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과 비혼의 친구사이

ㅡㅡ2019.01.04
조회707

안녕하세요 올해 36되는 직장인입니다

저는 결혼 안했구요 앞으로도 결혼에 자신이 없어서 할 생각이 없습니다.

작년에 새로 알게된 친구가 있어요
지인의 지인으로 알게되었는데 서로 연결점이 별루 없는데도 불구하고 때되면 잘지내냐 연락오고 서로 눈치 안보고 보고싶다 얼굴보자고 하면 죽이 잘 맞아서 작년에 그 어떤 친구보다도 자주 만나서 이곳저곳 잘 먹으러 돌아다닌 친구예요

친구는 딸이 둘 있는데 올해 초등3학년 한 명이랑 미취학아동 한 명이예요

방금도 제가 내일 친구집 근처로 볼 일이 있어 간다고 하니 차 한잔하자며 얼굴 보고 가랍니다

그러자고 약속을 잡고 안부차 애들은 방학했냐고 물으니까 초등학교는 했다고 안그래도 내일 첫째랑 같이 약속에 올꺼랍니다

음...이때 살짝 현타가 오더군요

생각해보니 작년에 저와의 약속에서 반넘게 첫째를 데리고 나왔어요 문제는 한 번도 저에게 약속에 아이를 데리고 가도 되냐고 사전에 물어보거나 동의를 구한 적이 없다는거예요

어떤 때는 어디 전시회를 같이 가기로 했는데 약속 이틀인가 하루전에 연락이 와서 장소를 바꾸잡니다 왜느러냐고 하니 첫째아이가 거기 가 본 곳이라고 싫다고 했다더군요
저는 친구랑 저 둘의 약속인 줄 알았는데 말이죠
참...그래서 약간 떨떠름하게 아 00이도 데리고 오는 거였어? 00이가 가봤다고 싫대? 하고 애둘러 난색을 표해도 눈치 못채는거 같아요

아이가 같이오면 먹는메뉴도 아이 고려해야해요
아이가 안먹거나 못먹는 메뉴면 당연히 아이메뉴 따로 시켜야하고
특히나 디저트 먹으러 갈때...저도 초콜렛 좋아하지만 초콜렛에 초코토핑으로 범벅되어 있는건 정말 먹기 싫은데 친구아이가 초코범벅을 너무 좋아하네요
제가 밥을 사면 친구가 차와 디저트를 사고
친구가 밥을 사면 제가 차와 디저트를 사는데
디저트는 누가 사던 친구딸아이 취향으로 시키게 되네요 다른거 먹어보자고 꼬실려고 해도 아이가 디저트 먹을때 메뉴양보가 없어요

돈도 친구는 자기딸아이 먹는 돈이지만
저는 생각지도 못한 3인분 돈 치르는거구요

어디 놀러갔다가 주변에 먹을곳이 마땅찮아 선택의 여지없이 들어간 식당에서는 밥 먹는 내내 아이의 투정과 단호하지 못한 친구의 모습을 봐야하는게 솔직히 스트레스입니다
저도 한소리 하고 싶지만 꾹 참고 00이 많이 먹어~ 이 소리만 하고 삼키네요

이런게 한 두번이 아니니...어쩌다 친구가 딸아이도 데려온다고 여지를 주면(동의를 구하는게 아니라 여지입니다 시간이나 장소 정할때 00이 뭐가 그때 끝나서 시간 이렇게 해야해 장소 저렇게 해야돼 하는식으로...이것도 어쩌다인거구요)어느순간부터 한 번도 반가워 한 적이 없어요 아이 데리고 나온다면 아..그래? 정도로만 대답해요 눈치 좀 채라구요 근데 눈치가 없는 친구예요

저 눈치만 빼면 말이 잘 통하는 친구인데 아이 데리고 오는 날이면 당연히 아이가 듣고 있으니 말도 편히 못해요 실랄하게...

사회생활하며 나이 먹으니 점점 친구와 물리적으로 멀어지는 일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것 또한 인간관계에 대한 기대에서 오는 실망감일까요

정말 직장 동네 취미 친구 고향 학교 그 어떤 연결점도 없이 뜻밖에 친해져서 이 나이에 말이 통하는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는데 여느 판의 다른 사연들처럼 저것만 빼면 정말 좋은 친구예요

제가 속이 좁은건가요 그런거라면 욕 먹고 정신차리겠습니다

비혼인 제가 아이 있는 친구를 무조건 이해해야 되나요? 저 같은 고민해보신 분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