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에서 가장 불쌍한 놈인줄 알았어요

ㅇㅇ2019.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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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대 중반 남성입니다.평소에 눈팅만 하다 올려봅니다.제가 5살 때 즈음 아버지는 IMF 사건 떄문에 직장에서 짤리 셨습니다.아버지는 가족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서 짤리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고, 남에게 빌린 돈을 월급으라 거짓말을 하면서 어머니에게 드렸습니다. 나중에 들통 났고 두분은 밤마다 싸움을 하셨고 이혼 전에 피가 날 정도로 싸우시다가 엄마는 저와 여동생이 아버지 처럼 거짓말 쟁이가 돼는걸 원치 않으셔서 이혼 후 어머니의 고향인 제주도로 내려와 사셨습니다. 사는 집만 봐도 저희들이 가난하다는것을 잘 알 수가 있었고 나중에 저희 이모가 사시던 집을 물려받아 거기서 살다가 나중에 물 좋은 동네의 아파트로 다시 이사와 월세로 거기에 살게 돼었습니다. (고등학교 부터)거기 까지는 저희 집안에 큰 문제는 없었는데, 고2의 봄 방학 떄 즈음에 저의 외할아버지께서 운전을 하다 전보대에 부딪히는 일이 생겼습니다. 이 사고로 할아버지는 목 뼈 아래 쪽 부터신경이 마비돼 거의 식물인간같은 상태가 돼어 한 동안 중환자실에 들어갔습니다. 문제 나이가 나이다 보니 재활은 물론 치료도 불가능해 죽을 때 까지 그 상태로 있어야 했다는 겁니다. 씻는 것도 못해 엄마를 포함해 할아버지 자식 4명이 번갈아 가며 주 3회마다 씻겨 드렸습니다. 저도 엄마가 가는 날 마다 가서 할아버지 샤워를 도와 드렸고요.이 때 까지만 해도 저는 반에서 가장 불행한 놈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그러다가 체육 자율 시간에 저와 제 친구들은 몸을 움직이기 싫어 그늘에 가서 쉬면서 애기를 나누던 도중 서로 집안 애기를 하게 돼었습니다. 저는 부모님 이혼, 가난, 외할아버지의 입원 까지 모든 일을 애기했습니다. 자랑할 만한 애기는 절대로 아니었지만, 집안 애기를 하는건 고등학교 들어오면서 처음이었기에 누군가가 들어 주기를 원했고, 그들 중 누구라도 위로해 주기를 바란 마음에 전부 애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다들 저에게 위로에 말을 건낼 만한 처지가 아니더라고요. 당시에 있던 친구는 저 말고도 4명 더 있었지만, 그들 중 누구 1명이라도 평범한 집안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애기를 꺼내 보자면 재혼 가정에 친어머니는 약간 장애끼가 있으시고 새아버지와 이붓누나는 개찬반에 이붓누나는 못생긴 주제에 인터넷 아이돌 행세를 하면서 더 돼지도 않는 애교로 보는 사람의 눈을 더럽혔다고 하더라고요.저는 제 친구들의 애기를 들어면서 내심 놀랬습니다. 다들 저 보다 나으면 나았지 더 심각할 거라고는 생각 안했거든요. 위로 받을려고 했다가 오히려 제가 위로해 줄 판이었습니다.실제로 친구 중 한명이 저에게 "우리중에서 저희 집안이 가장 나은것 같아"라고 하더라고요.남들 다 있는 아버지가 없다고 해서, 집안에 누구 한면 반 죽어간다고 해서 반에서 가장 불쌍한 놈이라 스스로 평가했던 제 생각이 그날로 완전히 무너져 내렸습니다.이후 대학들어가 알바하면서 만난 동생은 부모님이 고속도로타서 태어난 아이라고 했지만, "그래도 사랑해서 태어난 자식이니까 신경 안 써요."라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모습이 멋져 보였습니다. 그 이후 사람을 사귀면서 흔히 말하는 평범한 가정이 제 생각보다 없다는 것을 느끼고 더 이상 가정애기로 자신을 비판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을 바꿨습니다.여러분도 혹시 자신의 가정이 안 조하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제 글을 읽고 조금이라도 위로가 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세상에 부모 멀쩡히 다 있고 화목한 가정, 부자는 아니더라도 가난하지 않은 사람은 생각보다 없을 지 모릅니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봐 혹시 자기와 비슷한 가정이 있는지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