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수 10주년 기념 뻘글

ㅎㅅㅎ2019.02.04
조회38,758
문득 생각해보니 쌍수 10주년이라 쓰는 뻘글!



첨에 쌍수하려고 맘 먹은 건 늘 내 외모 평가하며 내 자존감 낮추려고 안달난 것처럼 보였던 엄마 덕분이었는데, 엄마도 사람이고 완벽할 수 없다는 건 알지만. 무튼 이 때의 엄마로 인해 난 가족과 선을 긋는 습관?이 생겨버린 상태였어


덕분에 중딩때는 정말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바닥이었고, 예뻐지고싶다는 생각보다도 그 때 당시의 내 얼굴을 갈아엎고싶다는 생각에ㅋㅋㅋ
별에별 방법으로 돈 싹싹 긁어모으고, 돈 모이자마자 근처 병원가서 상담 한 번 받고선 그날 바로 예약잡고 1주일 뒤쯤? 수술받으러 갔었어


무식하면 용감하다곸ㅋㅋㅋㅋ 진짜 다른 병원들 하나도 안 알아보고 상담도 안 돌아다녀보고, 그냥 한 번 방문한 병원에서 바로 예약 잡아버렸어.. 무슨 용기였을까...ㅎ
솔직히 돈도 그때 당시 100좀 넘게 주고했는데, 가격도 비싼 편이고했는데ㅠㅠㅋㅋㅋㅋ대체 왜 그랬는지ㅋㅋㅋㅋ..
그리고 내가 살던 지역이 진짜 산골 지방이어서 성형외과도 2시간 버스타고 나가야 있었고, 10년전이라 나처럼 중딩 졸업 하기도 전에 쌍수 한 친구들이 진짜 적었어
지금 기억나는 건 1-2명 정도? 그 친구들도 미용목적으로의 쌍수가 아니라 의료목적이었구


아무튼 패기넘치게 돈 모아서 예약까지 잡았다지만 사실 난 태생이 쫄보라ㅋㅋㅋㅋㅋ
아침에 수술하러 가고 스케치하는 내내 덜덜 떨던 기억이 생생하다
마취놓고 좀있다 정신차리니 수술중이었는데, 생각보다 수술하는 느낌이 좀 멀게? 내 일 같지 않게 느껴져서 그때까지도 실감이 안 났구.
그러다가 수술 다 끝나고 나서 의사쌤이 바로 거울 손에 쥐어주고 눈 봐보라그랬는데, 나 솔직히 이때 진짜.. 어 나 인생 망했다..라고 생각했어ㅠㅠㅋㅋㅋㅋ 세상 무너지는 느낌이 이런 거구나를 그때 처음 느껴본 것 같아


수술 직후라 붓기도 거의 없는 상태였는데, 눈이 진짜 너무너무 무서운거야.. 부분절개랑 앞트임을 했는데, 난 살면서 눈이 그렇게 터져있던 적도 없었고 실눈으로만 살았어서, 앞으로 탁 터진 눈이 그때는 너무 무섭고 부리부리하게 느껴졌었나봐

그래서 수술끝나고 회복실에서 진짜 통곡했어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 세상 무너진 듯이 울었다..
외모자존감도 진짜 바닥인데 이전과 변해있는 내 눈이 너무너무 적응 안 되고 무섭고.. 그렇더라구ㅠㅠ
앞트임도 너무 과한 것 같고. 그냥 장점이라곤 하나도 보이질 않았어

그렇게 수술하고나서 1주일을 울면서 보냈던 것 같아ㅋㅋㅋㅋ
기껏 돈들여해놓고 왜 그렇게 세상 서럽게 울었는지..
무튼 수술하고나서 1주일은 진짜 울면 안 되는데 내내 우는 바람에ㅠㅠㅠ 붓기빠지는 속도도 훨씬 더딘 느낌이었어. 첫째날보다 일주일 뒤가 더 땡땡할 정도로.


그리고 실밥 뽑을 때 간호사쌤이 내 눈두덩이 살점도 같이 뜯어준 덕분에 눈가에 흉터도 남았는데, 이거땜에 성형외과랑 싸우기도 했고ㅠㅠㅋㅋㅋㅋㅋ 물론 너무나도 어렸던 이때의 나는 제대로 따지고 오지도 못했지..ㅎㅎ
병원 선택은 처음부터 잘 했어야 함을 느꼈고.. 이 때를 계기로 이 성형외과는 생각만 해도 치가 떨려와ㅋㅋㅋ


그리고 난 이때의 쌍수를 계기로 알았는데. 난 상처가 나면 진짜진짜 회복이 늦고 붓기도 안 빠지더라구
상담받고 스케치할 때 의사쌤이 아직 어린 학생이니 라인을 일부러 엄청 얇게 잡겠다고 말했고, 실제로도 정말 얇게 잡아놨거든? 근데 소세지눈 상태로 1년을 넘게 보냈었어ㅎㅎㅎ
(솔직히 난 너무 얇게 잡으면 나중에 그냥 속쌍될까봐 좀 두껍게 잡길 원했는데, 그랬으면 진짜 난리났을 것 같아)

교칙때문에 화장도 못하고 다니지, 화장 잘 할 줄도 모르지, 붓기는 안 빠져서 쌍수 망했다는 소리 듣지..

진짜 이래저래 힘들었지만, 시간 지나면서 그 맘고생들도 점차 무뎌지고 고생하던 거 잘 까먹고 살게 되더라ㅎㅎㅎ
어쨌든 맘고생하던 시기 잘 보내고 지금은 나에게 만족하며 살고, 나에 대한 평가는 적당히 흘려들으며 살고 있어


쌍수를 하고 1년정도는 진짜 엄청 후회했는데, 다시 돌이켜
생각해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경험이었고, 정말 많은 것들이
바뀌게 된 시도였던 것 같아. 결과가 어쨌든 해볼만한 가치는 있는 도전이었어
그치만 성형은 자기 인생 최대의 컴플렉스를 고치고 싶을 때 해야하는 선택이 맞는 것 같아. 그냥 자기에게 그럭저럭 불만은 없는데 좀 더 나아지고싶어서, 주변 사람들이 뭐라고 해서 하게 되는 성형은 만족스럽기 정말 힘든 것 같더라구.


10년전 사진은 폰에 하나도 남아있지 않아서 비교할 순 없지만, 인상 자체는 정말정말 많이 달라졌어
쌍수하고 난 뒤의 내 눈이 정말 너무 무섭고 부리부리하게 느껴졌지만, 현실은 쌍수전의 내 눈이 훨씬 더 쎈캐스럽기도했고ㅋㅋ
회복하면서 앞트임도 수술 당시때보단 조금 붙는 느낌이나서, 나중에는 앞도 그냥저냥 적당히 트인 정도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
음 그리고 붓기는 정말 1년을 넘어갈 수 있음을 느꼈고,
과한 찜질은 좋지 않다는 것도 느낄 수 있던 좋은 경험이었다!

10년이 지난 지금에서는 잘 했다고 생각이 들지만, 하고난 당시에는 정말 맘고생이 심했던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