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지하철에서 넘어진 사람인데요

2018.11.21
조회21,222
저 이어폰 안끼고 있었고 핸드폰 안보고 있었어요

삽시간에 벌어진 상황이라 정면 충돌 당했어요

이런 이야기를 어디에 해야하는지 몰라서 뒤늦게 이야기 하게 된거구요

깨진 핸드폰을 아직 쓰는데다 문득 그 장소에 가게 될때마다 자꾸 떠오르는거죠

당한 사람은 못잊고 사는데 저지른 사람은 금세 잊고 맘편히 살잖아요

제가 마땅한 보상과 제대로 사과 받았다면 모를까 뺑소니 당한거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어떻게 덕담할수 있겠어요.. 피해자가 망해라 한마디 하는게 인성 심보 운운하고 개또라이 싸이코패스 소리 들을 일인가봐요 가해자 감싸주고 제 심정 오해하니 약간 서운하네요

글이라서 어감 표현 안돼서 마치 일년동안 꽁해있고 분노에 가득차 저주 퍼붓는 것처럼 들리나본데 알다시피 이미 지난 일이고 열받아서 쓴게 전혀 아니라 넋두리로나마 해소하고 싶었어요 저 화 많은 성격 아니예요;

마지막 한마디는 평소에 담아둔 진심이 아니라 어차피 끝난 일이기에 연연하지 않고 썰 풀다가 훈훈하게 마무리 할줄 몰라서 실현될리도 없고 무심코 처음으로 막말 던져봤어요 에라이 가다가 자빠져라 이런 느낌으로요 무리수라고 인정할게요

그분도 당황스러웠겠죠 급한 마음도 이해하는데 다시 갈 길 가려고 주저하면서 망설이다가 사람들이 괜찮아요? 핸드폰 날아갔어요 말하면서 다가오자 주변 시선 의식해서 갈팡질팡 발걸음 멈추고 목소리나 태도에서 미안한 기색이 안느껴지는 상투적인 어머 죄송해요~ 묵묵히 내려다보던 모습이었어요 저는 어안벙벙해서 아무런 대꾸 못했구요

자연재해 인명사고 대피시 당연히 뛰어야죠 삼풍백화점을 비교하시다뇨 왜 사람을 바보 취급하세요 어지간히 뛰는게 아니라 모두다 비켜라!! 식으로 뛰어오셔서 그분보다 체구가 큰 편인 제가 튕겨나가 핑그르르 회전해서 정신 아찔하도록 넘어지고 핸드폰 액정이 와장창 깨졌는데 얼마나 힘껏 달린건지 가늠이 안되세요?

전방주시하고도 쏜살같이 못피한 제 잘못이군요 다친 다리로 절뚝거리며 걷던 시절이긴 한데 여러분은 무언가 갑자기 돌진해오면 혼잡한 자리에서 민첩하게 잘 피하시나봐요 저도 제가 그렇게까지 충격받고 넘어질줄 모르고 깜짝 놀라서 나름 신기한 경험이기도 합니다

찬반 누른거 저 아니예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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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중반 여자입니다

작년 겨울, 바쁜 아침 출근길

7호선 부천에서 부평구청 하차하고

작전역 방향 갈아타는 곳으로 걷던중

제가 걸어온 쪽을 향해 반대편에서 돌진해오던 여성분이 있었어요



물론 갈아타는 열차 놓칠까봐 서두른건 이해하는데요

공공장소에서 그렇게 달리시면 어떡해요?



저는 유유히 걷고 있었고 우다다다 득달같이 뛰어오는 그분을 피할 겨를없이 정면으로 부딪쳐서 핑그르르 회전하며 대자로 뻗었어요

순간 눈앞이 컴컴하고 머리도 아프고 정신이 아득하더라구요 날아간 핸드폰 주섬주섬 줍고 열차 놓치면 지각이라 얼떨결에 그냥 탑승했는데요

그때 그분이 입가리고 우물쭈물 어머 죄송해요~ 하시면서 어쩔줄몰라 하더라구요 님때문에 넘어진 사람 일으켜 세워주지도 않고 멀뚱멀뚱 쳐다보고 저는 누운 상태로 얼른 못일어나고 약10초간 정신이 혼미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내내 억울한게 명함이라도 받을걸 그랬네요 정신차려 옷매무새 다듬고 살펴보니 핸드폰 액정이 깨졌더라구요

사람들 웅성웅성 모여서 쓰러진 저를 내려다보고 구경하는데 너무 쪽팔리고 엉거주춤 자세로 누워있는 제 모습을 파악하니 창피하고 경황이 없어 입도 뻥끗 못한채 사과조차 받지 못했어요

그분 체구가 작은 편으로 기억하는데 저는 보통 체구거든요 체구 차이 있어도 가만히 서있는 제가 발라당 넘어지더라구요

그분은 아마 전속력으로 뛰다가 행여나 상대방이 부딪쳐도 어깨빵 정도겠거니 안일하게 생각하셨을것 같아요



잘지내세요?

하는 일마다 꼭 망하고 저보다 몇배로 사고 당하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