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은 못 잊겠드라

28201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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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 봄에 서울로 전학을 가게되어 무척 심통나있었음.
인천에서 아버지 일이 잘 되어 좋은일로 올라간 거지만 늬들도 알잖냐 이미 친구들도 다 사귀고 그 학교에서 성적도 좋았고, 선생님들이랑도 사이가 좋았는데 가고싶었겠냐 . 자랑하는건 아닌데 내가 붙임성도 좋고 사교성도 좋았거든. 소위 말하는 인싸였지.
그래서 그런가 참 애틋했어.
아무튼.. 전학 간 첫날에도 멍때리기만 하면서 반 친구들한테는 관심 하나도 안 보였다. 걔네 보니까 예전친구들 생각나서 괜히 몽글몽글해지고ㅋ 암튼 그랬다
그 당시에 우리반에 좀 소외되는 여자애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관심도 안 보였다. 사람도참ㅋ 신경 안 쓰려고 하니까 동병상련이라고.. 자꾸 눈길이 가더라. 그 당시 2008년이면 화장 할 애들은 다 했거등. 반면에 그 애는 화장끼 하나 없고, 교복치마도 길고 .. 머리스타일도 똑단발에 별 볼일 없는 그런애였다.
아니 그런 줄 알았지.
한학기를 그렇게 보내고 방학이 되어 난 공부를 더 열심히 하기 위해 학원을 끊었다. 당시 굉장히 명문학원이었는데 아직도 있던가.. 암튼 그 학원엔 따로 독서실처럼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상위권 애들만 쓸 수 있도록 해놨었어.
자리 배치를 받고 자리에 앉는데 옆자리에 그 여자애가 있더라.
너무 정숙한 분위기라 큰소리는 못 내고 나혼자 소스라치게 놀랐었다.ㅋ 얘가 공부를 잘하는 애구나 ... 이럼서 ㅋㅋ
이놈의 사교성 때문에 가만히 있지를 못 하고 포스트잇에 여기 다니냐부터 시작해서 별의 별걸 다 물어봤던것 같다 ㅋㅋㅋ
한 두마디 나누다보니 금세 친해지드라. 나는 이과반, 그 아이는 문과반이라 쉬는시간마다 서로 만나는데에 재미붙여 나중에는 내가 아래 편의점가서 바나나우유 사주고 그랬음 ㅋㅋ
가끔 서프라이즈로 그 애가 좋아하는 크림빵도 자리에 던져주고..ㅎㅎ 그렇게 그 아이와도 친해져서 겨울방학엔 같이 분식집도 다니고 그랬다.
워낙 내가 잘생겼다는 소리
많이 듣고 자라서 그런가 ㅋㅋㅋㅋㅋ (ㅈㅅ
얼굴 따지는 사람이 너무 싫어서 난 그 아이에대해 한 번도 외모나 몸매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도 어쩌다가 얼굴 한 번 마주치면 참 떨리더라.
인천에 있을 땐 무조건 화장 많이하는게 예쁜건 줄 알았어.
누나들도 화장을 워낙 많이 하고 다니니까.
근데 얘는 어찌된게 화장을 안 했는데도 참 예뻐.
자신만의 분위기가 살아있고,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그냥 수수해서 그 자체로도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어.
암튼 그러다가 주말에 영화나 같이 보자고 만났는데, 밖에서 만난다고 빨간색 니베아를 바르고 왔더라. 원래도 입술이 빨갰는데 살짝 더 빨개지니까 와... 얘는 그냥 분위기고 뭐고 그냥 예쁜애구나 싶더라.. 누누이 강조하지만 화려하게 예쁜게 아니라 수수하게 예뻤어. 아무튼 영화를 보러 들어갔어.
그 때 본게 과속스캔들 이였는데 다들 박보영 예쁘다 그러고 ㅋㅋ
근데 내 눈엔 걔가 더 예뻤어 박보영보다.
같이 스티커사진도 찍고, 공원 벤치에 앉아서 진로얘기하고 공부얘기하다가 각자 집으로 들어갔다 ㅋ
둘다 공부가 제일 중요하던 시기라 로맨스 그딴거 없음 ㅋㅋ

집에와서 스티커 사진을 보는데 자꾸 걔만 생각하면 설레더라.
그 때 깨달았지. 아 .. 내가 얘를 좋아하는구나...ㅋ
생각해보면 얘는 처음 봤을 때랑 달라진게 없는데.
그 애의 수수한 얼굴도 그대론데 그냥 보면볼수록 예쁘더라.

그 다음에도 걔랑 잘 지내다가 공부하다가...
3학년 됐어.

3학년 땐 많이 못 놀았던 것 같다.
입시때문에.

학기초에 언제 또 놀겠냐.. 하면서 노래방엘 갔는데
그 애가 해이의 쥬뗌므를 불러주더라ㅋㅋㅋ
목소리가 원래도 예쁜건 알았는데 노래를 부르니 그 예쁜 목소리가 더 두드러지더라 ..

가사도 참 복잡미묘하게 설레더라ㅋㅋ
그거 들으면서 혼자 마음속으로 울었다 . ㅠ)

3학년이 되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렇게 놀고 더이상 놀지 못했어. 문자로만 간간이 연락하는 정도였지.

반도 갈라지고 특히 계열이 달라서 학원에서도 마주칠 일이 거의 없었다.
암튼 그렇게 공부만 하는 기계로 살다가
수능이 끝나고 연락 해봤는데 연락이 안되더라고.
짝사랑이 이렇게 끝나는구나.. 하고 일주일간 멍때리면서 살았는데, 걔가 수학 어려웠다고 재수 해야 할 것 같다고 문자했어 ㅋㅋ

만나서 위로해주고 내 마음도 솔직히 털어놨어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던건지 ㅋㅋㅋㅋ
처음봤을 때 부터 좋아한 것 같다 했더니 걔도 날 좋아했대 처음부터 ㅋㅋㅋ

너무 기뻤지만 속으로만 기뻐하고 재수해야 한다했으니 재수 끝날 때 까지 기다릴거라고 공부만 열심히 하다가 나중에 다시 만나 연애하자 그랬어. 속으로는 너무 힘들었지만 걔가 더 힘들었을 테니까 티는 안냈지..

수능성적표를 받은날 걔가 수학점수가 가채점 때 보다 올랐대
너무 기쁜 목소리로 전화하더라. ㅋㅋ

결국 우리 둘 다 원하는 대학교 합격했어 ㅋㅋ

나는 공대에 입학했고, 걔는 사범대. ㅋㅋ
대학생활 할 동안, 내가 군대에 가 있을동안 걔는 묵묵히 기다려줬어. 나중에 들어보니까 나 입대 하고 많이 울었다더라.
우리엄마한테도 가끔 나 몰래 찾아가서 말동무도 해주고, 밥도 같이먹고 그랬대. 자기 임용고시때문에 힘들면서 ㅋㅋ.
하는짓이 다 사랑스럽더라.

첫사랑과 8년을 연애하고 마침내 연애기간이 끝났어.
첫사랑이라 그런가. 잊을수가 없더라.
침대에만 누우면 미치겠어 그 애 얼굴이 자꾸만 떠오르고, 웃음소리가 맴돌고, 나 없는데 출근 잘 했을까 싶어서 .

그래서 우리 이번달에 결혼한다. ㅋㅋ
한시라도 떨어져 있으면 미치겠어서 1년 전에 청혼했고, 이번달에 결혼해. ㅋㅋ

얘들아. 첫사랑은 절대 못 잊겠더라 ~~

( 문득 이맘때가 생각나서 10대판에 글 남기고 간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