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때문에 결혼하기 싫다...

2019.02.10
조회6,445
30대 미혼 여자임.
제목대로, 엄마 때문에 결혼이 꺼려짐.
물론 엄마가 결혼하기 싫은 이유 중 첫 번째는 아님.
그러나 분명한 이유 중 하나이긴 함.


울엄마는 젊었을 적 모진 시집살이를 당했음.
게다가 엄마 당신이 착한 며느리병도 있어서, 그 강도가 더해졌음.
울아빠는 지금 무지 자상하고 가정적이지만, 젊었을 때는 남의 편이었다 함.
따라서 그 결과, 울엄마 지금 악밖에 안 남음.
그래서 주변 사람들 괴롭힘.;


이번 설도... 차례 지내고 친척들이랑 아침 먹는데.
늘 그래왔듯 버럭버럭 난리남.;
매 명절마다 이럼. 같은 레파토리로 욕하고 소리 지르고.
난 솔직히... 나중에 결혼을 한다 하면,
명절마다 보일 이런 엄마 모습이 부끄러움. ㅠㅠ
나야 딸이니 그러려니 영혼 없이 넘길 수 있지만(그래도 스트레스 받음)
이런 모습을 누군지도 모를 미래의 내 남편에게까지 보이고 싶진 않음.


친언니가 결혼해서 애가 둘 있는데, 아이들이 좀 크니 엄마 그런 모습이 아이들 교육이나 정서상 안 좋을까봐 걱정이 됐나봄.
그래서 얼마 전 엄마한테 한소리 했다가 둘이 엄청 크게 싸움.
답이 없음...
나도 몇 번 말해봤으나, 말하기도 너무 조심스럽고 또 벽에다 대고 말하는 기분. 포기함.
이런 비슷한 화두만 나와도 순식간에 버럭 시작함.; 그러고 또 똑같은 레파토리로 버럭버럭 소리 지르고 화냄.
엄마는 변함이 없겠지......


엄마의 상황이나 심정을 이해는 함.
그러나... 엄마의 힘들었던 과거를 왜 상관없는 자식들이 감당해야 하는지는 좀 의문임.
엄마는, 내가 이렇게 힘들게 살았는데 자식들이 이 정도 이야기도 못 들어주냐 하는 입장인데.
왜 자식들이 부모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야 함...
그건 부모자식이 아니라 어떤 관계라도 건강한 관계가 아니잖음.


이런 엄마를 보고 자란 나는
절대로 어디 가서 당하고 살지는 말자 생각하게 됨.
당하고 살면서 억울한 세월이 쌓이면, 속에 화만 남음.
그래서 자기 곁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게 됨.
나는 본가 가면 첫날은 좋음.
그러나 이틀만 지나면 가슴이 두근두근거림. 엄마가 또 언제 뜬금없이 터질지 몰라서.
이런 나를 엄마는 절대로 모르겠지...
만약 안다 해도, 니가 엄마한테 어떻게 그럴 수 있냐, 딸이 돼서 엄마가 그동안 살아온 모진 세월도 이해 못하고 그런 마음을 갖냐, 또 엄마 혼자 세상 억울하겠지.


그냥... 명절 지나고 답답한 마음에 끄적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