가림은 하고 살아요.

어느날은 남편과 아이사이에 누워 잠자리에 들다가 너무 행복한데.. 자꾸 죄책감이 들고 이 행복이 내것이 아닌것같아서 펑펑 운적도 있어요.

문득 내가, 나에게 주어진 업보를 거부하고 이기적으로 살아서 나머지 친정식구들 사이가 안 좋아졌다는 죄책감이 들었어요.

친정부모님은 제가 대학가지않고, 공장 기숙사에살며 돈벌어 동생뒷바라지하다가 나이차면 친정에 도움되는 남자랑 결혼해서 친정근처에 살길 바랬어요.

그런 삶 다 거부했고, 울고불고 난리쳐서 지방대지만 대학 마칠수 있었어요. 학교다니는중에도 누구네는 알바해서 집에 돈 가져다준다더라 하셨어요.
장학금을 받지못하면 등록금을 안내줄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지방대라도 공부할시간이 많이 필요해서 알바 많이 할수없었어요.
알바로 번돈은 저혼자 쓰기도 빠듯했고요.

전액장학금을 못받은 학기엔 정말 많이 시달렸어요. 졸업할때까지 낸 등록금이 3분의1정도 되는데.. 생색은 해외유학이라도 보내준것같았죠.
원래 딸은 공부안시켜도 할말없는건데 넌 좋은부모만난줄 알라고

졸업후 비정규직 전전하면서 아무리 힘들어도 친정집에 안 살았어요.
거긴 내집이 아니라는 생각이었으니까요.

제가 친정과 거리를 두면서 남동생이 친정부모님께 시달렸을거에요.
장남이라고 기대했던 큰남동생이 백수로 지내면서...갈등이 많았을거에요.

친정부모님, 특히 친정엄마는 인격적으로 완성되지 못한 분이라 누군가는 희생양이 되어야하고 감정의 쓰레기통이 필요했을테니까요.

(사이가 틀어진 남동생은 큰남동생이에요. 작은 남동생은 막내라고 불러요.)

어릴때부터 늘 엄마의 하소연과 화는 제몫이었는데, 제가 도망치는 바람에 친정식구들이 행복하지못한거라는 생각에 괴로웠어요.

부모님이 원했던대로 학교도가지말고 돈벌어서 동생 가게라도 차려줬으면... 계속 친정근처에 머물면서 감정의 쓰레기통노릇을 했으면 친정식구들 다 행복했을텐데
내가 나하나 행복하자고 너무 이기적이었다는 생각에 힘들었어요. 키워준값도 안갚고 시집가버린 나쁜ㄴ이라고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혈육에대한 미련이 컸어요.
결혼해서 남편이라는 가족이 생겼지만 남편은 혈육이 아니니까
친정이 없으면 나에게 혈육은 아무도 없으니까
약자일수밖에 없었어요.
친정엄마도 그런 제마음 다 알았고.. 제가 용돈드리면 고맙다는 말이 아니라..
"딸이나 하나 더 낳을걸그랬다. 키울때도 돈안들어. 시집갈때도 돈 안들어. 돈은 따박따박 잘 갖다주는걸. 아들은 집해줘야되는데.. 지금 딸을 하나 더 낳을수도 없고" 라고 했어요.
그땐 그게 고맙다고 말하기 쑥스러워서 그런건가 헷갈렸는데, 지금은 내미련을 알고 비웃은건가 가슴이 아프네요.

아이가 생기고나서야 마음정리 할수 있었어요.
이제 저한텐 친정아니고도 혈육이 생겼으니까요.

그런데 가끔 이상한 죄책감이 저를 집어삼키려고할때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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