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나랑 싸우다 강아지 때린 남편

나그네2018.12.01
조회35,089
헐.. 지금 친정 가는 길에 들어와봤다가 댓글들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어요.하나하나 읽어보니 글쓴이가 누군지 알것 같다는 댓글이 있는데..(말투보니 저도 누군지 감은 오는데ㅠ)무튼.. 내용 공유한 친구가 댓글에 작게라고 후기 좀 남기라고.. 강아지 때문에라도 걱정 아닌 걱정하는 댓글들 있다고해서ㅠㅠ 글 남겨요.
오늘 전화상으로 친정부모님께 다 말씀 드렸고 그간 저는 신랑 오기 전에 급하게 짐 싸고.. 부모님이 데리러 와서 현재 강아지랑 같이 친정으로 가는 차 안에서 글 써요.이 밤에 부모님께 사실을 다 말씀 드리려니 가슴에 대못 박는거 같아 마음 아프지만.. 저마저 약한 모습 보이면 더 힘드실 것 같아 단단하게 마음 먹고있어요.
현명하게 이혼 절차 밟을 준비하려고 하는데, 걱정하고 조언해주신 분들께 이게 뭐라고 감사합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본 문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남편이 오늘 친구들과 스키장을 가는데 오전 11시엔 출발해야한다고 10시에 깨워달라고 했었어요.그래서 신랑은 10시에 기상했고 12시에 나가도 될 것 같다며 여유있게 롤 게임을 했죠.평소에도 게임을 엄청 좋아해서 매일 하루도 안 빠지고 하는데, 시간이 여유 있다고해서 그 사이 저는 가면서 차에서 먹을 유부초밥을 싸줬어요.근데 또 친구들이 좀 늦는다며 1시에 출발해도 될 것 같다고도시락 말고 그냥 먹고 가겠다더라구요.그렇게 계속 시간이 미뤄졌고 신랑은 여유있어 보였어요.
아침 상황은 이러했고,저희가 코카스파니엘을 키우고 있는데 현재 생리 중이예요.털도 많이 자랐고 전 날 싼 똥이 똥꼬 털에 굳어서 붙어있길래(더러운부분 죄송 ㅠ) 그리고 생리중이라 여러모로 가려워 하길래 항문낭을 짜지 못하더라도 나가기 전에 똥꼬만 좀 씻겨달라고 했죠. (*여기서 항문낭 이라는 건 강아지 똥꼬에 차는 기름같은 건데, 제때제때 배출해주지 못하면 가려워하고 염증도 생겨요*)무튼 뭐 똥꼬 닦아주는거 길어봤자 3분도 안되는 시간을 부탁한건데,제가 씻겨도 되지만 아이가 13키로로 무겁기도 하고제가 씻길때 보다 신랑이 씻길때 좀 더 얌전한 편이라 늘상 강아지 목욕은 거의 신랑이 해줬었거든요.
그런데 나 이제 나가야한다고강아지를 쓰다듬어주며내일 씻자아~괜찮치이?^^ 하길래얘 지금 가려워서 자꾸 낑낑대고 힘들어한다고 금방하니까 좀 해주고 가라고 했죠.그랬더니 마지못해 물티슈로 닦아주더라구요.근데 굳은 똥이 물티슈랑 만나니 흰 털이 더 더러워지길래 물티슈로 하니까 더 더러워진다고 그냥 좀 씻기라고 잔소리를 했더니 갑자기 아 18 진짜 이러고 욕을 하며 강아지를 화장실로 데리고 가서 거칠게 다루며 씻기더라구요.성질이 단단히 난 상태로 계속 욕을 하며 씻기길래전 너무 어이가 없어서 이게 지금 욕할 정도의 상황이냐 화를 내니 너야말로 나 이제 나갈건데 뭐하는 짓이냐 내가 만만하냐 하길래, 10시에 일어나서 여태까지 게임하고 밥먹고 여유있길래 내가 아까부터 해달라고 한거아니냐 하며서로 말다툼이 크게 시작됐고평소 집안일도 안하고 게임만 하는 남편에 화가 치밀어 올라서요즘 툭하면 저번에도 18 이라고 욕하고너랑 못살겠다 이야기까지 나왔는데갑자기 이게 다 저 개 새끼 때문이라며 제가 눈을 다른 곳에 둔 사이, 깨갱 소리가 나서 봤더니 강아지를 때렸더라구요.제가 놀래서 막으면서 너 미쳤냐고 빨리 스키장이나 가라고 그리고 너랑 살다간 내가 숨이 막혀 죽겠다그간 켜켜히 쌓인 불만이 너무 많던지라.. 폭발해서 싸움이 커졌는데신랑은 계속 저 개 새끼 때문에 18 내가 진짜 어쩌고 저쩌고 하며 제 뒤에 있던 강아지만 노려보며 계속 발로 세게 차고 강아지도 겁 먹고 저도 무서워서, 결국엔 제가 미안하다며 막았어요.제발 그만하라고 너 미쳤냐고 빨리 가라며 얘가 무슨 죄냐고 온 몸이 바들바들 떨리더라구요..그리고서 자기 분에 못 이긴 신랑이 베란다에 담배 피러 간 사이 저랑 강아지는 안방에 문 잠구고 신랑이 나갈때까지 최대한의 상황을 진정시키고자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데 문 부신다고 빨리 열으라고 쾅쾅 대더라구요.그래서 무서워서 열었더니기분 다 족쳤다며 놀러가는데 이게 뭐냐고 언성 높히고마음 비우고 편히 가고싶으니까 할 말 있음 지금 다 해버리라고 하는데괜히 강아지한테 해꼬지 할까봐 아무 말 없이 울기만 했어요. 그냥 가라고 나중에 얘기하자고..그 순간 그 상황들이 너무 무섭고 무슨 말만 해도 강아지 때문이라고 하니 더 큰 사단이 날 것 같아서요.
결국은 신랑도 씩씩대며 스키장 간다고 나갔는데신랑은 자기가 계산한 여유 시간에 게임 몇 판 하고 하고 나가면 되겠다 싶어 나름대로 시간 계획 세웠는데 나가려는 사람한테 일 시키니 화가 났다고 해명하더라구요,저도 쌓인게 많아서 말 다툼 과정에서 진짜 못 살겠다 우울하다. 차라리 날 죽이라고 대들기도 해서 신랑을 건드린건가 싶기도 한데.. 애초부터 바삐 준비하고 급하게 나갔다면 안그랬겠지만, 약속시간도 늦춰가며 여유있게 게임하던 신랑이라 두시간 넘게 게임하며 잠깐 강아지 항문부위 씻기는 게 그렇게 욕 먹을 일인지 그리고 왜 강아지를 때리는지......하;; 모든게 너무 화가 나더라구요..
아깐 정말 온 몸이 떨리고 서러워서 눈물 밖에 안나더라구요..우리 강아지 저한텐 정말 제 보물같은 자식인데이유없이 맞고 겁 먹은 그 표정을 지금도 생각만 하면.. 정말 미칠것같아요.. 계속 엄마가 미안하다고 어루만져 주면서 눈물밖에 안 나는데.. 같이 도망치고 싶고..평소에도 강아지랑 자기랑 고르라는 말도 안되는 질문을 곧잘 하고 강아지를 시샘하는 둥, 개는 개라며 애정이 견주치곤 크지않은 사람이었어요.결국은 이런 사단이 났는데, 일단 신랑이 지금은 스키장가서 내일 오니까 당장에 눈 앞엔 안 보여 마음은 편한데 아까의 그 상황들을 떠올리면 자꾸 무섭고 겁나요.우여곡절 많던 결혼 생활이라 오늘 사건으로 더 복잡해져서 이혼 생각까지 하는 중인데ㅠ다들 평소에 저보고 세뇌당해서 살고있다고 판단력이 흐려졌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건지.. 아니면 신랑 말 처럼 제가 너무 일을 크게 만든건지.. 혼란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