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많이 보고싶어

ㅅㅌㅇ2018.11.22
조회581
친구의 소개로 만난 너와 나는 대략 150일 정도 만났지,둘 다 한번 연애를 하면 길게 하는 사람들이었고 너도 나도 그래서 오래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나는 우리가 운명이라고 생각했어, 나는 예전부터 친구들을 통해 널 알고 있었고, 네가 내 이상형이라 가끔 생각났었거든. 근데 그런 너가 내가 마음에 든다고 소개해 달라 했고 우리는 소개받고 일주일 만에 만날 정도로 서로에게 급하게 빠져들었던 것 같아. 너랑 나는 같은 별자리고, 둘 다 제주도에 여행으로 가본 적이 없어서 네 생일에 맞춰서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고, 서로 듣는 음악 취향도 비슷했고, 좋아하는 옷 스타일도 비슷했고, 좋아하는 영화도 같았어 뷰티인사이드, 물론 우리가 안맞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어. 

왜냐하면 스트레스를 받으면 매운 음식을 먹어야 하는 너와 매운걸 먹으면 하루 종일 화장실에서 고생해야 하는 내가 너랑 같이 매운 음식을 먹는 것도 좋았고, 놀이기구를 못타는 내가 너와 함께 놀이공원에 가서 놀이기구를 타는 것도 무서웠지만 그래도 너랑 할 수 있어서 좋았어. 그냥 너란 사람과 함께해서 좋았던 것 같아

근데 우리 처음 사귈 때 부터 많이 싸우기도 많이 싸웠다. 별거 아닌 일로도 싸우고 심지어 장거리라 마지막에 만났을 때도 싸웠었어. 네가 붕어빵이 먹고싶다고 해서 너와 함께 붕어빵 파는 곳을 찾기 위해 지하철 역 세 정거장 정도 함께 걸어갔었지. 붕어빵 파는 곳에서 붕어빵을 사고 나는 너랑 좀 더 놀다가고 싶었는데 너가 피곤하다고 가자해서 서운한 마음에 내가 화가 많이 났었었어. 난 입을 꾹 닫고 있었고 너는 내 눈치를 봤지. 그게 뭐라고 그냥 나도 이해해 줄걸. 너무 바라기만 한 사람이었나봐 나는. 

우리 헤어지던 그 즈음에 나는 취업, 졸업, 가족 등등 의 문제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예민했어 그래서 우리가 더 싸우기도 많이 싸웠던 것 같아. 결국 넌 나한테 내가 내 감정만 생각한다고 했지? 그래서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어. 처음엔 나도 이해해주고 배려해줬는데, 왜 너는 너 생각만 하는거야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근데 생각해보니까 내가 그렇게 한다고 너한테 이해를 바라고 뭔가 바라면 안되는건데 나도 모르게 그렇게 했나봐. 그래서 그냥 너는 나를 받아들이면서 그렇게 힘들었구나 생각하고 그렇게 마음을 잡곤 해.

아 맞다, 나 너랑 헤어지고 내가 가고싶었던 회사 서류 합격 해서, 인적성도 합격하고 어제 1차 면접 보고왔어. 면접보러 가기 전날에 잠 자는데 자꾸 꿈에 너가 나오더라. 누굴 만나고 헤어지는게 처음이 아닌데 꿈에 니가 나오니까 자는데 심장쪽이 아픈게 느껴지더라. 결국 선잠 자고 면접보러 가는데, 그냥 너한테 전화해서 나 면접보러 가는데 응원해줘 라고 이야기 하고 싶었어 물론 안했지만. 나도 모르게 너한테 말하고 싶어지더라. 

헤어지고 한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 네 눈에는 내가 잘 살아 보일 수도 있고 연락 한 통 없는 내가 미울 수도 있을 것 같아. 근데 있잖아 나 매일을 울면서 친구들에게 전화해 친구들이 질려할 정도로. 근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난 네게 연락할거고 구질구질한 전남친이 될거야 그래서 그건 싫더라고. 헤어지는 이유가 온전히 나 때문은 아니라는 네 말,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 그 말 듣고 생각해보니 내가 힘들다고 너한테 내 감정을 강요할 수는 없잖아 너는 다른 일로 힘든데 나까지 힘들게 하고싶지 않았어. 그래서 연락하지 않은거야. 널 그것밖에 안좋아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나는 헤어진 날 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한 순간도 괜찮은 적이 없었어. 그러니까 그렇게 생각 안했으면 좋겠다.

솔직히 나는 여태까지 이별 해본 적이 없는 것도 아니고, 1년, 2년 동안 만났던 전의 사람들 보다 너랑 헤어지는게 왜 더 힘든지 모르겠어. 친구들은 다 너 잘 살거라고 나만 힘든거라고 위로해주는데 나는 그걸 들으며 너가 야속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게 다행이다 싶기도 해. 어떻게 보면 고작 150일 인데 왜 아직도 네가 선명하고 흐릿해지지 않는지, 매일을 울며 보내는지 나도 잘 모르겠어. 그래도 어쩌겠어 잘 이겨내야지 이겨낼거야. 너도 그렇듯 나도 잘 이겨내자. 참 웃긴건 너와 했던 특별한 일들 보다 같이 밥먹던 것, 걸으면서 나눴던 이야기,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우리의 모습이 참 많이 생각나. 나는 너랑 그런 소소한 행복이 참 좋았는지도 모르겠어. 어느 노랫말 처럼 너는 나의 세계였고 너는 나의 우주였어. 

우리 둘은 친구들이 엮여있어서 언젠가는 볼 수 밖에 없겠지? 그 때 쯤이면 우리 둘 다 또 더 성장한 모습으로 마주쳐서 서로의 행복을 빌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때는 내가 괜찮아져서 너와 더 쿨한 모습으로 마주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겨울이 되면 같이 손잡고 걸어다니면서 붕어빵이랑 오뎅을 먹자고 했던 네 말이 생각나서 나에게 이번 겨울은 참 시릴 것 같아. 늦은 봄에 만나 가을에 헤어진 우리지만 26살의 내 여름을 빛나게 해줘서, 사랑에 상처받은 날 사랑해줘서 너무 고마워. 다시는 사랑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나를 사랑해준 너 덕분에 아직도 나는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 수 있어. 그래서 정말로 고마워. 

날이 많이 추워 긴 바지 입는거 싫어하는 너지만 추우니까 옷 잘 챙겨입고, 다이어트 한다고 밥 거르지말고 운동하고, 아프면 약 좀 먹고, 사람들도 자주 만나고 그랬으면 좋겠어. 

잘 지내 나의 세계, 나의 우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