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런 거 잘 안쓰는데 진짜 몇 개월 간 끙끙 앓고있는 고민이 있어 글 올려봅니다. 사설이 좀 길지만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민도 고민이지만 어떻게 살아왔는지 뭐가 잘못 되었는지도 말씀해주시면 제게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아무리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려 해도 주관이 섞여서 저 혼자서는 올바른 판단이 안 서네요.
사회 초년생 남자입니다. 24살이고 다음 주 화요일 부터는 이제 반 오십에 접어드네요.
전역은 작년 8월에 했고 바로 2학기 복학해서 올해 2월에 졸업, 3월 달부터 갖가지 일을 시작했습니다.
교육 분야에 흥미가 있어서 어떻게든 면접 붙고 방문교사 일을 시작했는데 제가 받은 교육지역의 전 교사님 께서 아이들이랑 싸우고 부모님과 싸우고 해서, 그 지역에서 제 첫 직장 기업 이미지가 어머님들 입 소문 타고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었습니다.
위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제가 면접 붙은 이유가 사실 그거였던 겁니다. 준비 잘 해가서 붙은 줄 알았는데 전 선생님이 갑자기 그만둬서 급구하던 거에 제가 걸렸던 거였어요.
가르치는 아이들 수에 비례하여 급여가 올라가는데 그래서 첫 달 급여가 60선 이였습니다. 저에게 배정된 아이 수는 너무 적었습니다. 아무리 못 줘도 이 정도는 아닌데 제가 받은 지역이 파탄이 나 있었으니까요.
이걸로 어디 입에 풀칠은 할 수 있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5개월을 일했는데 제일 많이 받았을 때가 90선 입니다.
게다가 제 집은 시골이고 회사는 시내인데 버스 타고 한 시간 거리입니다. 왕복 두 시간 정도인데 어쨌든 멀지만 집가서 잠 자고 저녁도 집에서 먹기는 먹으니까 생활비 얼마 안 나오기는 했지만 그걸로 감당이 되나요. 아침에 씻고 바로 나가니까 아침도 밖에서, 점심도, 늦게 끝나면 저녁도 밖에서 먹었습니다.
애들 특성상 사교육 받는 애들은 뭐 하나만 받지 않습니다. 최소 3개 정도 학원이든 과외든 여러개를 같이 받는 아이들이 대부분입니다. 부모님들이 사교육 니즈가 있으셔서요. 뭐라도 시키는 분들은 자기 애가 다른 애들보다 못나거나 덜떨어지는 것을 매우 싫어하셔서 하나의 과외나 학원으로 그치는 일은 매우 드믑니다. 그러니까 적으면 3개 정도라는 거지 많은 애들은 정말 헤르미온느 뺨 치는 애들 많습니다. 중학생이 밤 10시에 학원 다 끝이 나서 집에 오는데 제가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저도 힘들긴 힘들었지만 그런 애들 보면 오히려 제가 위안을 얻을 정도로 가여웠어요. 애가 졸리고 피로해서 눈에 힘도 없는데 저는 제 딴에 돈 받고 일하고 있는거니까 힘들겠지만 좀 더 힘내자고 정신줄 붙잡게 하고.
어쨌든, 이런 애들 수업 하면 늦게 끝나니까 저녁 밥도 밖에서 먹기도 해서 식비도 만만찮게 들었습니다. 바빠서 못 먹은 적도, 안 먹은 적도 많았지만 가끔 안 먹기라도 해서 제 배에서 꼬르륵 소리라도 나면 수업중에 애들이 막 집중해서 문제 푸는데 분위기도 흐려지고 막 웃기도 하고... 그래도 일단 선생님 입장으로 찾아간 건데 가여운 눈으로 저를 보니까 밥을 안 먹을 수가 없겠더라구요. 또 꼬르륵 소리 절대로 한 두번으로 안 그칩니다. 소리도 엄청 커... 안 먹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2개월 차 말에 신용카드를 만들었습니다. 못 만들 줄 알았는데 어떻게 만들어 지더라구요. 부족한 식비, 교통비용을 카드로 메꾸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2개월 차 때에는 월급도 조카 쥐꼬리만해서 이걸로는 안되겠다 싶어 매 주말 이틀간 pc방 야간 알바를 시작했습니다. 주말엔 그래도 애들 수업 안 나가니까요. 그런데 pc방 알바가 카운터에서 계산만 하고 자리만 치우고 하는 건 줄 알았더니 자리는 160석이 넘어가고 만드는 거 되게 많아...
또 요리만 만드는 게 아니라 전산으로도 특정 시간마다 입력해야 하는 거 있는데 처음 하는 거니까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그런데 누구랑 같이 일하는 거 불편해서 내일 당장부터 혼자 일하고 싶어가지구 하루만에 요리 레시피랑 전산 입력 절차 같은 거 다 노트에 적어놓고 알바 첫날부터 일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니까 내일부터 혼자 근무 서보라고 매니저 형이 말해줬어요. 매니저 형도 주 7일 출근하시던 상황이었는데 제가 좀 열심히 외우려는 기색이 보이니까 전부 전수하고 담날을 제게 맡기고 쉬셨습니다. 저도 나름 열심히 살고있다 생각했는데 매니저 형 주 7일 야간 10시간 씩 일하시는 걸 들으니까 전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 피시방 페이가 좀 쎄서 방문교사 3개월 차 때 월급이랑 그 달 피시방 월급이랑 비교해보니 20만원 정도 밖에 차이 안 나는 거예요. 심지어 주말 10일인 달에는 피시방 월급이 더 많았어...
그래서 차리리 일 관두고 알바만 해도 돈 더 많이 벌겠다 싶었지만 그래도 교육 일은 배우는 것도 많고 스킬도 생기고 비전이 좀 있으니까 견뎠습니다. 짧아도 2년은 근무해야 한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결론부터 말하면 5개월로 관뒀지만 그게 왜 때문이었냐면 비젼이 안 보이기 시작해서 였습니다. 진짜 교육도 열심히 해서 애들도 많이 좋아하고 부모님들도 많이 감사해 주셨고 홍보는 홍보대로 찔끔찔끔이긴 하지만 하기는 했는데 대체 왜 사람이 안 늘어날까 싶다가 보니까 이미 기업 이미지 안 좋아진 거 소문대로 퍼졌고 저 혼자 발버둥 쳐봤자 안 되는 건 안되는 거 같았습니다. 짧은 시간 이었기에 아이들에게도 미안하고 부모님들께도 죄송했지만, 그 때도 정말 고민 많이 했습니다. 계속해야 하나 그만둬야 하나, 그래도 1주일 정도 조카게 고민하다가 먹고 사는 게 문제다 싶어 결국 그만 뒀습니다.
부모님들이 회사로 전화하는 거 거의 전부가 클레임인데 제가 진짜 노력해주신다고 애들이 되게 따른다고 그런 전화도 오고 교사분들 및 지점 관리하는 지점장님이 저 아직 되게 어려서 불안불안 하니까 자주 제 담당 부모님께 안부 여쭈면서 저 어떠냐고 물어보셨거든요. 어머님들이 하나같이 되게 좋으시다고, 애들이 되게 좋아한다고, 열심히 가르쳐 주신다고 많이 말해주셨다고 하셔서 내심 뿌듯했습니다. 하지만 그럴만 했던 게 전 선생님이 개판을 치고 나가셨으니까 그거랑 비교하면 당연히 낫기는 했겠지요.
중간에 말하지 못했는데 다른 방문교사 선생님들이 돈을 더 벌려면 이동수단이 필요한데 제가 그게 없으니까 더 힘든거라고 자주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래서 또 조카게 고민하다가 차는 관리하는 것도 성가시고 보험은 보험대로, 기름 값은 기름 값대로 여러가지 지출이 많으니까 전동뭐시기를 샀습니다. 스노보드 처럼 두발로 타는 건데 시속 60km까지 나가는데다 전기값도 얼마 안 먹어서 정말 귀여운 녀석입니다. 그것도 중고로 사느라 120정도 들었는데 카드 대출로 40 땡기고 저 대학교 다니고, 군대 있을 때 직장 들어가서 일하다가, 군대 들어가서 저보다 자금적으로 여유 있는 동생에게 80만원을 빌려 결국 전동스노보드를 샀습니다. 이걸 산건 절대 후회 안 합니다. 너무 좋아요. 주차도 편하고 연비도 저렴하고.
어쨌든 그만두게 되었는데 마지막 달에 저 그만둔다니까 저 그만두면 따라서 그만두시겠다는 어머님들이 몇 분 계셨습니다. 이것도 그럴만 했던게 전 선생님이 개판이었고 저 같은 사람 만날 확률도 드믈테니까 또 그런 사람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어머님들에게 있었을 겁니다. 눈물겨운 건 제 아이들이 수업을 그만두면 차감되는 수수료가 있습니다. 그거 다 제하고 월급 보니까 20만원 대. 지금 생각해보면 뭐 때문에 20만원이 나온 건지 더 이유가 있었던 거 같은 데 기억이 잘 안나네요. 족같은 건 생각하지 말자, 빨리 잊자는 주의라 벌써 잊어버렸습니다. 쨌든 20만원 대였는데 그 20만원조차 족같은 회사 시스템으로 설명하면 조카게 긴데, 축약하면 모 어머님께 24만원 물어줘야 하는 상황인 겁니다. 개씨8 제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회사 시스템이 족같이 되있는 게 첫번째고 제 책임이라고 하면 신입 때 뭣 모르고 네네네 하면서 받아버린 탓이긴 하지만 지점장님 진짜...
그리고 그래서 직장을 새로 구하게 되었는데 pc방 알바하던 곳 매니저 형이 저보고 그러면 평일 주간으로 바꿔줄테니 해볼 생각 없냐는 겁니다. 야간에서 주간으로 바뀌니까 시급은 좀 내려가도 시간은 길어지니까 급여는 올라가고 제가 직장 구할 때까지만 있어도 된다는 겁니다. 매니저 형 너무 감사했습니다. 자기 시간 줄어서 자기 급여는 주는 건데 제 편의 봐주겠다고 자기 급여를 희생해 주신거거든요.
그 때가 8월 즘이었는데 그 때 자취방도 구했었어요. 어머님께 보증금 100만원을 빌려서 자취방 마련했습니다. 군대 있을 때 막내 동생에게 전역하면 너 학교 다니기 편하게 네 학교 근처에 원룸 하나 구할 테니까 같이 살게 해주겠다 말했었거든요. 옛날엔 몰라도 이젠 어른이니까 제가 한 말을 지켜야한다는 책임의식도 있었고 말을 가볍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기에 과감하게 구했습니다. 근데 월세 내기 너무 힘드네요. 근데 pc방 정직원(주간) 알바 되가는 지 한 달도 안 되는데 pc방 사정이 안 좋다고 그 pc방 체인점 관리자들이 알바들 근무 시간을 줄이는 거예요. 주휴수당 줄이려고. 저야 그걸로는 월세도 식비도 감당하기 힘드니까 불가피하게 pc방 그만두고 다른 알바를 구하게 되고...
택배 상하차, 의류분류 공장, 생산직 공장, 롯데백화점 이벤트 근무. 그런 일일알바 를 많이 선호해서 일했는데 왜냐면 지금 당장 월세 낼 돈은 필요하고 제대로 된 직장 면접보러 갈 때 일반 알바는 자리 비우면 내 시간대가 펑크 나는 건데 일일알바는 내 여건에 맞춰서 며칠 쉴 수도 있고 해서였거든요. 그렇게 일일알바 하면서 이력서 지원도 조카게 하고 면접도 조카게 봤는데 일일알바 택배고 생산직이고 힘들다 보니까 좀 편한 일이 하고 싶어지는 거예요...
택배는 말할 것도 없고, 의류분류 공장도 뭐 택배 상위호환이고, 생산직 공장은 일 10시간 인데 제가 사는데서 왕복 한 시간씩 하면 12시간 뺏기는 기분이고, 롯데백화점 이벤트 근무도 9시간 내내 서 있기만 하는데 서 있기만 하는 거 의외로 되게 힘들어요... 그게 제일 힘들었어요... 걷는 것보다 그냥 서 있는 게 더 다리 아프고, 그냥 서 있는 게 다이긴 한데 무지하게 심심하고 암것도 안 하니까 시간도 안 가고.
그래서 편한 일 찾아보다 콜센터 일 지원하고 어쩌다 합격해서 들어갔어요. 교육 이빠이 받고 열심히 해서 시험보러 대전까지 가서 높은 점수로 합격.
그렇게 콜센터에서 일하게 됬는데 분명 그렇게 마저 바라던 앉아서 편하게 하는 일인데 수화기 너머로 이렇게 감정이 상할 수 있는 지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 노가다에서 시멘트 나르고, 생수 묶음 상차하고 하는 것들보다 훨씬 나을 줄 알았더니 무슨 일이든 안 힘든 게 없다는 걸 느꼈습니다. 급여도 실적제인데다 330은 받는다는 글 보고 지원하고 들어온 건데 막상 들어오니 150받기도 간당간당 했습니다. 330은 바라지도 않고 200정도만 되도 감지덕지 한 거였는데 도무지 비전이 안 보였습니다. 당장 목이 말라서 손에 잡히는 물 마셨더니 보니까 해골물이었던 거예요. 다른 분들 잘 버시는 분들 잘 버신다지만 그 경지에 오르려면 단기간으로는 분명 무리였습니다. 게다가 월세도 한달 밀려서 모래 두달치를 내야하고 카드값도 돌려막다 150 내야 하는데 그중 100은 교육비용 받은 거로 무마했다지만 나머지는 어쩔 건데. 다음 달 급여일 까지 기다려봤자 그 사이에 신용불량자 되는 거 확정이고 월세도 밀려서 방 빼게 생겼는데, 게다가 어머니랑 군대 있는 동생에게도 돈 빌린 거 3~4개월 안에 갚는다고 말하고 빌린건데 방문교육할 때도 급여 안 올라가, 심지어 마지막 달에 급여 터져서 계획 틀어지고, pc방 알바도 시간 줄여져서 계획 틀어지고, 일일알바 급여는 월세 식비만 충당하는 것도 벅찼고, 콜센터 일도 적혀있던 글이랑 급여가 개 딴판이어서 계획 틀어지고.
그야 제가 아직 사회 경험이 많이 없어서 쉬운 일에 돈 많이 준다는 무지함과 황당무계한 낚시에 걸린 탓도 있지만, 엄마랑 동생에게 항상 미안하고, 그렇게 미안하다고 말 하니까 신경 안 쓴다고, 재촉 할 생각 전혀 없고, 우리는 형한테 투자한 거라고 생각한다고, 돈 빨리 받아야 한다는 생각 같은 거 전혀 안 하니까 너무 쫒기는 기분 들지 말라고. 말해줘서 더 고맙고 미안하고.
일단 제 생에 신용불량자란 말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한데다 직장 비젼도 안 보여서 어제자로 콜센터 일은 그만 뒀습니다. 카드 값 납일 까지 반달은 여유있고, 월세는 내일까지 두달 분 내야하기는 하지만 그것도 어떻게 없는 카드 대출로 월세 한달 분은 돌려막는다고 쳐 봐요. 카드 값에 월세 한 달분 늘어나기는 하겠지만 집주인님도 또 월세가 한 달 치 밀리게는 되도 납부하는 노력을 봐서 한달은 더 봐주시겠지. 이제 또 조카게 일일알바 하면서 카드값이랑 밀린 월세 충당해야 할 거고.
동생이랑 엄마에게 빌린 돈도 갚아야 하는데. 점점 제 생에 빛이 멀어져 가는 것 같네요. 또 어엿한 직장 구하고 싶기야 하지만 당장 월세 카드 값이 문제지, 빌린 돈도 빨리 갚고 싶고. 그러려면 면접 볼 시간 같은 것도 없는 거고, 일일알바로 돈 버니 점점 시간만 버리는 것 같고.
어떡해야 되요.
이래서야 차는 언제 사고 집은 언제 구하고 결혼은 언제 할까요. 원래 20대 다 이런가요.
살기 너무 힘들어요. 어떡해야 되요.
원래 이런 거 잘 안쓰는데 진짜 몇 개월 간 끙끙 앓고있는 고민이 있어 글 올려봅니다. 사설이 좀 길지만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민도 고민이지만 어떻게 살아왔는지 뭐가 잘못 되었는지도 말씀해주시면 제게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아무리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려 해도 주관이 섞여서 저 혼자서는 올바른 판단이 안 서네요.
사회 초년생 남자입니다. 24살이고 다음 주 화요일 부터는 이제 반 오십에 접어드네요.
전역은 작년 8월에 했고 바로 2학기 복학해서 올해 2월에 졸업, 3월 달부터 갖가지 일을 시작했습니다.
교육 분야에 흥미가 있어서 어떻게든 면접 붙고 방문교사 일을 시작했는데 제가 받은 교육지역의 전 교사님 께서 아이들이랑 싸우고 부모님과 싸우고 해서, 그 지역에서 제 첫 직장 기업 이미지가 어머님들 입 소문 타고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었습니다.
위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제가 면접 붙은 이유가 사실 그거였던 겁니다. 준비 잘 해가서 붙은 줄 알았는데 전 선생님이 갑자기 그만둬서 급구하던 거에 제가 걸렸던 거였어요.
가르치는 아이들 수에 비례하여 급여가 올라가는데 그래서 첫 달 급여가 60선 이였습니다. 저에게 배정된 아이 수는 너무 적었습니다. 아무리 못 줘도 이 정도는 아닌데 제가 받은 지역이 파탄이 나 있었으니까요.
이걸로 어디 입에 풀칠은 할 수 있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5개월을 일했는데 제일 많이 받았을 때가 90선 입니다.
게다가 제 집은 시골이고 회사는 시내인데 버스 타고 한 시간 거리입니다. 왕복 두 시간 정도인데 어쨌든 멀지만 집가서 잠 자고 저녁도 집에서 먹기는 먹으니까 생활비 얼마 안 나오기는 했지만 그걸로 감당이 되나요. 아침에 씻고 바로 나가니까 아침도 밖에서, 점심도, 늦게 끝나면 저녁도 밖에서 먹었습니다.
애들 특성상 사교육 받는 애들은 뭐 하나만 받지 않습니다. 최소 3개 정도 학원이든 과외든 여러개를 같이 받는 아이들이 대부분입니다. 부모님들이 사교육 니즈가 있으셔서요. 뭐라도 시키는 분들은 자기 애가 다른 애들보다 못나거나 덜떨어지는 것을 매우 싫어하셔서 하나의 과외나 학원으로 그치는 일은 매우 드믑니다. 그러니까 적으면 3개 정도라는 거지 많은 애들은 정말 헤르미온느 뺨 치는 애들 많습니다. 중학생이 밤 10시에 학원 다 끝이 나서 집에 오는데 제가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저도 힘들긴 힘들었지만 그런 애들 보면 오히려 제가 위안을 얻을 정도로 가여웠어요. 애가 졸리고 피로해서 눈에 힘도 없는데 저는 제 딴에 돈 받고 일하고 있는거니까 힘들겠지만 좀 더 힘내자고 정신줄 붙잡게 하고.
어쨌든, 이런 애들 수업 하면 늦게 끝나니까 저녁 밥도 밖에서 먹기도 해서 식비도 만만찮게 들었습니다. 바빠서 못 먹은 적도, 안 먹은 적도 많았지만 가끔 안 먹기라도 해서 제 배에서 꼬르륵 소리라도 나면 수업중에 애들이 막 집중해서 문제 푸는데 분위기도 흐려지고 막 웃기도 하고... 그래도 일단 선생님 입장으로 찾아간 건데 가여운 눈으로 저를 보니까 밥을 안 먹을 수가 없겠더라구요. 또 꼬르륵 소리 절대로 한 두번으로 안 그칩니다. 소리도 엄청 커... 안 먹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2개월 차 말에 신용카드를 만들었습니다. 못 만들 줄 알았는데 어떻게 만들어 지더라구요. 부족한 식비, 교통비용을 카드로 메꾸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2개월 차 때에는 월급도 조카 쥐꼬리만해서 이걸로는 안되겠다 싶어 매 주말 이틀간 pc방 야간 알바를 시작했습니다. 주말엔 그래도 애들 수업 안 나가니까요. 그런데 pc방 알바가 카운터에서 계산만 하고 자리만 치우고 하는 건 줄 알았더니 자리는 160석이 넘어가고 만드는 거 되게 많아...
라면에 토스트에 컵밥에 튀김에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커피류에 아이스티, 슬러시, 뭐뭐뭐
메뉴만 40개 넘어가는 거예요. 거의 김밥 천국 수준...
또 요리만 만드는 게 아니라 전산으로도 특정 시간마다 입력해야 하는 거 있는데 처음 하는 거니까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그런데 누구랑 같이 일하는 거 불편해서 내일 당장부터 혼자 일하고 싶어가지구 하루만에 요리 레시피랑 전산 입력 절차 같은 거 다 노트에 적어놓고 알바 첫날부터 일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니까 내일부터 혼자 근무 서보라고 매니저 형이 말해줬어요. 매니저 형도 주 7일 출근하시던 상황이었는데 제가 좀 열심히 외우려는 기색이 보이니까 전부 전수하고 담날을 제게 맡기고 쉬셨습니다. 저도 나름 열심히 살고있다 생각했는데 매니저 형 주 7일 야간 10시간 씩 일하시는 걸 들으니까 전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 피시방 페이가 좀 쎄서 방문교사 3개월 차 때 월급이랑 그 달 피시방 월급이랑 비교해보니 20만원 정도 밖에 차이 안 나는 거예요. 심지어 주말 10일인 달에는 피시방 월급이 더 많았어...
그래서 차리리 일 관두고 알바만 해도 돈 더 많이 벌겠다 싶었지만 그래도 교육 일은 배우는 것도 많고 스킬도 생기고 비전이 좀 있으니까 견뎠습니다. 짧아도 2년은 근무해야 한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결론부터 말하면 5개월로 관뒀지만 그게 왜 때문이었냐면 비젼이 안 보이기 시작해서 였습니다. 진짜 교육도 열심히 해서 애들도 많이 좋아하고 부모님들도 많이 감사해 주셨고 홍보는 홍보대로 찔끔찔끔이긴 하지만 하기는 했는데 대체 왜 사람이 안 늘어날까 싶다가 보니까 이미 기업 이미지 안 좋아진 거 소문대로 퍼졌고 저 혼자 발버둥 쳐봤자 안 되는 건 안되는 거 같았습니다. 짧은 시간 이었기에 아이들에게도 미안하고 부모님들께도 죄송했지만, 그 때도 정말 고민 많이 했습니다. 계속해야 하나 그만둬야 하나, 그래도 1주일 정도 조카게 고민하다가 먹고 사는 게 문제다 싶어 결국 그만 뒀습니다.
부모님들이 회사로 전화하는 거 거의 전부가 클레임인데 제가 진짜 노력해주신다고 애들이 되게 따른다고 그런 전화도 오고 교사분들 및 지점 관리하는 지점장님이 저 아직 되게 어려서 불안불안 하니까 자주 제 담당 부모님께 안부 여쭈면서 저 어떠냐고 물어보셨거든요. 어머님들이 하나같이 되게 좋으시다고, 애들이 되게 좋아한다고, 열심히 가르쳐 주신다고 많이 말해주셨다고 하셔서 내심 뿌듯했습니다. 하지만 그럴만 했던 게 전 선생님이 개판을 치고 나가셨으니까 그거랑 비교하면 당연히 낫기는 했겠지요.
중간에 말하지 못했는데 다른 방문교사 선생님들이 돈을 더 벌려면 이동수단이 필요한데 제가 그게 없으니까 더 힘든거라고 자주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래서 또 조카게 고민하다가 차는 관리하는 것도 성가시고 보험은 보험대로, 기름 값은 기름 값대로 여러가지 지출이 많으니까 전동뭐시기를 샀습니다. 스노보드 처럼 두발로 타는 건데 시속 60km까지 나가는데다 전기값도 얼마 안 먹어서 정말 귀여운 녀석입니다. 그것도 중고로 사느라 120정도 들었는데 카드 대출로 40 땡기고 저 대학교 다니고, 군대 있을 때 직장 들어가서 일하다가, 군대 들어가서 저보다 자금적으로 여유 있는 동생에게 80만원을 빌려 결국 전동스노보드를 샀습니다. 이걸 산건 절대 후회 안 합니다. 너무 좋아요. 주차도 편하고 연비도 저렴하고.
어쨌든 그만두게 되었는데 마지막 달에 저 그만둔다니까 저 그만두면 따라서 그만두시겠다는 어머님들이 몇 분 계셨습니다. 이것도 그럴만 했던게 전 선생님이 개판이었고 저 같은 사람 만날 확률도 드믈테니까 또 그런 사람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어머님들에게 있었을 겁니다. 눈물겨운 건 제 아이들이 수업을 그만두면 차감되는 수수료가 있습니다. 그거 다 제하고 월급 보니까 20만원 대. 지금 생각해보면 뭐 때문에 20만원이 나온 건지 더 이유가 있었던 거 같은 데 기억이 잘 안나네요. 족같은 건 생각하지 말자, 빨리 잊자는 주의라 벌써 잊어버렸습니다. 쨌든 20만원 대였는데 그 20만원조차 족같은 회사 시스템으로 설명하면 조카게 긴데, 축약하면 모 어머님께 24만원 물어줘야 하는 상황인 겁니다. 개씨8 제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회사 시스템이 족같이 되있는 게 첫번째고 제 책임이라고 하면 신입 때 뭣 모르고 네네네 하면서 받아버린 탓이긴 하지만 지점장님 진짜...
그리고 그래서 직장을 새로 구하게 되었는데 pc방 알바하던 곳 매니저 형이 저보고 그러면 평일 주간으로 바꿔줄테니 해볼 생각 없냐는 겁니다. 야간에서 주간으로 바뀌니까 시급은 좀 내려가도 시간은 길어지니까 급여는 올라가고 제가 직장 구할 때까지만 있어도 된다는 겁니다. 매니저 형 너무 감사했습니다. 자기 시간 줄어서 자기 급여는 주는 건데 제 편의 봐주겠다고 자기 급여를 희생해 주신거거든요.
그 때가 8월 즘이었는데 그 때 자취방도 구했었어요. 어머님께 보증금 100만원을 빌려서 자취방 마련했습니다. 군대 있을 때 막내 동생에게 전역하면 너 학교 다니기 편하게 네 학교 근처에 원룸 하나 구할 테니까 같이 살게 해주겠다 말했었거든요. 옛날엔 몰라도 이젠 어른이니까 제가 한 말을 지켜야한다는 책임의식도 있었고 말을 가볍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기에 과감하게 구했습니다. 근데 월세 내기 너무 힘드네요.
근데 pc방 정직원(주간) 알바 되가는 지 한 달도 안 되는데 pc방 사정이 안 좋다고 그 pc방 체인점 관리자들이 알바들 근무 시간을 줄이는 거예요. 주휴수당 줄이려고. 저야 그걸로는 월세도 식비도 감당하기 힘드니까 불가피하게 pc방 그만두고 다른 알바를 구하게 되고...
택배 상하차, 의류분류 공장, 생산직 공장, 롯데백화점 이벤트 근무. 그런 일일알바 를 많이 선호해서 일했는데 왜냐면 지금 당장 월세 낼 돈은 필요하고 제대로 된 직장 면접보러 갈 때 일반 알바는 자리 비우면 내 시간대가 펑크 나는 건데 일일알바는 내 여건에 맞춰서 며칠 쉴 수도 있고 해서였거든요. 그렇게 일일알바 하면서 이력서 지원도 조카게 하고 면접도 조카게 봤는데 일일알바 택배고 생산직이고 힘들다 보니까 좀 편한 일이 하고 싶어지는 거예요...
택배는 말할 것도 없고, 의류분류 공장도 뭐 택배 상위호환이고, 생산직 공장은 일 10시간 인데 제가 사는데서 왕복 한 시간씩 하면 12시간 뺏기는 기분이고, 롯데백화점 이벤트 근무도 9시간 내내 서 있기만 하는데 서 있기만 하는 거 의외로 되게 힘들어요... 그게 제일 힘들었어요... 걷는 것보다 그냥 서 있는 게 더 다리 아프고, 그냥 서 있는 게 다이긴 한데 무지하게 심심하고 암것도 안 하니까 시간도 안 가고.
그래서 편한 일 찾아보다 콜센터 일 지원하고 어쩌다 합격해서 들어갔어요. 교육 이빠이 받고 열심히 해서 시험보러 대전까지 가서 높은 점수로 합격.
그렇게 콜센터에서 일하게 됬는데 분명 그렇게 마저 바라던 앉아서 편하게 하는 일인데 수화기 너머로 이렇게 감정이 상할 수 있는 지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 노가다에서 시멘트 나르고, 생수 묶음 상차하고 하는 것들보다 훨씬 나을 줄 알았더니 무슨 일이든 안 힘든 게 없다는 걸 느꼈습니다. 급여도 실적제인데다 330은 받는다는 글 보고 지원하고 들어온 건데 막상 들어오니 150받기도 간당간당 했습니다. 330은 바라지도 않고 200정도만 되도 감지덕지 한 거였는데 도무지 비전이 안 보였습니다. 당장 목이 말라서 손에 잡히는 물 마셨더니 보니까 해골물이었던 거예요. 다른 분들 잘 버시는 분들 잘 버신다지만 그 경지에 오르려면 단기간으로는 분명 무리였습니다. 게다가 월세도 한달 밀려서 모래 두달치를 내야하고 카드값도 돌려막다 150 내야 하는데 그중 100은 교육비용 받은 거로 무마했다지만 나머지는 어쩔 건데. 다음 달 급여일 까지 기다려봤자 그 사이에 신용불량자 되는 거 확정이고 월세도 밀려서 방 빼게 생겼는데, 게다가 어머니랑 군대 있는 동생에게도 돈 빌린 거 3~4개월 안에 갚는다고 말하고 빌린건데 방문교육할 때도 급여 안 올라가, 심지어 마지막 달에 급여 터져서 계획 틀어지고, pc방 알바도 시간 줄여져서 계획 틀어지고, 일일알바 급여는 월세 식비만 충당하는 것도 벅찼고, 콜센터 일도 적혀있던 글이랑 급여가 개 딴판이어서 계획 틀어지고.
그야 제가 아직 사회 경험이 많이 없어서 쉬운 일에 돈 많이 준다는 무지함과 황당무계한 낚시에 걸린 탓도 있지만, 엄마랑 동생에게 항상 미안하고, 그렇게 미안하다고 말 하니까 신경 안 쓴다고, 재촉 할 생각 전혀 없고, 우리는 형한테 투자한 거라고 생각한다고, 돈 빨리 받아야 한다는 생각 같은 거 전혀 안 하니까 너무 쫒기는 기분 들지 말라고. 말해줘서 더 고맙고 미안하고.
일단 제 생에 신용불량자란 말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한데다 직장 비젼도 안 보여서 어제자로 콜센터 일은 그만 뒀습니다. 카드 값 납일 까지 반달은 여유있고, 월세는 내일까지 두달 분 내야하기는 하지만 그것도 어떻게 없는 카드 대출로 월세 한달 분은 돌려막는다고 쳐 봐요. 카드 값에 월세 한 달분 늘어나기는 하겠지만 집주인님도 또 월세가 한 달 치 밀리게는 되도 납부하는 노력을 봐서 한달은 더 봐주시겠지. 이제 또 조카게 일일알바 하면서 카드값이랑 밀린 월세 충당해야 할 거고.
동생이랑 엄마에게 빌린 돈도 갚아야 하는데. 점점 제 생에 빛이 멀어져 가는 것 같네요. 또 어엿한 직장 구하고 싶기야 하지만 당장 월세 카드 값이 문제지, 빌린 돈도 빨리 갚고 싶고. 그러려면 면접 볼 시간 같은 것도 없는 거고, 일일알바로 돈 버니 점점 시간만 버리는 것 같고.
어떡해야 되요.
이래서야 차는 언제 사고 집은 언제 구하고 결혼은 언제 할까요.
원래 20대 다 이런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