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꼭 가져야 할 이유가 있나요?

DINK2019.01.18
조회752
안녕하세요,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요즘 들어 만나고 있는 좋은 사람과의 미래를 생각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출산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는 중인데...

문제는 제가 아기를 별로 좋아하는 성향도 아닐뿐더러

제 커리어 (장차 연구직)에 영향이 올 수도 있어

아이를 갖지 말자 딩크족으로 살까 얘기를 하는 중입니다.

글을 참 많이 찾아봤습니다.

나중에 후회된다는 딩크족도 있었고,

쓸쓸함에 대한 두려움에 마음을 바꿔 아기를 가진 딩크족도 봤습니다.

근데 제가 봤을땐 아기를 가져도 본인에게 좋을 성향이 있고,

오히려 좋지 않을 성향도 있는 것 같아서요....

애초에 제 성향 자체가 누군가를 케어하는 걸 귀찮아하고,

싫어하고, 잘 못합니다.

제가 아는 것을 남에게 또 가르쳐야 하는 것이 귀찮아요.

과외를 하더라도 단순히 내가 돈을 벌려고 가르치는 것이지,

누군가를 가르치고 그 사람이 발전하는 걸 봄으로서 보람을

느끼고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못하기도 했고)

사람 대하는 것 자체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서비스직 알바? 이런 거 정말 왜하는 지 모를 정도로

힘들어했고, 남에게 맞추는 것 자체가 저에겐 짐이자 고통입니다.

사람에 대해 무관심한 편인데, 서빙을 해야하는데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기가 너무 싫고 어색했어요.
(그만 뒀죠 얼마 안가..)

그래서 제 전공과 미래 커리어도 최대한 사람과의 접촉이

적은 분야입니다. 연구직이라 사람에 의해 영향 받는 일은

다른 분야보단 적어서요...

무슨 이유에서든 제 감정에 기복이 생기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소모적이고 힘듭니다.

친구들이랑도 싸우면 그 이후로 정 떨어져요,

싸우면서 정든다 하는데 전 아닙니다 절대 ㅋㅋㅋㅋㅋ

아기를 낳고 키우면 행복한 지옥이라고 하던데...

그럼 그 엄청난 감정 기복과 스트레스를 견뎌야 하는 건데,

글쎄요.... 굳이 그런 걸 견뎌서 얻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되요.

제 핏덩이라고 하더라도 제 맘에 안들면 사랑이 줄어들 것

같은 이유도 있어요.

저는 누굴 만나도 대화 방식, 문제 처리 방식, 이런 것들이

저와 맞지 않고 충돌을 일으키면 관계를 해제시키는

사람이고, 해제를 못하면 스트레스 엄청 받죠.

제가 이런데 아기랑은 어떨까요..

아기랑 무슨 대화를 하겠습니까.....

말이 통하면 그게 아기일까요..

말도 안통하는 아기 사람과 하루종일 같이, 아니 평생을

같이 한다고 하면 감당이 될 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인내심과 희생 정신이 생겨날 수도 있겠지만,

아니 아기가 생기면 생겨나겠지만...

저는 계속 스트레스 받고 힘들 때마다 물어볼 것 같습니다.

왜 나는 이 일을 하고 있는 거지..?

저는 모든 인생의 선택의 나의 행복과 직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저는 행복하기 위해 사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아기를 낳아서 나는 과연 행복할 것인가?

아기를 키우는 보람, 그리고 그 아이에게서 받는 사랑, 기쁨

그런 긍정적인 감정이 과연 다른 모든 부정적인 것들을

상쇄시켜줄 것인가? 라고 질문하면....

잘 모르겠어요 ㅠㅠ

저는 하고 싶은 것도 정말 많고, 배우고 싶은 것도 정말 많고,

저의 인생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제 인생의 주인공은 저라고 생각하는 주의라서요...

단순히 나의 후세를 갖기 위해 나의 현재의 자유와 행복,

그리고 미래에 있을 행복과 자유를 버려야 한다고 하면

그만큼 아기가 내 인생에 있어서 가치 있는 건 모르겠어요.

아기를 가져야 행복한 것도 아니고, 나를 알아가는 것,

그리고 이 세상을 알아가는 것 역시 늘 새롭고 신비롭고

재밌는 일인데, 그런 시간을 아기를 위해 희생하는 것에

쓰게 된다면 왠지 모를 원망감이 생길 것도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이렇게 쭉 생각하다보니,

아기는 나의 행복을 위해 낳는 게 아니라,

아기 자신의 행복을 위해 낳는 것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아직까지 그만큼 내 아기를 위한 마음이 안들기 때문에

아기를 위해서라도 낳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나중에 정말 늦어서 후회한 사람이 꽤 있는 것

같아서, 그게 계속 맘에 걸려요.

아무래도 일평생에 걸린 일이니 쉽게 결정 내리지 못하죠.

왜 후회하는 건가요 다들?

아기가 웃으면 온세상을 가진 것 같다는 데,

저는 그냥 애기가 웃는 구나 이쁘구나. 이 생각만 들고

끝일 거 같아요....

지나가는 애기 봐도 별로 감흥 없고,

가끔은 “얘네들은 동화책도 읽어줘야 하고,

맨날 데리고 업고 다녀야 하고,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것들

처음부터 다 다시 가르쳐야 하는 ‘피곤한’ 존재구나”

웃는 애기 보면 “이쁘네, 근데 저 애기가 내 애기라고

생각하면 갑자기 너무 피곤해지네”

라는 생각을 해요.


저 같은 성향을 가진 사람이면,

아기를 가지지 않는 게 나을까요?

저 같은 분들 중에 나중에라도 애기 가지신 분들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