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 # 10

독백2004.02.05
조회427

녀석은 어울리지 않게 내게 미소 지었다. 웃는 얼굴도 해우보다 안 이쁘면서 왜 웃는거야.

 

" 우리 이거 타자."
" 어떤거?"
" 이거."

 

녀석이 가리킨건 이번에 새로 생겼다던 아트란티스였다. 롤러코스터와 후름라이드를 복합시켰
다는데 새로 생긴 놀이기구이니 만큼 정말 줄이 꾀길게 늘어서 있었다.

 

" 사람 이렇게 많은데 어떻게 기다려?"

 

녀석은 뭔가를 준비해 놨다는 듯 잡고 있던 내 손목을 당겼다. 나는 녀석을 따라 뛰어갔고, 결
국 준비해 놓은건 새치기였다. 여하튼 걸리지 않고 새치기 하는데는 성공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 이봐요. 새치기 하면 어떡"

 

해우였다. 해우와 하늘이가 우리 뒤에 서있었다.

 

" 야. 화장실 갔다왔는데 새치기라고 하면 장난이 너무 심하잖아. 하하"

 

녀석은 해우 뒤로 서있는 사람들의 시선에 해우를 한대 툭치며 웃었다. 그리고 해우의 시선이
내 손목으로 향했다. 나는 얼른 녀석에게서 내 손목을 빼 내었고, 해우는 웃으며 말했다.

 

" 곰탱아. 재밌어?"
" ......."

 

해우의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녀석이 내 손목을 잡고 있던걸 본 듯해서 왠지 신경이
쓰였기에...그리고 우리 차례가 되자 녀석이 아무렇지 않은듯 내 손목을 잡아 끌었다.

 

" 우리 차례다. 가자."
" 응..."

 

아트란티스는 한번에 8명이 탑승할 수 있었는데 딱 해우와 하늘이까지 였다. 녀석은 잡고 있던
내 손목을 끌어 맨 뒷자리로 향했다. 모든 놀이기구는 맨 앞이나 맨 뒤가 재미있는 거라나...
여하튼 나와 녀석은 맨 뒤에, 해우와 하늘이는 우리 앞에 앉았다. 그리고 굉장히 빠른 속도로
출발했다.

 

" 악-"

 

놀이기구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급상승과 급강하. 정말 눈을 뜰 수 조차 없
었다. 놀이기구는 왠만큼 자신 있었지만 저번 자이로스윙 이후 굉장한 충격에 한동안 놀이기구
를 타지 못했었다.

 

" 눈떠-"
" 어?"
" 눈뜨라구."
" 왜?"
" 안보이니까 무서운거야."

 

녀석의 말에 난 감고 있던 눈을 떴다. 막상 타보니 무서운 놀이기구는 아니었지만 왠지 새로운
놀이기구를 탄다는 생각에 겁에 질려 있었나보다. 여하튼 녀석의 말대로 눈을 뜨니 한결 나아
지는 듯 했다.

 

" 이게 무서워?"
" 무,무서워서 그런거 아니다-"
" 그럼? 눈은 왜 감고 소리는 왜이렇게 질러?"
" 그... 놀이기구 탈때는 원래 소리 질러야 재미...있는거야..."
" 푸훗. 그래? 그럼 우리 저거 탈까?"

 

녀석은 자이로스윙을 가리켰다. 으악- 저건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거라구.

 

" 그...래..."

 

난 녀석을 따라 자이로스윙을 타기위해 줄을 섰다. 그리고 우리 뒤를 따라 해우와 하늘이가 줄
을 섰다.

 

" 너두...타려구?"
" 그럼- 야. 오랜만에 왔는데 즐겨야지. 안그래?"
" 그렇지..."

 

어렸을 때부터 작은 놀이기구도 잘 못 탔던 해우. 근데 오늘은 하늘이가 있어선지 자신감에 찬
모습이다. 바보같이. 이런거 타지도 못하면서...

 

우린 자이로스윙을 마지막으로 놀이공원을 나왔다. 해우는 뭐 말로는 피곤해서 운전을 못하겠다고 했지만  굉장히 충격이 큰 듯 했다. 해서 오는 길에 운전은 태양이가 하게 되었고, 난 보조
석에 앉게 되었다. 뒷좌석에 앉은 하늘이와 하늘이의 어깨에 기대어 잠든 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