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짝사랑 시점

ㅎㅈ2018.12.05
조회179

처음엔 호기심 이었다.
그저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사람이였으니.

한번두번 보게되니 꽤나 귀여웠다, 해맑게 웃는 모습이.
하얗고 말랑한 볼을 꼬집어 보고 싶었다.

당신과 연락을 하기 시작했을 때
기뻤지만 티 조차 낼 수 없었다.
우린 서로에게 진심이면 안되기 때문에.


가랑비에 옷이 젖듯 당신은 그렇게 내게 스며들어왔다.
하지만 옷이 젖었다고 내리는 비를 원망할 순 없었다.
피하지도, 우산을 펴지도 않은 것은 나였기에

그렇게 나는 속절없이 당신을 좋아했고,
술김에 진심을 고백한 이 후 당신은 나를 끊어냈다.
당신은 그렇게 내 곁을 떠나갔다.
애초에 곁에 있긴 했던 걸까, 나의 착각일지도.

하루는 일언반구 없이 떠난 당신을 원망하고,
하루는 고백했던 그 때의 나 자신을 자책하고,
또 하루는 내가 혹여 그때의 당신에게 잘못을 했나 생각하고.

그렇게 또 속절없이 시간은 흘러갔고,
당신은 저만치 멀리 걸어가있지만
나는 여전히 당신과 함께 걷던 그 자리 위에
여전히 우두커니 서있다.

적어도 당신을 잊을 때 까지는 여기 있겠지.
생각나면 한번 쯤은 뒤돌아봐주길.
그럴 리 없겠지만.









오빠
이제 서야 말하는 건데,
오빠한테 장난처럼 건냈던 고백중에
단 한번도 진심이 아닌 적이 없었어요.


왜 항상 츄리닝에 슬리퍼를 신냐며 타박했지만
오빤 그 차림에도 넋이 나갈정도로 멋졌고,

항상 얼굴이 팅팅 부어 못생겨졌다며 놀렸지만
자다 일어난 부스스한 모습 마저 나는 좋았고,

쓸데 없이 미안하다는 말이 많았던 건
혹여 내가 실수해서 오빠가 떠날까 불안해서 그랬어요.

오빤 오빠가 별거 아니라지만
그 별거 아닌 오빠를 제가 이렇게나 좋아했어요.
아직도 참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