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시댁과의 갈등에서 방관자인 남편 문제...

라라rara12018.11.29
조회32,087
이어쓰기를 몰라 다시 써요.
신랑 보여줄거라 저번 글이랑 겹쳐도 자세히 썼어요.
글이 길으니 피로하신 분들은 뒤로가기요!

저번에 가부장적인 시댁과의 갈등 문제 사이에서
(특히 시누이. 남편 동생이고 저랑 동갑이에요. 내년이면 마흔. 아직 결혼 안했고 시어머니와 함께 삽니다)
방관하는 남편 때문에 고민이라고 글 쓴 4살, 7개월 아이를 둔 전업주부입니다.

그 이후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그때 댓글에
‘시댁, 고부갈등은 남편이 등신일 때 생긴다’
‘글쓴이 어머니가 배아파 낳아 힘들게 대학교육까지 시키고 키웠는데 왜 그런 소리를 듣냐?’
‘하고도 욕먹고 안하고도 욕먹으면 하지 마라’
‘결혼 초반 시댁분위기 눈치없이 파악못해 잘못했다고 자책하지 마라’
그 중 가장 많은 댓글은 ‘시댁하고 연끊어라’였어요.
그래서 신랑과 상의 끝에 시댁에 안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신랑이 제가 시댁을 안가니 본인도 저희 친정에 똑같이 안가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나는 시댁에 원인제공자가 있어서 안가는거다. 오빠는 우리집에 불편한 사람 없다고 하지 않았냐? 이유가 궁금하다’ 했더니 신랑하는 말이요.
진짜 배신감과 충격에 그날 밤 잠을 이룰 수가 없었네요.

시댁 제사 얘기하다가 말이 나왔는데요.
시댁이 1년에 제사를 4번 지내요.
명절 때는 전날 가서 음식 준비하구요.
밤에 지내는 기제사는 저희는 보통 아침에 일어나 밥먹고 애들 챙기고 가는 시간까지 해서 11시쯤 도착합니다. 시누이는 시어머니께서 새벽같이 일어나서 준비하는데 늦게 왔다고 한소리 합니다.
저는 정말 저소리가 듣기 싫어요. 첫애 생긴 이후엔 늘 11시쯤 가는데 저 솔직히 저 시간 맞춰 애들 챙기고 짐싸가지고 가기도 힘듭니다. 1년에 몇 번을 떠나 애들이 좀 크면 모를까 전 어렵습니다.

시어머니는 아침 6~7시부터 일어나서 제사 준비하신대요. 제가 가면 어느 정도 해놓으십니다. 신랑 말로는 그게 한 70프로는 다해 놓으신 다네요.
제가 와서 해도 안늦는다고 저 오면 같이 하자해도 원래 성격이 그러셔서 늘 그렇게 하세요.
늘 시누이가 말을 심하게 하고 상처주는 말들이 있어서 신랑한테 한소리를 하던지 중재를 해달라 해도 신랑은 늘 가만히 있었거든요. 결혼 6년 동안요.

그런데 그 이유가 본인은 시어머니가 아침 6~7시부터 시누이랑 제사 준비를 하면 애들 데리고 그 시간에 가야 되는게 맞는거래요.
그런데 제가 잠이 많고 늑장을 부려 늦게 가서 본인이 떳떳하지 못해 시누이가 막말을 해도 자기가 아무말을 못하는 거래요.
그렇게 떳떳하지 못하면 자기라도 일찍 가지... 진짜 말인지 방구인지 웃음도 안나오네요.
그리고 제가 남의 집 조상 제사에 왜 내가 신경쓰고 스트레스 받아야 되냐고 말해서 기분이 나빴대요.

그래요. 제가 백퍼센트 며느리 도리를 못한다 치고요.
그래서 새언니가 못하면 시누이가 연락 자주 안한다. 자주 안온다. 신랑하고만 온다. 제사때 늦게 온다 이런말 다 빼놓고도 제가 가슴에 맺혀 잊혀지지 않는 말이요.
분명 잘 지냈던 날도 있어요. 그치만
‘언니가 시집와서 한게 뭐가 있냐’
‘언니가 똑바로 하면 내가 이렇게 말하지도 않는다’
‘자기는 나중에 시어머니를 친정엄마 대하듯 할거다’
‘어디서 저런걸 데려왔느냐’
‘어디서 감히 시어머니가 서있는데 며느리가 앉아있냐’
‘내가 시어머니한테 잘하면 자기도 언니한테 잘할거다’
‘밥먹고 애기 재우러 들어가서 애는 안재우고 설거지도 안한다’
‘이래서 결혼할 때 분가시키지 말고 합가해서 가르쳤어야했다’ 이런말 해요?
아, 재산 어쩌고 저쩌고 하길래 재산은 하나도 안받기로 했네요.
저는 눈씻고 이런 집 못봤는데 일상적인 집안에서 결혼도 안한 손아래 시누이가 이런말 합니까?
그렇다고 신랑도 딱히 시댁에 잘하는지 모르겠어요. 귀한 아들이라고 늘 혜택을 받고 산 사람이니까요. 제가 못하면 신랑이 저대신 잘하면 되잖아요.
시누이는 지오빠한테는 별말 없어요. 저한테만 저럽니다.

제가 못하면 자기 동생한테 저런말 들어도 싸요?
다른 집에서 일상적으로 새언니가 못마땅해서 다 하는 얘기를 제가 예민해서 오버하는거예요?
저 없을 때 하면 괜찮아요. 백번 더 심한 말 해도 제가 못들었으니 뭐라 못하죠. 근데 다 제앞에서 하는 말들 들은거요. 우리같은 사회생활 하는 사람들 저렇게 하나요?
저 진짜 이해가 안가서요. 아니면 자기입장에선 저 말들이 심한 말들이 아닌건지...

저는 그동안 신랑은 제 편인데 시어머니 앞에서 싸우기 싫어서 가만히 있었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시댁에 제대로 안해서 떳떳하지 못해 자기 동생이 와이프한테 저런 소리해도 가만히 있었다니 제가 그동안 대단한 착각속에 살았네요.
그런 것도 모르고 저거 해결하겠다고 제사가지고 오겠다고 한 제가 진짜 등신이네요.

시댁에 한달에 1번 정도 갔었어요. 보통 11시쯤 가서 저녁 먹고 왔구요. 식구라고 해봤자 시어머니, 시누이, 그리고 저희 식구니까 솔직히 할 일 없어요.
저 애들보거나 그놈의 설거지 할 때 있고 안할 때 있었구요. 그런데요. 할 일을 떠나 불편한 곳에 하루종일 있는거 그거 쉬운일 아니지 않아요? 저는 진짜 시누이 때문에 시댁가는거 불편하거든요.
가부장적인 시어머니 얘기도 할말 무지 많지만 시어머니 얘기는 뺄게요.
그런데 신랑이 솔직히 그동안 니가 시댁가서 하는 일이 뭐있녜요. 그럼 그동안 저는 한달에 한번씩 하루종일 가서 뭐한 건가요? 저는 유령이였나요?

반대로 신랑이 저희 친정에 하는 일요? 맏사위로서 저의 부모님 생신은커녕 제생일도 정확히 모르니까요. 제가 시댁에 한 것에 비하면 얼마나 될까요?
이제야 남편의 진심을 알았네요. 이런 남편 필요 없죠?
저 이사람 하나 믿고 결혼한 건데 제 편도 아니고 니잘못이라고 말하는 남편 뭘 의지하고 평생을 사나요? 물속에 빠지면 자기 가족 구하러 갈 사람을요.

그래서 저 이제 이 결혼 생활 그만 접을랍니다. 이제 신뢰가 깨져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의미가 없는것 같아요. 어차피 성에 차지도 않고 맘에 들어하지도 않는 며느리... 불란없이 잘살고 있는 집에 굴러들어간 돌이니 제가 나와야죠. 저 싫다는 곳 저도 싫어요.

저 맘에 안든다 결혼전에 말씀하셨으면 저 이 결혼 맹세코 그냥 엎었어요. 진짜 그렇게 이사람 아니면 안된다 하는 마음으로 결혼하진 않았거든요.
신랑이랑 결혼 얘기 오갈정도로 깊은 사이됐을 때도 저 엄마한테 궁합봐달라고 했어요. 궁합 안좋으면 결혼 안하려구요. 그 정도로 저 걸림돌 하나라도 있음 결혼안하려고 했어요.
시댁에서 맘에 안들어했다는 말 듣고 저 결혼후에 좀 후회했어요. 신중할걸 하고...
가뜩이나 제가 기우는 결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걸 알고 열심히 해도 예쁘게 봐줄까 말까한데 제가 가부정적인 이런 문화에 거부감을 가지고 며느리 도리를 안하니 뭘하든 불만인 것 같아요.

이제 제가 지쳐서 못하겠어요. 한번뿐인 인생 다들 욜로를 외치며 사는데 이렇게 스트레스 받으며 살 이유가 없는 것 같아요.
어차피 신랑 아니였음 엮일 일도 없었을 사람들인데 인연이 아니였다 생각하고, 인생의 쓴 경험 했다 생각하고 남은 인생 살래요.
앞으로 지금 산 날 만큼 더 살아야 되는데 이렇게 남은 인생 살고 싶지 않습니다. 막말로 제가 왜 동갑인 또래한테 저런 소리 들어야 하나요? 지가 뭐라고...

자기 아들 귀하다고 설거지 한번 안시키는 시어머니...
남자는 그저 돈만 벌어오면 되고 일하고 돌아온 신랑 일시킬까봐 불쌍하다 안쓰럽다 하시고 저보고 너 결혼 잘했다고 몇 번씩 얘기하시는 시어머니... 저도 싫으네요. 자기 자식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한 법인데 제가 그동안 저희 부모님 생각을 못했어요.

변호사 상담 받으니 애기들이 어리고 친정에서 거둬둘 정도의 부양능력 있으면 엄마한테 양육권이 온다해서요. 일단 친정 엄마께 말씀드렸더니 엄마는 애들 생각해서 이혼안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는데 그래도 니 결심이 선거면 아이들하고 함께 살 집 마련해 주신다고 하시고 어느 정도 아이들 클때까지 부양해 주신다고 하세요. 제가 일하고 싶으면 그땐 애들 봐주신다 하시구요.

친정부모님께 너무 죄송해요. 맏딸이 잘사는 모습 보여드리지 못하고 중간에 이래서...
저는 준비가 다되었는데 양육권이 저에게 온다는 말을 듣고 신랑이 이혼을 안해주려 해서요.
그래서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그래도 이왕 결심한 이상 꼭 이혼해서 아이들과 행복하게 잘 살겠습니다.

시어머니, 시누이, 신랑은 저없으면 싸울일도 없고 잘 살거에요. 시댁 식구라봤자 시어머니, 시누이 달랑 둘인데 드럽게 어렵네요. 이젠 관계회복도 안될 것 같구요.
서로 각자의 위치에서 행복하게 각자의 인생 살았으면 좋겠어요. 어쩌면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이에요.

댓글들 너무 고마웠어요. 많은 힘이 됐습니다. 그때는 신랑의 진심을 몰라서 신랑한테 시누이만 안보게 해달라고 그랬었는데 다 부질없는 얘기가 되었네요. 무지 고민하면서 글썼었는데 쓰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꼭 이혼하고 또 후기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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