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고 참다가 한 번씩 울컥했던 일들만 굵직하게 썼더니 마치 울보처럼 보였나봐요^^;; 화도 내고, 자지러지게 웃고, 할 말도 하는 나름 대찬 성격인데요..ㅋㅋ
매사에 울고불고 그런 성격은 아닌데, 겪지 못했던 일들과 듣지 못했던 말들, 모두 처음이라 당황함에 그만 한번씩 울컥울컥했던 거 같아요..
조언과 쓴소리 다 하나하나 읽었습니다!
언니처럼, 엄마처럼 제 마음 잘 알아주시고 토닥여주신 분들의 말씀도,
등신(?)이니 울보니 뭐니 정신 번쩍 들게 할만큼 쓴 말씀도 다 읽었습니다..
처음부터 나는 며느리로서 이쁨받아야만 한다는 강박관념까진 없었어요.
누구나 그렇듯 결혼이 처음이고, 당연히 어른이니 예의 바른 모습만 보이고 싶었고, 그래도 새로운 가족이니 이왕이면 미움 사는 것보다 이쁘다 소리 들으면 화목하니까 노력해본 건데
많은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니 그게 꼭 정답은 아니었나보네요.
어느 분의 말씀처럼, 앞으로 시어머니가 아닌 동네 어느 아주머니 대하듯 그냥 그렇게 놓을 거 놓고 살아보려구요.
이제 신혼 50일 갓 넘었으니 첫 단추 꿰는 데 늦지 않았겠죠? 첫 단추 잘 꿰어서 앞으로 저를 좀 더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로 결혼식 올린지 54일 되는 아주아주 신혼인 20대 여자입니다.
보기엔 행복하기에도 벅찰 신혼인데, 요즘 하루에도 수십 번 우울하다가 즐겁다가, 슬프다가 행복하다가 나쁜 생각도 계속 들고 기분이 오락가락하네요.
지인한테 털어놓자니 가십거리만 될 거 같고 창피해서 심리상담소나 정신과를 찾아보다가,
최후의 방법(?)으로 제가 혹시 지나치게 예민한 건지 진지하게 조언을 구하고자 글 씁니다..
글이 길게 느껴지실 수도 있지만 그저 냉정하게, 제가 예민한 건지 아니면 앞으로 어떻게 해결을 해나가야되는지 인생 선배님들의 현명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너무 힘들어요...
글이 너무 길거나 바쁘시다면 중간쯤 연말 얘기부터라도 읽어주세요..
우선 저희는 10년 연애를 끝으로 작년 11월에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양가에 결혼 허락받는 것도 수월했고, 예단 예물 없이 둘이서 속닥하게 결혼 준비도 잘 마쳤습니다.
문제의 시작은 결혼을 약 3달쯤 앞둔 어느 날이었습니다.
저와 남편, 시어머니 셋이 차를 타고 가다가 제가 '착하다'라는 것에 대해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제가 거기서 "네, 맞아요. 저는 어릴 때부터 성격이 지나치게 남을 생각해서 그런지 부모님께도 이거 해달라,저거 해달라 조르지도 못하겠더라구요~"라는 식의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시어머니가 기다리셨다는 듯 그러시더라구요.
"그래, 니가 착한 건 참 좋은데 딱 거기까지다. 결혼한다하기 전이야 그저 아들 여자친구고, 어찌보면 남이니 뭘 해도 이뻤는데, 결혼하겠습니다 하고나서부턴 내 식구라고 생각했더니 항상 그 자리더라.
집엘 와도 어머니~하면서 안기는 거 없이 늘 한결같이 안녕하세요~하면서 들어오고, 연애 때랑 똑같길래 나도 그때부터 그래, 여기까지다 싶어서 나도 딱 시어머니로서만 있어야지 싶었다. 앞으론 너네 부모님이든 나한테든 너무 어른스럽게 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날 운전석에 있던 남편은 몰랐겠지만 조수석에 있던 저는 뒷좌석이 계시던 시어머니 몰래 눈물도 흘렸습니다.
성격이 이런 건데, 그저 어른 공경하고 배려하고 예의를 차린 건데 그게 미워서 선을 그으셨다니 충격을 좀 받았죠..
그래도 어째저째 시간이 지났고 결혼 한 달을 남긴 날, 미리 들어와 살고 있던 저희 신혼집에 시부모님과 시동생이 놀러왔습니다.
저녁까지 하루종일 쇼핑도 같이 하고, 맛난 것도 먹고 놀다가 들어왔는데 갑자기 제게 주실 선물이 있다며 몰래 준비해오신 뜨개가방을 주시더라구요.
감사하다고 들어보고 그러다가 직접 뜨개질하셨냐 여쭤보았더니 지인분께 부탁을 하셨다고하셔서, 아 내 생각 많이 해주시나보다 했어요.
근데 그러시더라구요.
"하나만 떠 달라고 부탁했더니 누구 주게? 이러길래 그냥 20대 딸이 들거라고 했는데 며느리될 애 줄 건가보네~별로 이쁘지도 않다면서 선물주려고?라고 하더라. 그래서 그래 뭐 이쁘지는 않은데 어쩌고 저쩌고~"
뒤에 말씀 잘 듣지도 못했어요. 속이 상해서.
뭘 그렇게 잘 한 것도 아니지만 못한 것도 없는데, 결혼은 아직 하지도 않았고 저랑 뭘 딱히 한 것도 뭐도 없는 그런 사이인데 벌써부터 뭐가 그렇게 맘에 안드신다는 건지 헷갈리고 숨이 막혔어요.
그래도 참다가 소파에서 시어머니와 시동생, 저 3명이서 대화를 하는데 그 와중에 또 "니가 그렇게 이쁘진 않지만~"이라는 얘기가 나왔고, 시동생이 요즘 누나같은 여자가 어딨냐며 편들어주는 상황이 또 생겼죠.
꾹꾹 참다가 건조기가 다 돌아서 빨래 개어놓자길래 벌떡 일어나 베란다로 갔는데, 시동생이 따라오더라구요.
"누나, 저는 누나가 정말 잘 하고 있는 거 알고 착한 거 알아요. 저희 엄마가 좀 세게 말하시는 거 알지만 상처받지 말고 새겨듣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 말 듣자마자 그냥 고맙고 서럽고 속상하고 그런 복잡한 맘에 빨래 꺼내다가 울었습니다.
울고 있는데 빨래가 많냐며 오신 시어머니때문에 얼른 그치고 다 같이 빨래를 들고 거실로 나갔는데 도저히 못참을 것 같아서 다리미 가지고 오겠다며 무작정 방으로 들어갔어요.
마침 방에 있던 남편이 눈물 범벅으로 들어오는 절 보고선 "OO이 울잖아!"라고 외치니, 시어머니가 달려오셔서 막 웃으셨어요.
뭐 다행히 막 비웃는 웃음은 아니구요..
`나는 항상 니가 선을 긋고 그러길래 냉정하고 차가운 줄 알았는데, 우는 거보니까 여린 애였네. 미안하다`며 귀엽다는 듯이요.
그 날, 새벽까지 시어머니랑 단 둘이 대화하다가 잤습니다.
니가 여린 줄 몰랐다, 니가 선을 긋길래 나도 딱 시어머니로서만 행동하겠다 맘 먹었었었다, 미안하다 주로 그런 얘기..
그렇게 서로 풀었다고 생각을 했고, 무사히 결혼식도 다 마쳤죠.
그리고 저는 그 날 이후 별 일 없으면 하루에 한 번은 꼭, 퇴근하면서 시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예쁨받아보겠다고.
엄청 좋아하셨어요, 무뚝뚝한 아들은 연락도 안하는데 매일매일 연락해서 저녁은 드셨는지, 오늘은 뭘 하셨는지 미주알 고주알 떠들었더니..
시동생도 굳이 집으로 초대해서 없는 요리실력 발휘해서 고기반찬에 찌개에 한 상 푸짐하게 차려서 밥 해먹이고 같이 챙기니까 너무 좋아하셨어요. 다른 식구들한테 며느리 너무 잘한다고 이쁘다고 자랑하고 다니신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렇게 평온할 줄 알았어요.
저희 신혼집과 친정, 시댁이 차로 5시간 이상 거리에 있고 친정과 시댁은 차로 5분정도 거리에 있어요.
보통 금요일 퇴근 후 내려가면 토요일 새벽 1시에 도착하고, 토요일 하루 쉬고 일요일 오후 3시 전에는 떠나야 저녁 맞춰서 집에 도착합니다.
그래서 연말에 저희 둘이 협의를 했습니다.
- 12월 28일(금요일)에 연차를 쓰고 목요일에 내려가자.
- 명절, 연휴 때면 이 집, 저 집 잠자고 인사하기에 시간이 충분하지만 이렇게 연차쓰고 휴식하러 가거나 주말에 갔다오는 경우엔 시간도 없으니 각자 집에서 쉬자.
- 더군다나 안하던 집안 일을 하다보니 많이 지치길래, 난 오빠 집에 가면 못 쉬고 엉덩이 가볍게 있어야하고 편치 않으니 각자 집에서 엄마 밥 먹으면서 쉬다가 오자.
둘이 협의됐고, 각자 부모님께 미리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연말에 내려갔는데, 막상 저희 부모님은 시댁 어른들 서운하실지도 모른다면서 킹크랩 포장해서 제 손에 쥐어주고선 인사라도 다녀오라며 내보냈습니다.
인사는 금방이니 흔쾌히 집 나서면서 금방 나올테니 이따 데이트하자며 저희 엄마랑 동생을 시댁 근처 카페에서 기다리게 했습니다.
집에 가서 인사드리고 한 시간쯤 후에 나갈 계획이었는데 분위기가 그렇게 되질 않아 한 3~4시간 있게 되었고, 그제서야 핸드폰을 보니 엄마가 기다리다 먼저 간다며 남긴 카톡을 보고 뭔가 울컥했어요.
조용히 남편을 불러 가봐야될 거 같다 했더니 조금 뒤에 `OO이도 부모님이랑 저녁 먹어야되지 않겠냐고 데려다주고 오겠다`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시어머니가 딱 그랬어요.
"너네 엄마는 뭐 딸 시집 보낸 거 같지도 않겠는데? 결혼을 해도 너네 집에서 자고, 하나도 안서운하겠는데? 결혼을 했는데 연애때랑 똑같네? 우리 때는 친정은 없이 시댁밖에 없었는데~"
순간 눈물이 나서 주저앉아서 울까,화를 낼까 고민했습니다.
차마 그러지는 못하고 표정은 굳은 채로 하하...하면서 서있었고, 집에 가자는 남편 말에 허겁지겁 나와 울면서 집에 갔습니다.
그러고나서 남편이 집에 돌아가 부모님이랑 엄청 싸웠다고 하더라고요.
내가 결정한 건데 애한테 왜 그러냐며, 그런 식으로 하니까 요즘 부부들 집에 안내려오고 여행이나 가는 거라고, 이런 식이면 나는 집에 안내려오고 OO이만 엄마보러 집에 가라고 할 거라면서.
그렇게 연말을 우울하게 보내고 올라와 31일 마지막 날,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카톡을 보냈습니다. 늘 그랬듯이. 아무렇지 않게. 감사하다며, 새해에도 함께 행복하자고..
근데 씹혔어요..
그럴 수 있죠, 그렇게 생각했는데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아무렇지 않게 원래대로 전화를 하고 카톡을 해도 씹으시거나 시동생이 받거나 그러더라구요.
이건 아니다싶어서 밥 먹다가 펑펑 울며 남편에게 털어놓았습니다.
"내가 뭘 그렇게 잘 못 했냐. 전화 매일 드리고 뭐 필요하시다길래 사다드리고 찾아드리고, 집에 가면 오빠보다 먼저 일어나 밥 차리는 거 도와드리고 설거지하고 과일깎고 항상 엉덩이 가볍게 있는데.
같이 협의하고 간 건데 뭐가 그렇게 잘 못 된 거라고 내가 그런 말까지 듣고 집에서 나왔어야했냐.
내가 부모가 없냐, 어째서 요즘 세상에 시댁에 먼저냐 우리 집도 있는데. 우리 엄마가 왜 나 결혼시켜서 서운해야되는 거냐, 그럼 어머니도 똑같이 서운하시라고 오빠 뺏어가면 되는 거냐.
집이 각자 멀면 한 사람 집에 가면 한 사람은 집에 가지 못하지만, 우린 집이 가까우니 그걸 이용해서 각자 쉬자고 협의한 거 아니냐, 내가 왜 그런 말 들어야되냐.
우리도 성인이고, 우리도 한 가정이다. 앞으로 우리가 한 결정에 대해 그 누구라도 관여하고 깨려고하면 난 안참겠다. 이혼이라도 하겠다"
이런 식으로 울면서 쏟아냈더니 남편도 그저 미안할 뿐이라며 니가 힘든 거 안다고 계속 미안하다고만 하네요.
근데 저는 남편에게서 미안하다는 말 듣고싶지도 않아요.
남편이 미안하다고 수십 번을 말해도 전혀 풀리는 거 없이 계속 속상하고 우울하고 스트레스받아요.
어느 누구는 전화도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이면 된다 뭐 그리 자주 드리냐 너무 애쓰지 마라 그러는데
저는 그냥 제 나름대로 예쁨받기 위해 노력을 한 거였어요.
근데 수십 번 잘하고도 단 한 번 맘에 안든다고 이렇게 팽당하니까 다 너무 질리고 싫어졌어요. 노력하기도 싫고.
제가 예민한 걸까요?
아니면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할까요?
그 어떤 형태의 조언이어도 좋으니, 저 좀 도와주세요 제발....
신혼 50일, 시어머니와 갈등 도와주세요 제발
매사에 울고불고 그런 성격은 아닌데, 겪지 못했던 일들과 듣지 못했던 말들, 모두 처음이라 당황함에 그만 한번씩 울컥울컥했던 거 같아요..
조언과 쓴소리 다 하나하나 읽었습니다!
언니처럼, 엄마처럼 제 마음 잘 알아주시고 토닥여주신 분들의 말씀도,
등신(?)이니 울보니 뭐니 정신 번쩍 들게 할만큼 쓴 말씀도 다 읽었습니다..
처음부터 나는 며느리로서 이쁨받아야만 한다는 강박관념까진 없었어요.
누구나 그렇듯 결혼이 처음이고, 당연히 어른이니 예의 바른 모습만 보이고 싶었고, 그래도 새로운 가족이니 이왕이면 미움 사는 것보다 이쁘다 소리 들으면 화목하니까 노력해본 건데
많은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니 그게 꼭 정답은 아니었나보네요.
어느 분의 말씀처럼, 앞으로 시어머니가 아닌 동네 어느 아주머니 대하듯 그냥 그렇게 놓을 거 놓고 살아보려구요.
이제 신혼 50일 갓 넘었으니 첫 단추 꿰는 데 늦지 않았겠죠? 첫 단추 잘 꿰어서 앞으로 저를 좀 더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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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로 결혼식 올린지 54일 되는 아주아주 신혼인 20대 여자입니다.
보기엔 행복하기에도 벅찰 신혼인데, 요즘 하루에도 수십 번 우울하다가 즐겁다가, 슬프다가 행복하다가 나쁜 생각도 계속 들고 기분이 오락가락하네요.
지인한테 털어놓자니 가십거리만 될 거 같고 창피해서 심리상담소나 정신과를 찾아보다가,
최후의 방법(?)으로 제가 혹시 지나치게 예민한 건지 진지하게 조언을 구하고자 글 씁니다..
글이 길게 느껴지실 수도 있지만 그저 냉정하게, 제가 예민한 건지 아니면 앞으로 어떻게 해결을 해나가야되는지 인생 선배님들의 현명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너무 힘들어요...
글이 너무 길거나 바쁘시다면 중간쯤 연말 얘기부터라도 읽어주세요..
우선 저희는 10년 연애를 끝으로 작년 11월에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양가에 결혼 허락받는 것도 수월했고, 예단 예물 없이 둘이서 속닥하게 결혼 준비도 잘 마쳤습니다.
문제의 시작은 결혼을 약 3달쯤 앞둔 어느 날이었습니다.
저와 남편, 시어머니 셋이 차를 타고 가다가 제가 '착하다'라는 것에 대해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제가 거기서 "네, 맞아요. 저는 어릴 때부터 성격이 지나치게 남을 생각해서 그런지 부모님께도 이거 해달라,저거 해달라 조르지도 못하겠더라구요~"라는 식의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시어머니가 기다리셨다는 듯 그러시더라구요.
"그래, 니가 착한 건 참 좋은데 딱 거기까지다. 결혼한다하기 전이야 그저 아들 여자친구고, 어찌보면 남이니 뭘 해도 이뻤는데, 결혼하겠습니다 하고나서부턴 내 식구라고 생각했더니 항상 그 자리더라.
집엘 와도 어머니~하면서 안기는 거 없이 늘 한결같이 안녕하세요~하면서 들어오고, 연애 때랑 똑같길래 나도 그때부터 그래, 여기까지다 싶어서 나도 딱 시어머니로서만 있어야지 싶었다. 앞으론 너네 부모님이든 나한테든 너무 어른스럽게 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날 운전석에 있던 남편은 몰랐겠지만 조수석에 있던 저는 뒷좌석이 계시던 시어머니 몰래 눈물도 흘렸습니다.
성격이 이런 건데, 그저 어른 공경하고 배려하고 예의를 차린 건데 그게 미워서 선을 그으셨다니 충격을 좀 받았죠..
그래도 어째저째 시간이 지났고 결혼 한 달을 남긴 날, 미리 들어와 살고 있던 저희 신혼집에 시부모님과 시동생이 놀러왔습니다.
저녁까지 하루종일 쇼핑도 같이 하고, 맛난 것도 먹고 놀다가 들어왔는데 갑자기 제게 주실 선물이 있다며 몰래 준비해오신 뜨개가방을 주시더라구요.
감사하다고 들어보고 그러다가 직접 뜨개질하셨냐 여쭤보았더니 지인분께 부탁을 하셨다고하셔서, 아 내 생각 많이 해주시나보다 했어요.
근데 그러시더라구요.
"하나만 떠 달라고 부탁했더니 누구 주게? 이러길래 그냥 20대 딸이 들거라고 했는데 며느리될 애 줄 건가보네~별로 이쁘지도 않다면서 선물주려고?라고 하더라. 그래서 그래 뭐 이쁘지는 않은데 어쩌고 저쩌고~"
뒤에 말씀 잘 듣지도 못했어요. 속이 상해서.
뭘 그렇게 잘 한 것도 아니지만 못한 것도 없는데, 결혼은 아직 하지도 않았고 저랑 뭘 딱히 한 것도 뭐도 없는 그런 사이인데 벌써부터 뭐가 그렇게 맘에 안드신다는 건지 헷갈리고 숨이 막혔어요.
그래도 참다가 소파에서 시어머니와 시동생, 저 3명이서 대화를 하는데 그 와중에 또 "니가 그렇게 이쁘진 않지만~"이라는 얘기가 나왔고, 시동생이 요즘 누나같은 여자가 어딨냐며 편들어주는 상황이 또 생겼죠.
꾹꾹 참다가 건조기가 다 돌아서 빨래 개어놓자길래 벌떡 일어나 베란다로 갔는데, 시동생이 따라오더라구요.
"누나, 저는 누나가 정말 잘 하고 있는 거 알고 착한 거 알아요. 저희 엄마가 좀 세게 말하시는 거 알지만 상처받지 말고 새겨듣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 말 듣자마자 그냥 고맙고 서럽고 속상하고 그런 복잡한 맘에 빨래 꺼내다가 울었습니다.
울고 있는데 빨래가 많냐며 오신 시어머니때문에 얼른 그치고 다 같이 빨래를 들고 거실로 나갔는데 도저히 못참을 것 같아서 다리미 가지고 오겠다며 무작정 방으로 들어갔어요.
마침 방에 있던 남편이 눈물 범벅으로 들어오는 절 보고선 "OO이 울잖아!"라고 외치니, 시어머니가 달려오셔서 막 웃으셨어요.
뭐 다행히 막 비웃는 웃음은 아니구요..
`나는 항상 니가 선을 긋고 그러길래 냉정하고 차가운 줄 알았는데, 우는 거보니까 여린 애였네. 미안하다`며 귀엽다는 듯이요.
그 날, 새벽까지 시어머니랑 단 둘이 대화하다가 잤습니다.
니가 여린 줄 몰랐다, 니가 선을 긋길래 나도 딱 시어머니로서만 행동하겠다 맘 먹었었었다, 미안하다 주로 그런 얘기..
그렇게 서로 풀었다고 생각을 했고, 무사히 결혼식도 다 마쳤죠.
그리고 저는 그 날 이후 별 일 없으면 하루에 한 번은 꼭, 퇴근하면서 시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예쁨받아보겠다고.
엄청 좋아하셨어요, 무뚝뚝한 아들은 연락도 안하는데 매일매일 연락해서 저녁은 드셨는지, 오늘은 뭘 하셨는지 미주알 고주알 떠들었더니..
시동생도 굳이 집으로 초대해서 없는 요리실력 발휘해서 고기반찬에 찌개에 한 상 푸짐하게 차려서 밥 해먹이고 같이 챙기니까 너무 좋아하셨어요. 다른 식구들한테 며느리 너무 잘한다고 이쁘다고 자랑하고 다니신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렇게 평온할 줄 알았어요.
저희 신혼집과 친정, 시댁이 차로 5시간 이상 거리에 있고 친정과 시댁은 차로 5분정도 거리에 있어요.
보통 금요일 퇴근 후 내려가면 토요일 새벽 1시에 도착하고, 토요일 하루 쉬고 일요일 오후 3시 전에는 떠나야 저녁 맞춰서 집에 도착합니다.
그래서 연말에 저희 둘이 협의를 했습니다.
- 12월 28일(금요일)에 연차를 쓰고 목요일에 내려가자.
- 명절, 연휴 때면 이 집, 저 집 잠자고 인사하기에 시간이 충분하지만 이렇게 연차쓰고 휴식하러 가거나 주말에 갔다오는 경우엔 시간도 없으니 각자 집에서 쉬자.
- 더군다나 안하던 집안 일을 하다보니 많이 지치길래, 난 오빠 집에 가면 못 쉬고 엉덩이 가볍게 있어야하고 편치 않으니 각자 집에서 엄마 밥 먹으면서 쉬다가 오자.
둘이 협의됐고, 각자 부모님께 미리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연말에 내려갔는데, 막상 저희 부모님은 시댁 어른들 서운하실지도 모른다면서 킹크랩 포장해서 제 손에 쥐어주고선 인사라도 다녀오라며 내보냈습니다.
인사는 금방이니 흔쾌히 집 나서면서 금방 나올테니 이따 데이트하자며 저희 엄마랑 동생을 시댁 근처 카페에서 기다리게 했습니다.
집에 가서 인사드리고 한 시간쯤 후에 나갈 계획이었는데 분위기가 그렇게 되질 않아 한 3~4시간 있게 되었고, 그제서야 핸드폰을 보니 엄마가 기다리다 먼저 간다며 남긴 카톡을 보고 뭔가 울컥했어요.
조용히 남편을 불러 가봐야될 거 같다 했더니 조금 뒤에 `OO이도 부모님이랑 저녁 먹어야되지 않겠냐고 데려다주고 오겠다`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시어머니가 딱 그랬어요.
"너네 엄마는 뭐 딸 시집 보낸 거 같지도 않겠는데? 결혼을 해도 너네 집에서 자고, 하나도 안서운하겠는데? 결혼을 했는데 연애때랑 똑같네? 우리 때는 친정은 없이 시댁밖에 없었는데~"
순간 눈물이 나서 주저앉아서 울까,화를 낼까 고민했습니다.
차마 그러지는 못하고 표정은 굳은 채로 하하...하면서 서있었고, 집에 가자는 남편 말에 허겁지겁 나와 울면서 집에 갔습니다.
그러고나서 남편이 집에 돌아가 부모님이랑 엄청 싸웠다고 하더라고요.
내가 결정한 건데 애한테 왜 그러냐며, 그런 식으로 하니까 요즘 부부들 집에 안내려오고 여행이나 가는 거라고, 이런 식이면 나는 집에 안내려오고 OO이만 엄마보러 집에 가라고 할 거라면서.
그렇게 연말을 우울하게 보내고 올라와 31일 마지막 날,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카톡을 보냈습니다. 늘 그랬듯이. 아무렇지 않게. 감사하다며, 새해에도 함께 행복하자고..
근데 씹혔어요..
그럴 수 있죠, 그렇게 생각했는데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아무렇지 않게 원래대로 전화를 하고 카톡을 해도 씹으시거나 시동생이 받거나 그러더라구요.
이건 아니다싶어서 밥 먹다가 펑펑 울며 남편에게 털어놓았습니다.
"내가 뭘 그렇게 잘 못 했냐. 전화 매일 드리고 뭐 필요하시다길래 사다드리고 찾아드리고, 집에 가면 오빠보다 먼저 일어나 밥 차리는 거 도와드리고 설거지하고 과일깎고 항상 엉덩이 가볍게 있는데.
같이 협의하고 간 건데 뭐가 그렇게 잘 못 된 거라고 내가 그런 말까지 듣고 집에서 나왔어야했냐.
내가 부모가 없냐, 어째서 요즘 세상에 시댁에 먼저냐 우리 집도 있는데. 우리 엄마가 왜 나 결혼시켜서 서운해야되는 거냐, 그럼 어머니도 똑같이 서운하시라고 오빠 뺏어가면 되는 거냐.
집이 각자 멀면 한 사람 집에 가면 한 사람은 집에 가지 못하지만, 우린 집이 가까우니 그걸 이용해서 각자 쉬자고 협의한 거 아니냐, 내가 왜 그런 말 들어야되냐.
우리도 성인이고, 우리도 한 가정이다. 앞으로 우리가 한 결정에 대해 그 누구라도 관여하고 깨려고하면 난 안참겠다. 이혼이라도 하겠다"
이런 식으로 울면서 쏟아냈더니 남편도 그저 미안할 뿐이라며 니가 힘든 거 안다고 계속 미안하다고만 하네요.
근데 저는 남편에게서 미안하다는 말 듣고싶지도 않아요.
남편이 미안하다고 수십 번을 말해도 전혀 풀리는 거 없이 계속 속상하고 우울하고 스트레스받아요.
어느 누구는 전화도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이면 된다 뭐 그리 자주 드리냐 너무 애쓰지 마라 그러는데
저는 그냥 제 나름대로 예쁨받기 위해 노력을 한 거였어요.
근데 수십 번 잘하고도 단 한 번 맘에 안든다고 이렇게 팽당하니까 다 너무 질리고 싫어졌어요. 노력하기도 싫고.
제가 예민한 걸까요?
아니면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할까요?
그 어떤 형태의 조언이어도 좋으니, 저 좀 도와주세요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