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인생이 너무 순탄해서 앞으로가 불안함

ㅇㅇ2018.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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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에 글 올리는 건 처음이네요. 편의상 말은 편하게 쓸게요..!제목 그대로.. 여태 인생에서 굴곡이 없어서 왠지 모르게 앞으로 수난이 찾아올 거 같은 느낌.
내가 운이 좋은 건지, 낙천적인 성격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태 살아오면서 힘든 적이 딱히 없었음.
자랑하려는 게 아니라 이런 나 같은 경우가 노말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내가 그만큼 악착같이 산 거도 아닌 거 같고 해서 의견 좀 들어보려고. 천운이 따른 걸까? 친구들한테 이런 말 꺼내긴 좀 그렇잖아?!


유복한 집안은 아니었지만 나름 부유한 동네에서 자라서 부족함 없이 자랐음. 그렇다고 부모님이 금수저는 절대 아니시고 운이 좋으셔서 가지고 계신 부동산이 새로 개발될 신도시에 포함되어서 얼떨결에 신도시로 입성한 케이스.
중고등학교 시절은 소위 인싸 그룹으로 지내서 굉장히 행복하게 지냄. 동아리 회장도 했고 반장도 여럿 했었으나 한 가지 특이사항을 꼽자면 고등학교 시절 부모님께서 이혼하심. 그 시절 나는 이미 정서적으로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서 학업이나 생활에는 따로 지장이 없었음.
바쁘신 부모님 덕에 집안에서의 소통과 교감이 부족해서 굉장히 개인주의적이고 계산적인 성격으로 성장함. 그 때문인지 나 자신의 성장과 이득을 챙기기 위해 공부하게 됨. 특히 이혼을 계기로 제대로 동기 부여되어서 악착같이 공부한 덕에 고만 저만하던 성적이 수능 때 즈음엔 상위권에 도달. 꿈꾸던 대학교, 학과에 장학금 받고 현역으로 입학. 일반대학, 학과는 아니고 취업은 걱정없는 특수분야에 전문화된 특수학과.(보는 이가 많아서 이러한 부분은 상세히 기술하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무난히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운 좋게 전공 살려서 좋은 시기에 꿀 보직으로 군 생활함. 지금 돌이켜봐도 군에서의 2년이 힘들지 않았다고는 못하겠으나 남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편했음. 그 기간 동안 내 이득 챙기려고 시간 쪼개서 토익, 자기계발 열심히 한 결과 토익, 토쓰 졸업하고 제대함. 바로 다음 해 2학년 칼복학 후 4학년까지 휴학 없이 달림. 학자금 대출은 받고 다녔으나 생활비는 지원받았기에 알바 경험은 거의 없고 방학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지냄. 내 이득 챙기려고 지독히 공부한 결과 학교에서 해외탐방 프로그램도 갔다 오고 미국에서 한 학기도 보냄.
이곳저곳 동아리 생활도 많이 하고 제대 후 연애도 끊임없이 함. 인복이 따른 건지 조상 복이 좋은 건지 데이거나 나에게 해를 가하는 사람은 여태 없었음. sns 충이라 코흘리개 시절엔 버디홈피, 학창시절 땐 싸이월드, 제대 전엔 페이스북, 요새는 인스타그램 등 주변인들은 항상 내 팔로워 수를 보고 도대체 무슨 수를 썼길래 이렇게 많은 팔로워가 나오냐고 묻는데 나는 그냥 모든 사람에게 친절했다고 10년간 일관되게 대답해왔음. 이렇게 학교생활과 취미활동의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4학년까지 옴.
4학년 때 이수 학점이 낮아서 나는 오히려 편안했는데 취준한다고 학교-강남역-집 왕래하는 모습이 안쓰러우셨는지 부친께서는 국산 준중형차 뽑아주심. 감사한 마음으로 타고 다니면서 취뽀 하면 가장 먼저 아버지께 새 suv부터 뽑아드리겠다는 꿈이 생김.4학년 1학기 끝나고 취준 경험 삼아 별 기대 없이 처음으로 찔러본 기업에 최초합 해버림. 학점이 상위권도 아니었고(3점 후반대) 학벌은 최고지만 그냥 적당히 자소서, 면접 준비했고 스펙이 특별하지도 않았는데 덜컥 붙어버리니 황당하리만큼 좋았음. 업계 최고는 아니었지만 다음학기 취준하기 싫어서 일단 불러줬으니 인턴생활부터 함. 특히 이쪽 계열에서 최연소 합격이기도 하고 연봉도 워낙 쎈지라 선배, 형들, 누나들의 질타를 한 몸에 받음. 인턴들 대부분 별 탈 없으면 채용되는 곳이라 기분 좋게 끝내고 입사일 컨펌도 받고 그 사이에 맘 편히 놀게 됨.
전문직 계열이라 우대해주는 은행에서 마이너스통장 한도 넉넉히 뚫어놓고 3개월 넘게 세계여행 다녀옴. 장기간 여행은 처음이었지만 다행히도 별 탈은 없었음. 인턴, 여행 중 가장 많이 들은 말 중 하나가 '너는 정말 아무 어려움 없이 자라왔구나.' '너는 정말 아무 일도 안해봤구나.' 임. 더러운 곳에 손 한번 안대 본 귀한 자식 느낌이 난다는 말인데 뭔가 나를 후려치는 뉘앙스랄까 어느 순간부터 듣기 거북해짐. 나도 여러 사람을 접해보며 비교해보면서 내가 너무 편하게 살아왔다고 느끼긴 했으나 나 자신이 이런 평가를 받게 될 거라곤 예상치 못했음. 부모님과 가족 포함해서 내 주변 친구들 그리고 지금은 왕래가 없더라도 나에게 큰 힘이 되어준 연인들. 다들 너무 감사하고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함. 하지만 내가 이런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음.
내가 운이 좋았던 걸까? 적당히 노력해오면서 계산적이고 기회주의적인 사람이라 줄을 잘 탄 걸까? 과연 내게 시련이 닥쳐왔을 때 버틸 자신이 있을까.
주변에 비슷한 사람이나 케이스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