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 치료 못 받고 죽었다는 지적장애인 아들.. 밝힐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jjj00002018.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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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적장애 아들이 차트가 바뀌어 2년 전에 정신병원에서 죽었다는 기사의 엄마입니다.(2018. 12. 16 SBS 저녁뉴스 https://news.v.daum.net/v/20181216204802575 )

기사에서 밝혀지지 않은 내용, 또 오해가 있는 내용을 바로잡기 위해 글을 남깁니다.

 

제 아들은 저작장애인 1급으로 태어났습니다. 넉넉지 않은 형편이었지만 아이를 고치기 위해 전국에 있는 병원, 상담 치료를 받으면서 아들의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습니다.

아들은 어릴 때부터 신체가 매우 건강하고 활발하여 동네 사람들이 다 알 정도로 밖에를 뛰어나가 놀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특수 학교에 보내왔고, 수업을 마친 후나 방학에는 가족 중에 누군가는 꼭 아이를 데리고 있어야 했습니다. 어릴 때는 학교도 다니고, 제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행동했지만, 성인이 되고 학교를 졸업하고서는 보낼 곳도 갈 수 있는 곳도 없었습니다. 오롯이 집에만 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밖으로 나가는 걸 너무나 좋아한 아들은 집 안팎으로 잠금장치를 해도 문을 열고 나가서 이웃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들이 더 심해졌습니다. 동네 경찰서에서도 매번 길거리에서 방황하는 아이를 데리고 찾아왔을 정도로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아이였습니다.

 

그러던 중 제게 갑상선암에 이어 위암, 허리디스크, 목디스크 등 장기 입원과 치료를 요구하는 질병들이 연이어 찾아왔습니다. 제 몸은 더는 아들을 살필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남편은 생계를 담당하고 있고, 다른 두 딸이 있었습니다. 제가 수술과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아들을 병원에 맡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2013년 10월 1일 초기 상담을 했고, 영월의 한 시설의 원장으로부터 아이를 행동수정을 해야지만 시설에 입소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분으로부터 영주에 있는 S병원을 소개받고 아들을 입원시켰습니다. 엄마만 따르던 제 아들은 낯선 병원에 놀라 어쩔 줄 몰라 하였고, 병원에서는 치료에 방해가 되니 면회를 오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전문병원이니 치료를 해 효과를 볼 것이며 잘 보호해 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2014년 10월 8일 영주의 S병원은 더는 아이를 감당할 수 없다며 다른 병원으로 옮길 것을 요구해 왔고, S병원으로부터 청도에 있는 H병원을 소개받아 병원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2015년 9월 청도의 H병원도 아이를 감당할 수 없다며 문경에 있는 다른 문경 J병원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해 11월 3일 다시 같은 이유로 성주에 있는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후에 안 일이지만 성주에 있는 병원에서는 욕창치료, 뇌전증약 복용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제 아들은 뇌전증 증세가 없는 아이였습니다. 행동수정 치료가 아닌 약물로 행동을 잠시 잠재우는 처방이 필요한 처지로 전락해 버린 것입니다.

 

제 아들이 성주 병원에 있을 때 그 병원에는 제 아들과 동년배인 L군이 이미 입원해있었습니다. 2015년 11월 27일 성주 병원은 제 아들과 L군을 함께 대구에 있는 O병원으로 보냈습니다.

 

사건의 시작은 바로 이날이었습니다. 두 중증지적장애 환자를 같은 차에 태워 대구에 있는 O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의 신분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대구에 있는 O병원의 차가 와서 환자들을 데리러왔고, 관계자가 동승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분명한 것 두 환자를 이송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차트가 바뀐 것입니다. 그날부터 제 아들은 L군이 되었고 L군은 제 아들이 된 것입니다. 그 후로 대구의 O병원에서의 처방이나 치료도 바뀌게 되었습니다.

 

대구 O병원은 열흘 정도 두 환자를 치료하다 다시 영천에 있는 D병원으로 두 환자를 보냈습니다. 여전히 신분은 바뀐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4개월이 지난 2016년 3월 11일 제 아들은 D병원에서 몸무게가 42Kg인 상태로 심정지로 사망했습니다. 그러나 신분이 바뀌었기에 L군이 사망한 것으로 처리되었고 병원은 L군의 부모에게 연락하여 신원을 확인한 후 장례를 치렀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L부모가 와서 시신을 보고 자기 아들이 맞다고 했다는 겁니다. 병원 측 말로는 L군 부모는 어린 시절부터 L군을 입원시켰고 성장 과정에서 보지 못하였기 때문에 시신을 보고도 아들이 맞다고 했다는 겁니다. 혈액형이나 지문이나 최소한의 확인절차도 없이 L군 부모의 말만 믿고 병원은 사망처리를 했다고 합니다. 부모가 자기 아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도 못 보았다면 적어도 내 아이가 맞는지 의심을 해야 하지 않았을까요?... L군의 부모가 자식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다는 게 아직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저희가 직접 이 부모와 연락을 해보고 싶다고 해도 D병원은 알려줄 수 없다고 합니다. 병원 측 말로는 그 부모들이 원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정말 L군의 부모에게 알리고 사망처리를 했는지조차도 의심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도 의문인 것은 그토록 건강하던 제 아들이 어떻게 42kg의 쇠약한 몸으로(병원에서는 영양실조라고 했습니다.) 죽음에 이른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병원 측에 의하면 L군의 부모는 아들이(바뀐 제 아들) 아프고 치료가 필요하다고 연락을 하면 그냥 치료하지말고 두라고 했답니다. 정말 그 부모가 이런말을 한 것이지, 병원이 이렇게 주장하는 것이 진실인지 저희는 모릅니다.

저희는 제 아들인 줄 알고 있었던 L군이 아팠을 때, 입원해야 할 때 비용을 부담해왔고 아프다는 소식을 들을 때, 전화로 울며 아이를 잘 치료해달라고 병원에 부탁해왔습니다. 또 치료를 받고 건강해졌다는 얘기를 들으며 안도하며 살아왔습니다. 제 아들이 그렇게 아프다는 소리를 들으면 어느 제대로 된 부모가 안 그러겠냐마는 수천만 원이 들더라도 어떻게든 아이를 치료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심각한 상황이라고, 치료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달받았다면 절대 죽게 두지 않았을 것입니다. 차라리 총에 맞아 죽었다고 한다면 지금 저희의 고통이 덜할 거 같습니다...... 아이가 아파서 고생하고 치료를 못받고 죽었다는 사실이 저를 매일 괴롭힙니다..... 그렇게 건강했던 아이가.. 치료를 잘 받고 있다던 아이가 이렇게 떠나버리다니 믿기지 않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저는 처음에 언론에 공개할 생각도 못 했습니다.... 그동안 생계유지로 바쁘고 힘들다는 핑계로, 보면 무너진다는 핑계로 아이를 보지 못한 저희 잘못이 너무나도 크다는 걸 알고 있었고, 미안함이 너무나도 컸기 때문에....... 그럴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병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대구 O병원, 영천 D병원에 여러 차례 연락하고 면담을 하였으나 두 병원은 아무런 책임이 없으며 단순 과실로 사람이 바꾼 직원은 퇴사하고 연락도 되지 않는다는 대답만 할 뿐이었습니다.

 

경찰과 변호사 등에게 상담을 하였으나 죄명이 법에 없어 처벌이 어려우며, 사건 수임을 기피하였습니다.

 

저는 어떤 과실로 환자가 바뀌었는지, 실제 제 아이의 사망 원인이 무엇인지, 그렇게 건강하던 아이가 어떻게 영양실조로 죽게 되었는지, 사망한 영천 D병원에서는 어떻게 신분확인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장례가 치러졌는지 알아야 하고 밝혀야 한다는 생각뿐입니다.

 

저희 가족은 아이가 죽은 줄도 모르고 2년여 기간을 보냈습니다. 계속 병원 간호사들과 연락을 해왔고, 제 아들이 잘 지내냐 계속 물어보면 건강하다, 잘 지내고 있다라고 소식을 들어왔습니다. 말을 할 수 없는 아이라 전화도 할 수 없었습니다. 전화를 한다 해도 제 목소리를 아는 아이가 엄마 목소리를 듣고 병원을 이탈하기라도 하면, 치료가 더 힘들게 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면, 더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걸 알기에 전화로 목소리도 들려줄 수 없었습니다.

 

아들을 병원에 맡긴 날부터 병원에서 연락이 오는 날이면 죄책감으로 무너지는 하루하루를 살아야 했습니다..... 제 남편도 병원에서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이송한다는 서류가 오거나, 아프다고 입원해야 한다는 연락이 오는 날이면 아들을 속히 데려올 수 있기를 바랬습니다. 그러나 또다시 현실을 생각하면 힘들기에... 마음만 있다고 데려올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마음만으로 현실을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가족은 그날이 올 것이라고, 노력해서 그날을 앞당기자고 다짐하며 지냈습니다. 그날이 올 때까지는 병원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동안 먼발치에서도 볼 수 없었던 것은 사진조차도 보는 날엔 마음이 아파 무너지고 힘든데, 또 혹시나 병원에서 아이를 지켜보다 아이가 나를 보게 된다면 내게 집착하고 울부짖을 것을 알기에 볼 수도 없었습니다. 저도 그 아이를 보면 데려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지고 다 팽개치고 산에 들어가서 아이랑 둘이 살까, 지방에 내려가서 은둔하며 살까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습니다. 그러다가도 또 함께 살게 됐을 때 아들과 제가 예전처럼 견뎌야 하는 고통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을 접고 누르기를 얼마나 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제는 아들을 볼 수조차 없습니다. 살아있다고, 건강하다고 소식 들었던 아들은 제 아들이 아니었고, 제 아들은 오래전에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제는 데려올 수도 없습니다. 제 몸이 건강해져도 다시 만날 수 없습니다.....

 

정말 많은 의혹을 품지 않을 수 없습니다.

환자 차트가 바뀐 것으로 인해 제 아들이 원래 간질 증상이 있었다는 L군의 약을 처방받아 간의 기능 등 몸의 기능 악화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치료에 방해가 된다며 부모 면회를 오지 말라고 했던 말이 병원의 과실이나 인권침해를 은폐하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사망원인이 정말 영양실조로 인한 심정지였을까?

바뀐 부모는 정말 아들을 확인했을까?

혹시 병원에서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장례를 치른 것은 아닐까?

병원끼리 서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여러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제는 병원의 차트조차도 열람할 수 없습니다. 경찰서에 얘기하면 그저 동정만 할 뿐입니다. 변호사는 골치 아픈 사건이라 생각하는지 수임을 꺼립니다.

 

할 수 있는 건 방송에 제보하는 것이었고 이렇게 국민 청원을 하는 것뿐입니다.

 

저와 제 가족은 죄책감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잊지 않고 당연히 짊어질 짐일 것입니다.. 그 누구에게도 일방적인 비난의 화살을 돌릴 생각이 없습니다... 더 관심을 주지 못하고 핑계를 돌린 저희의 잘못이 큽니다.

하지만 아직도 왜 제 아들이 죽었는지 그렇게 건강하던 아이가 왜 지금은 이렇게 먼발치에서 볼 수도 없는 상황이 된건지... 이러한 과실이 있다면 그 책임을 물을 수도 없고 누구에게도 도움을 구할 수 없는 현실이 너무 비참하기만합니다.

제 아들이 다시 살아돌아올 수는 없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진상규명과 수사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엄마가 작성하신 국민청원글을 대신 올려드립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472253?page=1

참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