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거말) 무당 고모의 올챙이꿈 손님

ㅇㅇ2019.01.11
조회18,326
고모가 무당일을 하시는데 얼마전에 받은 손님이 좀 흔하지 않은 케이스라 자꾸 머릿속에 남아 글을 씁니다.

일단 저는 미신을 잘 안 믿는편에 속하지만 그렇다고 고모가 하시는 일에 대해서도 딱히 별 생각 없음..

세상에 그런 직업이 있으니 하는가 보다 정도.

일의 시작은 11월인데 정확히 기억하는게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고모께 전화가옴.

쓰다보니 음슴체네요 ^^;;

-너 뭐함?

빼빼로 만들려고 장보는데

-나도 끼워주라.

남친 생겼어요???

-아니 그냥 놀러갈라했는데 나도 같이하자.

몇시 도착?


갑자기 놀러오신다길래 같이 빼빼로를 만들어 먹은 날이었음.

그런데 막상 와서 뵈니 기분도 별로 안좋아보이시고 힘이 없어보여서 걱정되는 맘에 만들기는 내가 만들면 되니까 앉아서 쉬시라 하니까 굳이 같이하고 싶다고 하심.

그러고 다만들고 초콜릿 굳히는 동안 짜투리랑 음료수 까내서 같이 먹는데 고모님이 말하심.

아이제 좀 살겠다고.

오느 기분 나쁜일 있었냐하고 물으니 젊은 남자손님 하나 받았는데 종일 재수가 없어서 놀러왔다고 함.


예전에 나랑 양갱만들어먹고 간 날 있었는데 그때 일이 생각나서 왠지 빼빼로데이 그냥 안넘기겠지 싶어서 연락하셨다고 함.

그래서 손님이야기 좀 해달라고 조르니까 해주는 말이.

올챙이꿈을 꿨는데 너무 이상해서 왔다고 하는 거임. 한 번 꿈꾼거면 개꿈으로 넘기는데 세 번 꾸니 보통 꿈은 아닌거 같고 복권도 사봤는데 아닌것 같다 함.

그 꿈 내용- 기분 나쁜 올챙이를 어찌저찌하여 먹었는데 씹으니까 내장터지고 피비린내나고 입안에 내장 굴러다니는 꿈이라고;::

그 피비린내가 너무 생생해서 스스로도 너무 불길하게 느껴진다는 것임.

고모 바로 그손님께 여자 임신시켰냐 딱잘라 말하니 남자 그런 일 없다고 함.

그러고 아무 말 없음. 그럼 더이상 할 이야기 없으니 돈낼 필요도 없고 그냥 돌아가라함. 고모님 그길로 재수없어서 문 걸어잠그고 끙끙 앓다가 나한테 연락한것임.

고모님이 모신다는 신이 어려서 그런가 유독 아이 관련된 일 상담 받고나면 한동안 끙끙 앓음.

보통 유산 잘되고 임신 잘 안된다고 오는 여성 손님들 많은데 그 중에서도 젊었을적 낙태경험으로 임신이 잘 안되는 경우 상담해주고 나면 끙끙 앓음.

그런데 아까 말한 양갱 만들어 먹고 간 날 기분이 트여서 혹시나하고 나를 찾아 온 것임.

내가 집에서 간식 만들어 먹는 거 좋아해서 종종 많이 만들면 여기저기 나눠주고 그럼.. 암튼

이번에는 집에 사과가 썩어나서 사과타르트랑 쨈 만들어 먹으려고 했는데(사실 힘들어서 쨈은 만들지 말까 하던 중) 전화가 옴.

-머하니?
-사과 어쩌고..

-잘됐네 나도 갈래.

-설탕 사와(쨈도 만들어야지)

그래서 오늘도 기분나쁜 손님 받았냐하니 저번에 그 올챙이꿈 상담받으러 온 그 사람이라고 함.

사귀던건 아니고 성적으로 만나던 여자가 있는데(감이 오죠?)
귀찮게해서 연락 끊었다 함. 근데 알고보니 그 여자가 임신했고 연락이 안되니 스스로 낙태했다고 함.

무당만나고 찝찝해서 연락했는데 여자는 낙태해서 좀 힘들어하는거 말고는 별일 없는거 같은데 계속 뭔가 본인일이 재수없다고 함.

여기서 고모는 사실 남자가 임신사실알고 연락 끊은거 같다고 했는데 일단 남자가 그리 말하니 가만히 있었다고 함.

그래서 뭐 어떻게 해주면 좋겠냐니깐

혹시 그 일로 자기 일이 잘안풀리는 거면 어떻게 좀 해달라함.

고모 금액 제시함.

젊은 남자라 그런지 돈없다고 아깝다함.

그럼 그냥 가라함.

사기꾼이라고 욕하면서 갔다함.

고모도 이런 경우는 흔하지 않아서 좀 놀랐다함. 보통 아기귀신이 들러붙으면 가장 가까이 붙어있었던 엄마한테 영향을 주거든?

그런데 이번경우는 아무래도 그게 아빠한테 갔다함. 남자 이야기만 듣고 아무것도 안했으니 자세한 사정이야 모르겠지만 고모의 생각만 말하자면 그 낙태한 여자가 남자를 엄청 원망하고 저주해서 그리 들러 붙은것 같다함.


낙태란게.. 사실 벌여져도 남자는 두눈 감고 귀막으면 땡이잖아. 그런데 업이란게 결국은 쌓이는 거구나 싶어서 계속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