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탱아 사랑해 -1-

시간공작소2004.02.05
조회351
"자기야~ 일어나..."

"으응~ "

"얼릉 일어나라고..밥먹고 회사가야지..."

"으응~ .."

세영이는 낑낑대면서 남편의 몸을 흔들어보았지만
90킬로의 거구는 무슨 바닥에 본드를 칠했는지 꿈쩍도 안하고 도리어 흔들어대는
세영이만 지쳤다.
아니 이것이 하늘같은 아내가 깨우는데 벌떡 일어나지 않고
누워서 으응~ 은 뭐야?
그래. 에잇~ 어디 맛좀 봐라.
세영은 옆에 있는 분무기로 남편의 얼굴에 뿌리자
그때서야

"퉷퉷...아니 이건 뭐야? 너는 어떻게 금쪽같은 남편 용안에 물을 뿌려대냐?"

"그러면 어떻게 하냐?...시간 다 되었는데..."

"그렇다고 물을 뿌리냐?"

"웅~ 그러면 알아서 벌떡 일어나면 되잖아..."

"아까부터 일어나있었어."

"흥 거짓말.."

"정말.. 볼래?"

하면서 남편 민우는 이불을 걷고 손가락으로 밑을 가리키면서

"자~ 봐 내말이 맞지?"

세영은 눈을 흘기면서 남편의 가슴을 주먹으로 살짝치면서

"어유~ 변태~"

민우는 갑자기 세영을 와락 안았다.

"아~ 좋다. 이렇게 너를 안고 있으니깐 정말 세상을 다가진것 같다.
우리가 결혼한게 맞긴 맞나보다.."

"어...나도 좋다...물침대같네..푹신푹신한게.."

세영은 민우의 넓은가슴에 쏙 파묻혔다.

"나 회사 때려치고 그냥 너랑 이렇게 집에서 뒹글뒹글 살면 안될까?"

"에이구~ 우리 다큰 아기..아침부터 예쁜소리만 골라서 하시네.
후딱 일어나서 씻고 밥먹고 나가서 먹이나 물어오셔"

"에이잉~ 가기시러 회사가기싫단말이야~"
마치 유치원같기 싫어하는 애처럼 발버둥치면 땡깡을 부리는 남편을 보고
한숨이 절로 나왔다.
몸집이나 작아야지...
어디 산띠만한게 몸을 흔들어대는 모습이 마치 동물의 왕국에서
멧돼지가 진흙탕에서 뒹글뒹글거리면 진흙목욕하는것처럼 보였다.

세영은 민우의 품에서

"효리언니보다 백배나 예쁘고 몸짱언니들보다 천배나 날씬한
천사같은 마나님께서 아주아주 맛있는 아침상을 차려놓았어요.
자~ 우리친구들 빨리 주방에 가서 맛있는 아침을 함께 먹어요."

"하하하...누가 놀이방선생님 아니랄까봐.."

"빨랑 안일어나면 맴매한다."

민우는 음흉하게 웃으면서 나즈막하게
"세영아~ 그러지 말고 한판할까? 콜?"

세영은 민우의 품에서 벌떡 일어나면서 민우의 팔을 찰싹 때리면서

"미쳤어. 미쳤어 이 아저씨가 꼭두새벽 아니 꼭두아침(?)부터
망측하게 못하는소리가 없네. 얼릉 일어나."

"그래 그래 알았다..일어날께.."
하면서 민우는 부시시 일어나앉는것을 보고
세영은 주방으로 가서 상을 차렸다.

'다 차렸는데...이것이 안오고 뭐해' 하면서 방으로 들어가자

민우는 아까 일어앉은자세에서 그대로 옆으로 쓰러져서 자고 있었다.

세영은 민우의 엉덩이를 때리면서 일어나라고 해보았지만 별반응이 없자

'아니 이것이 감히 천금같은 나의 말을 쌩까고 그냥 자.'
오호라~ 이자세는 똥침하게 가장 좋다는 황금비율의 똥침자세로군.
그나저나 어떻게 애는 여자인 나보다 엉덩이 더 크냐?
자 간다 하나 둘 셋~'

그리고 들려오는 낭랑한 비명소리

"으아악~"


어그적어그적 걸어와서 민우가 식탁에 앉자

"그래 잠은 다 깼냐?"

민우는 입은 대빨은 나와서
"그렇게 쑤셔되는데 어떻게 잠을 안깨냐? 엉덩이에다가
철판을 깔던지 해야지..
하여간 어디 찢어져서 치질이라도 걸리면 너가 병수발 다해라 알았지."

"에이씨~ 더럽게 밥먹는데 치질애기를 하냐.
그리고 앞으로 시간대면 즉각즉각 일어나 알았지?"

민우는 혼잣말로
"밤에 제대로 재우고 그런소리 하슈"

"뭐?"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민우는 숟가락을 들고 국을 한수저 먹더니

"윽~"

"자기야 왜그래? "

"너 우리집에 있는 소금 내 국에다 다 부었지?"

"설마 그럴리가.."
하면서 세영은 민우의 국을 떠서 먹어보고

'윽~ 짜다.'

민우는 세영의 표정을 유심히 보고 있는걸 보자

'여기서 미안하다고 하면 이것을 빌미로 기고만장해서 얼마나 쪼아댈것인가?
절대 밀려서는 안된다.'

"뭐 괜찮은데.."

"아니 이게 어떻게 괜찮은거냐? 맛이 아주 상당히 많이 반항적인데.."

"집집마다 입맛이 틀린데...우리집은 이정도가 보통이야. 맛만있네 뭐.."

민우는 사악하게 씨익웃으면서
"오호~ 그러셔...그러면 더드셔."하면서 국그릇을 세영에게 밀어주었다.

'헉 이게 아닌데...'
세영은 할수없이 한수저 더 떴다.

"올치 그래 입에 머뭄고있지마시고 꿀꺽 삼키시지 표정이 왜그래?
꼭 사약받고 아낙네처럼..
그래 그래 잘먹네..맛있지? 원샷해볼래?"

그러자 세영은 싱크대로 가서 뱉아버렸다.

"아니 그 맛있는걸 왜 뱉아? "

"헤헤 미안 국에 소금이 조금 더 들어갔나봐."

"애야 무릇 국만 아니란다. 여기 콩나물무침 보이지
무슨 콩나물들이 펄펄 다살아있어서 그걸로 칼쌈해도 되겠다.
그리고 이 멸치볶음 무슨 철갑을 씌웠냐?
이놈들한테 칼슘 좀 얻어보겠다고 먹었다가 예쁜 틀니하게 생겼어..
그리고..."

그러자 세영은

"흥 먹기 싫으면 먹지마.."하면서 반찬을 모조리 쓰레기통에다 집어넣자 민우는

"어이~ 잘싸서 버려라. 멋모르고 먹고 위경련으로 죽으면 도둑고양이만
괜히 불쌍해지니깐..."

"아니 이것이..."
세영은 주먹이 부르르 떨렸다.

민우는 다들리는 혼잣말로
"운동선수는 잘먹어야 한다는데..."

하긴 키 189에 몸무게 90킬로의 현재 실업팀의 유도선수인 민우는 저정도를 유지할려면
많이 먹어야하는것은 사실이나 결혼한지 겨우 일주일인데 다 그렇치 뭐...
사람앞에 두고 그렇게 면박을 줘야 속이 시원하겠냐구...
콱~ 아빠한테 다일러버릴까보다..

비오는날 여름 공동묘지에서 처녀귀신 만나도 무덤위에 앉아서 농담따먹기할정도의
담력을 가진 민우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은 우리아빠다.

태권도 3단 유도 2단 가라데 2단 우슈 2단 검도3단등등 이것저것 합치면 합이 20단에
집안대대로 비기처럼 전승되어져 내려오는 임금의 호위무사를 위한 궁중무술까지...
전직 대통령경호실 경호무술사범에 경찰대학 실전무술 지도교수등등
명함에 직함만 따지면 뒷면에 빽빽이 적어야 될정도이고
그동안 길러낸 제자만 하더라도 수백수천이 되는 뼈대있는 무도인의 집안이다.
아마도 무술실력만으로 대통령을 뽑는다면 그 수위를 달리지 않을까?

이런 아빠에게도 라이벌은 있었으니
바로 민우의 아버지였다.
민우의 아버지도 세영의 아버지에 절대 뒤지지않는 실력을 갖춘 대대로 유서깊은 무도인의
집안인데 예전부터 무슨 이유인줄 몰라도 두집안은 조상대대로 앙숙이었다.

그래서 둘이 결혼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고 파란만장 그자체였는데....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민우가 세영집으로 와서 첫상견례할때
못마땅한 표정으로 시종일관 침묵하던 세영아빠가 민우에게 술을 한잔 따라주면서
다른사람이 안들리게 나즈막한 귓속말로 민우에게 딱한마디 했다.

"혹 우리딸 눈에서 눈물이 바닥에 떨어지는 동시에 니목도 같이 떨어질줄 알아."
헉~ 이 어찌 장인이 장래 사위될 사람에게 할말인가?

"아빠는 무슨 말을 그렇게 정답게 해?" 하면서 세영이가 묻자

"하하하..별것 아니야..앞으로 잘하라고 덕담한마디했지 뭐."
무슨놈의 덕담이 살벌하게 목떨어진다는 덕담이 다 있냐?

민우는 들고 있는 술잔이 가늘게 떨렸다.
그 덕담(?)이 절대 농담이 아니라는걸 너무나 잘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