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쌉싸름한 30살(24)

리드미온2004.02.05
조회12,833

병원에선 별다른 이상은 없다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으라는 조언을 했다.

특히 여자들 생리 기간에는 적혈구가 줄어 들어 면역력이 떨어지니 조심하라는 얘기도 했다.

심각한 병이 아니라는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역시 쓰러져서 병원에 가는 것까지는 영화의 여주인공 같은 일이었는데

영화처럼 그 후에 죽을 병 걸리는 일은 없다는 현실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가 불치병에 걸리면 민준이 나에게 와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영화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아픈 여자치고 버림받는 여자는 없었다.

늘 씩씩한 여자가 버림 받고 연약한 여자가 보살핌을 받는다.

 

나는 지선과 함께 병원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늦은 출근했다.

출근하고 자리에 앉아서야 정신이 없기도 했고 김대리를 믿고 회사에 별다른 연락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떠올랐다. 다행이 이부장은 자리를 비우고 있었다.

 

'부장님께는 외근이라고 말해두었슴다.'

 

김대리의 메신저가 뽀로로 튀어오른다.

역시 같이 일한 지 2년 쯤 되니까 뭔가 손발이 맞는 면이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괜히 아프다는 이유로 관심 받는 거 나도 환영하는 일은 아니다.

 

'아참, 병원비 얼마였어?'

 

'됐습니다.'

 

'돼긴...병원도 1인실이었잖아.'

 

'저 전에 다리 다쳤을 때 팀장님한테 신세졌잖아요.'

 

하긴 그랬었지.

 

'세상이 그런 거죠 뭐. 서로 돕고 사는 거.'

 

거절하는데 굳이 돌려주는 것도 어색했고 또 김대리가 그렇게 말하니까 나도 그 뜻에 수긍하는 의미로 병원비를 주지 않는 게 낫겠다 싶었다.

 

'그래, 고마워. 내가 저녁 한 번 살게.'

 

'은수씨 송별회 때 한 턱 쏘세요. 근데, 왜 자면서 제 이름을 불렀어요?'

 

'내가 김대리 이름을?'

 

'네. 여러 번 불렀죠.'

 

이게 무슨 소리람?

내가 김대리 이름을 불렀다고?

 

'가슴이 두근거리던데요? 얼마나 놀랬다고요.'

 

아..김대리 이름인 정민과 비슷한  민준....아마도 내가 민준의 이름을 불렀나보다.

 

'혹시 저하고 동명이인인 옛 애인이라도 있는 건가요?'

 

또 김대리의 추측이 시작되고 있었다.

김대리도 나름대로 낭만적이 상상을 하는 면이 있나 보다.

내가 옛 애인을 못잊어 의식 불명 상태에서 불렀다고 생각하다니.

 

'김대리!'

 

'네.'

 

'내가 어울리지 않게 기절했던 건 비밀로 해줘.'

 

'네. 알겠슴다.'

 

나는 내일로 다가온 프리젠테이션 예행 연습을 위해 회의실 세팅과 빔프로젝터 세팅 등을 김대리에게 지시하고 그 회의에 들어가기 전에 민준에게 메일을 썼다.

연실이 혹시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차피 연실도 알고 있는 만큼 또 내가 민준에게서 사랑 받고 있는 여자라는 생각이 드니 당당한 기분이 들었다.

프리젠테이션도 민준도 나에겐 중요하다.

오늘이라도 시간만 된다면 민준을 만나서 얘기하고 싶었다.

나와 연실 중에 얼른 선택하고 이런 신경 곤두서고 피말리는 게임같은 사랑은 끝내고 싶다.

 

사랑은 게임이 아니다.

진실한 마음의 교류로 서로의 인생을 짧고 혹은 길게 공유하는 것이다.

나를 선택하지 않는 민준을 잡고 싶지는 않았다. 그건 자존심이 아니었다.

일방적인 사랑을 남에게 강요하면 그건 증오가 되어 돌아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혼자만의 사랑이 아닌 서로가 함께 나누는 사랑이 진정 사랑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민준에게

이 메일 받으면 답장이나 연락 좀 줘.

꼭 한번 만나고 싶어.

이젠 언제까지 이런 만남을 계속할 자신이 없어졌다.

그리고 돌려줄 것도 있고.

 

나는 연실이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른 애정표현 없이 건조하게 보냈다.

그리고 마지막에 돌려줄 것이 있다는 것으로 연실이 보더라도 연실의 카드를 돌려주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을 의식해서 썼다.

 

메일을 보내놓고 혹시 바로 회신이 오지 않을까 몇 번 메일함을 클릭해 보다가 회의실에 들어갔다.

회의실에는 누가 보다 남기고 간 스포츠 신문이 뒹굴고 있었다.

 

'김미나 약혼자 서민준 모델 데뷔 초읽기'

라는 기사가 눈에 띄었다.

 

이제 저런 기사를 보고 가슴 아파 할 일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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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1 : 민준의 팬이 많은 걸로 아는데 이번회 도 민준이 등장하지 않았네요.

            이야기의 흐름상 다음 회에는 등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민준 같은 남자와 찐한 사랑 같은 거 죽기 전에 한번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애정이 많은 캐릭터입니다.

 

추신2: 간혹 보면 스토리 전개를 빠르게 해달라는 분들도 있는데...

          1편부터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사건 하나라도 복선과 암시 그리고 그에 이어지는

          사건들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혹시 늘어지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그게 나중에 엔딩으로 가기 위한 장치라는 것을

           염두에 두신다면 왜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지 이해해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추신3: 도대체 몇편까지일까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을텐데 지금 얘기는 거의 막바지로 가고 있고

          30편 정도면 마무리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추신4: 자자...행복한 지우의 결말을 위해서...오늘도... 리드미온은 자판을 열심히 두들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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