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된 연애

불면201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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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헤어지는 순간을 생각해도
우리가 가장 좋았던 때를 생각해도
같이 미래를 이야기 할 때를 생각해도
울지 않을 수 있는 순간이 올까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 연애가 끝나갈 때 쯔음의
그 뜨뜨미지근했던 감정도 사랑이었을까
의무감과 미안함 고마운 마음이 뒤섞인 감정
6년을 연애했으니 뜨거울 순 없겠지
하지만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 지는 거같은
이런 감정도 사랑이었을까


너와 나중에 결혼식은 어디서 할지
축가는 누가 부를지
티비는 몇인치를 살건지
신혼 여행은 어디로 갈건지
미래를 장난아닌 장난으로 그려보고
몇살쯤 몇월쯤 하자 이런 이야기 하면서
주변 지인들과 가족들한테 말하고 다녔는데
이제 그걸 부정하고 다니려니
그러면서 다른 사람과 그런걸 또 해야한다니
한없이 결혼이라는게 덧없게 느껴진다
너는 나 아니면 결혼 안한다고 했었는데
나야말로 비혼주의자가 되어 가는거 같다



항상 내가 먼저던 너였는데
싸우면 항상 먼저 연락하던 너였는데
마지막 순간에 화내고 먼저 연락하지 않을때
사실은 너도 이번에도 이러면
그만 해야겠다 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때 내가 먼저 연락했었으면
우린 달라졌을까

아니겠지
난 연락하지 않았을거고
너도 기다리지 않았을거다
그게 우리가 헤어질 순간이었겠지




니가 그렇게 일주일의 시간을
고민하고 힘들어하면서 써 내려갔을 문자를 보며 난 너무 안타까워서 울었지만
그게 우리의 마지막 이라는게 더 슬펐다
너는 다시 오겠다고 했지만
나는 그동안 고마웠다고 말했고
너는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을 수가 없다
그게 우리의 이별인걸 너도 알았겠지


너와 헤어지고
불면으로 매일 밤을 지새워도
나는 너에게 먼저 연락할 수가 없다
우리는 다시 시작할 수 없다는 걸 아니까
니가 원하는걸 내가 해줄 수 없다는걸 아니까



내 6년의 힘들었지만 순수했고
가장 예뻤던 순간의 찬란했던 20대를
같이 보냈던 내 옛 연인아


언제쯤 서로 덤덤하게 울지 않고
서로의 안부를 물으면서
서로의 행복을 빌어줄 수 있을까


나는 언제쯤 너의 기억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