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 덕질 메이트 있냐

ㅇㅇ2019.01.23
조회167

내 덕질메이트는 엄마다.

갑자기 생각하니까 웃겨서 글 씀 ㅋㅋㅋㅋ

 

내가 나가서 살다가 한달 전부터 엄마 아빠랑 다시 살게 됐는데 그동안 밖에 있던 짐을 다 가져왔어. 근데 내가 방탄 덕질하면서 굿즈를 진짜 엄청 많이 샀단 말이야. 박스 두 개에 방탄 굿즈 채워와서 방에 엄마랑 차곡차곡 정리하는데 너무 민망했음. 문제는 방탄소년단이랑 아미 뉴스에서만 봤지 내 딸이 아미일 줄은 몰랐다면서 엄마가 너무 재밌어하는거야;

 

엄마: "이건 뭐야?"

나: "아 그거 썸패라고 여름에 애들 휴가 간 거..그거 뜯지마뜯지마. 새거로 둘거야."

엄마: "그럼 이건?"

나: "앨범이랑 메모리즈라고 한 해를 다 기록... 이거 쓰레기 아냐! 포스터야!!!"

엄마: "뭐가 이렇게 많아.. 이 파일들은 뭐야?"

나: "아 그거 포토카드 모아둔거랑.... 아니 그냥 내가 다 정리할게 엄마 제발;"

엄마: " 그래 그럼 이 쓰레기들만 버려줄게"

나: "그거 쓰레기 아니구 포장 모아둔거야. 그리고 이건 비티21이라구 방탄 캐릭터야.."

 

진짜 엄마랑 짐 정리하면서 하나하나 다 일코해제 당했다. 엄마도 신기했는지 이것저것 다 보고 물어보는데 하.. 왜 중고딩 때 안 좋아하고 지금 이렇게 좋아하냐구 그래서 이유도 나름 말하고 덕질존도 꾸미는데 중간중간 현타 오더라. 내 덕질 인생 최대 위기라고 할 수 있었음.

 

그렇게 일코해제 당한 후에 누가 최앤지 왜 좋은지 계속 물어서 하나하나 다 대답하다가 나중에는 내가 자발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내가 힘들었을때 무슨 노래를 듣고 위로받았는지 노래 들려주면서 왜 힘들었는지까지 속내를 털어놓게 되더라. 또 시상식 기간동안 같이 보면서 엄마가 알엠 수상소감 잘한다고 칭찬하면 과거에 어떤 고난이 있었는지,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설명했다. 무대도 같이 보면서 곡에 대해 설명하고 엄마도 감탄해주고 암튼 생각보다 재밌더라. (참고로 엄마는 현대무용 좋아해서 지민이 많이 좋아해줌)

 

생각보다 글이 길어졌네. 근데 본론이 지금부터임. 내가 그렇게 일코해제를 다 하니까 그때부터 엄마도 점점 나한테 이것저것 말하기 시작했음. 엄마가 서바이벌 프로그램 이런거 좋아해서 프듀나 케팝스타 이런거 다 챙겨봤는데 요새는 보석함을 그렇게 보나보더라고? 그래서 누가 좋다, 누가 잘한다, 누가 데뷔조 들어갔다 이러면서 아침마다 나 비몽사몽인 와중에 말을 하는거야. 엄마 좋아하는 연습생들 영상 보여주면서 나한테 감상평을 바라 ㅋㅋㅋㅋㅋ 그래서 '오.. 목소리 좋다. 잘하네' 이러면 완전 초초초초 뿌듯해하면서 엄마 생각을 말하는데 재밌더라.

 

나 평소에 혼자 덕질하는 스타일이고 철저하게 일코하는 것까진 아니어도 그냥 팬인것만 알리고 딱히 그 이상 얘기 안 하는 편인데 이번에 엄마랑 이렇게 얘기하면서 덕질메이트가 이런건가 싶더라. 새로운 재미를 찾은 느낌? 덕질 인생에 덕메 한명쯤 있는것도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