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쿨의 아기낳기 수기

라쿨200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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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예비 엄마들이 출산에 대한 두려움으로 걱정들하고 있죠?

그래서 미리 매맞은 제가 그 궁금증과 두려움을 줄여드릴려고 글을 올립니다.

저도 지난 1월 18일 새벽까지만해도 임출에서 출산에 대한 궁금증을 풀던 어리버리 예비 산모였습니다.

 

1월 18일

새벽 4시 : 생리를 하는 듯한 느낌에 눈이 번쩍!

화장실에 가서 확인해보니 팬티가 흠뻑 젖어있고 약간의 핏기가 비쳐보임.

'이게 이슬이 비치는건가?'하고는 우선 병원에 전화로 물어봤죠. 병원에서는 이슬이 비친 것 같다며 이슬이 비치고 바로 아기를 낳는 경우도 있고 며칠 후에 낳는 경우도 있다고 했습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불을 켠채 자리에 누웠습니다.

배가 싸르르..싸르르..아픈 것이 마치 생리통같더라구요.

시계를 보니 그 간격이 5분, 3분 이렇게 되는겁니다.

제가 알기론 15분 간격 후에 10분 간격, 5분 간격으로 배가 아파야 하는데 밑도끝도 없이

자다말고 일어나자마자 5분 3분 간격이니 이것이 가진통인지 진진통인지 도대체가 헷갈리더라구요. 병원에 몇번 더 전화 통화를 했고 병원에서 9시에 문을 여니 그 때 와도 되지만 그 전이라도 불안하면 오라고 했죠.

 

새벽 5시 : 새벽에 적어놓은 준비물을 신랑과 가방에 주섬주섬 챙기고 의료보험카드와 산모수첩 등을 챙겼습니다. 혹시 일어날지 모르는 비상사태를 위해서요.

그리고 진통을 하면서 신랑을 해꼬지 할까봐 손톱도 짧게 잘랐죠.

저희는 차가 없는 관계로 택시를 타야했습니다. 병원에 가는 길에 차 안에서 진통이 오는데 그 느낌은 마치...소변을 누고 싶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용변의 욕구보다는 약간의 통증이 수반된 것이었습니다. 남들은 대변이 마려운거 같은 느낌이라던데 나는 왜 소변이 마려운걸까..하는 생각에 차 안에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습니다.

 

아침 6시 : 병원에 도착하자 당직 간호사가 제 배에 NST검사와 같은 크다란 청진기를 갖다 붙이고 제 아래를 검사합니다. '많이 진행이 되었네요'

그럴리가...나는 제대로 된 진통도 못 느꼈는데 무슨 진행이 혼자서 그렇게나 많이 되었단 말인가..

그리고 양수는 이미 터졌기 때문에 항생제도 맞았습니다. 양수는 우리 생각처럼 퍽! 하고 철철 흐르는게 아니었나 봅니다. 조금씩 팬티를 적시는 경우도 있고 주르륵 흐르는 경우도 있다더군요.

그 때부터 허리가 더욱 아파지며 소변이 아닌 대변이 마려운 것처럼 아래로 무언가가 밀고 내려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아프냐구요? 아픕니다. 저 같은 경우는 허리를 누군가 마구 잡아당기는 것처럼 아팠습니다.

심한 변비를 앓아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이 때 많은 사람들이 지독한 변비로 아랫배가 뒤틀리는 것 같다고 하더군요.

저는 마치 영화처럼 에일리언이 툭! 하고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생각도 했던거 같습니다.

통증때문에 머리맡의 철제 난간을 손으로 잡아당기며 버티고 있는데 이 때 허리가 침대에서 좀 뜨게 됩니다.

간호사는 저를 혼내며 진통하며 허리가 뜨게 되면 아가가 다칠 수 있다고 매번 허리를 들지 말라고 하더군요.

혼나기를 몇차례 하다가 화가 났습니다. 대체 어째야 허리가 뜨지 않는단 말인가!!

여러분 이런 경우 머리맡의 철제 난간을 손으로 잡아당기지 말고 꼭 쥐고는 밀면서 진통하세요.

난간을 밀게되면 몸이 발쪽으로 밀려가는 듯해지면서 허리가 침대에 잘 밀착이 됩니다.

간호사 왈 ‘산도가 좁으니 아기 낳을 때 고생할 수 있다. 진행이 이미 많이 된 상태기 때문에 지시에 잘 따르면 금방 아기를 낳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힘들어진다’ 더군요.

그래서 하라는 대로 열심히 했습니다. 제 아랫부위를 넓히기 위해 손으로 마구 휘저어도 참고 링겔을 여기저기 꽂아보는데도 참았습니다.

안타까왔던 신랑은 미리 알아봤던 내용들을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무통 분만 시켜주세요 - 산모가 이미 진행이 많이 되어서 지금해도 소용없습니다.’ ‘그럼 그네 분만 시켜주세요 - 그네분만도 진통이 진행되는 중간에 사용하지 거기서 출산을 시키지 않습니다. 이 산모는 그런거 필요없습니다.’ ‘그럼 수중분만이라도 시켜주세요 - 수중분만은 여러가지 문제가 많아서 저희 병원에서는 실시하지 않습니다.’ 결국 관장도 못한 저는 신랑과 손을 맞잡고 기도밖에 할게 없었죠.

 

아침 7시 : 드디어 무지하게 썰렁하고 무드없는 분만실로 옮겼고 의사샘이 올 때 까지 기다렸습니다.

진통으로 힘을 주던 도중…항문에서 무언가가 작고 매끄러운게 쏘옥~! 나와서는 아래에 받쳐놓은 철로 된 무언가에 ‘탱~!’소리를 내며 떨어졌습니다. 뭐냐구요? 아마도 그건….통증에 몸부림치다 빠져나온…응가였겠죠.

너무 무안한 저는 신랑의 귀에 속삭였습니다. ‘나 아무래도 똥눈거 같아..’ 라쿨의 아기낳기 수기

드디어 의사샘이 들어오고… 티비에서 보면 허리 아래로는 산모가 보지 못하게 천으로 가리던데 그런거 전혀 없더군요. 무지하게 민망한 포즈와 분위기였지만 어서 이 고통에서 벗어나야한다는 생각에 그런걸 따질 겨를이 없었습니다. ‘밖으로 소리내지 말고 읍!하면서 아래에 힘을 주라’는 의사와 간호사의 지시에 나도 어떻게 맞춰보려 했지만 도대체 어쩌라는 건지 어떻게 해도 그들의 맘에 들지 않는 겁니다.

이 때 얼굴에 힘을 주면 아래에 힘이 들어가지 않으면서 나중에 얼굴 모세혈관이 터져 고생하니 여러분들도 미리 연습을 해보세요.

이상하고 민망한 자세와 살벌한 분위기, 똥꼬가 터져나갈 듯한 고통의 몸부림… 신랑은 제가 힘을 쓸 수 있도록 제 등을 받쳐주며 펑펑 울고 있었습니다.

마취가 되고 아래 살을 트는 느낌이 들고는 의사샘이 또 제 아래를 마구 휘젓습니다. 제 머리 속에는 온통 ‘최대한 시키는대로 열심히 해서 어서 이 고통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아침 7시 22분 : 정신없이 똥꼬가 터져나가던 말던 다리에 쥐가 나던 말던 처절하게 도리질쳐가며 힘주다 정신이 아득해지며 아래가 따뜻해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슨 일인지 알아채지 못했죠.

그런데 간호사가 그럽니다 ‘7시 22분 사내아이입니다’ 라쿨의 아기낳기 수기

벌써 낳은건가? 나는 이제부터 시작인데…아직 더 고생할 용의도 있는데….암튼 등뒤에서 펑펑 울던 신랑은 뭔지도 모르고 눈물을 닦으며 간호사가 확인시켜주는 아기를 보더라구요.

간혹 병원에서 아기가 바뀌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아기의 얼굴 특징을 확인하고 절대로 바뀌지 않도록 잘 기억해뒀습니다.  여러분도 반드시 그렇게 하세요.

그런데 아기를 낳은 것으로 끝이 아니더라구요. 아기가 팔찌를 차는 동안 의사샘은 제 아래에서 또 태반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습니다. 태반이 나온 후 또 바늘과 실로 아래를 꼬매는데…아무리 마취가 되었어도 이건 무척 기분 나쁜 느낌이고 아프고 흐르는 피를 닦아 줄 때도 아프고..암튼 기분 나쁩니다.

아래를 꼬매는 건 좀 지루할 정도로 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 항생제 주사를 맞고 휠체어에 저를 태우더라구요.

에이씨..허리 아래로는 지금 벌집을 쑤셔놓은거 같건만 앉으라니…그래도 서서 가라는 것보다는 고마워서 덜덜 떨면서 앉았습니다. 발도 엄청 시렵고 무척 추웠습니다.

 

아침 8시 : 병실에 와서는 많은 산모들이 기절한듯이 잔다는데…저는 도대체가 잘 수가 없었습니다. 꼬맨 부위도 너무 아프고 다리도 너무 저려서 말이죠. 산모용 기저귀를 갈러 화장실 갈 때는 링겔바늘에서 피가 역류를 해서 고생도 하고요.

그리고 여러분! 젖몸살이라는거요 미리 예방하려면 젖이 불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바로 아기에게 젖을 물리세요. 자매들 모두 젖몸살로 고생했는데 멀건 젖부터 먹인 저는 젖몸살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아기 낳은 후에 대변보는 일이 무척 고생이라고 저희 엄마는 차라리 애기를 한번 더 낳는게 수월하다고 하던데 요새는 병원에서 약을 줍니다. 변이 부드럽게 나오도록 하는 약이죠.

 

이렇게 해서 저 라쿨은 우리 두비를 새벽 4시부터 아침 7시 22분까지 낳았습니다.

실제로 진통을 본격적으로 느낀 건 두시간 반정도… 정말로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낳았죠.라쿨의 아기낳기 수기

저는 비록 산도가 좁았지만 아기 몸무게가 2.76kg이었고 머리가 작았고 무엇보다도 의사와 간호사가 하는 말을 그대로 따라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된다 하더라도 그들이 말하는대로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요.

제 글을 읽으신 분들이 ‘에게..겨우 진통 그것 밖에 안했어? 우린 좀 더 고통스러운 경험담을 원해’하실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는 예전부터 속으로 항상 생각했었습니다. ‘나는 왠지 진통도 오래 안하고 아기를 쑴풍 낳을거 같아’ 라고요. 스스로에게 항상 최면을 걸었었죠. 그러니까 여러분들도 이틀씩 고생하면서 아기 낳은 산모들 경험담에 지레 질려서 무서워 하지말고 저처럼 스스로에게 최면을 거세요.

아기는 진통을 겪으면서 낳는 것도 힘들지만 낳고 난 후에도 무척 힘들거든요.

그럼 이상은 먼저 매맞은 라쿨의 아기 낳기 수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