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가진 사람이 양보 좀 했으면 좋겠네요.

ㅇㅇ2019.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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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방탈 죄송해요. 너무 답답해서요.

 

직장 동료라면 동료라고 할 수 있는데, 잠시 말다툼 비슷한 거 하고

회의 끝내놓고 집에 오니 마음이 너무 착잡해서 어디 털어놓을 곳도 없네요.

 

일단 제가 일하는 곳은 방과후 수업 등을 나가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고,

대표와 담당자가 외부에서 방과후 수업 의뢰가 들어오면 저희들에게 분배해서

수업 나가게 하는 일종의 협회, 센터 같은 곳이에요.

좋은 강의안을 가지고 있어야 저희쪽으로 들어오는 의뢰가 많아져서

선생님들끼리 모여서 강의안이랑 PPT, 교재, 교구 같은 것들을 함께 만들어서

분배받은 학교로 나가 수업을 하는 형태이구요...

 

그런데 그 중 한분이 미혼이었다가 결혼을 하고, 임신 소식을 알린 지 얼마 안됐어요.

물론 대표님 혹은 저희에게 그 분이 중요한 분이기는 해요.

사범대 나오고 대학원도 나오고, 다만 건강 때문에 임용고시 준비나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는 게 힘들어서 방과후 교사 하시는 걸로 아는데

그래서 대표님이 좀 신뢰해서 그 분이 주도해서 강의를 짜거나 하는데...

 

그 분이 몸도 약하신데 임신까지 해서 지금부터 일을 그만둬야 할지 고민을 하시더라구요.

저희야 당연히 몸도 약하시니 그만두실 걸로 생각했고 저희끼리도 그 분이 그만두시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도 많이 했구요.

그 와중에 대표님이 걱정하시길래 아무래도 몸도 약하신데 임신까지 하셨으니 그만두시는 게 맞지 않겠냐 얘기했어요.

그게 실수였던 거 같아요. 그 분 안계신 자리에서 대표님에게 저희끼리 말한 거였거든요.

 

그런데 그분은 출산이 8월인데 그때까지 그냥 일을 하겠다는 생각이셨던 것 같구요.

그래서 오해가 생겼어요.

대표님이 몸도 약한데 임신까지 해서 일 못하는 걸로 알고 있었다고 하면서

3월부터 나갈 그 분 수업을 저희에게 나눠 주셨구요.

그분은 자기는 그만둔다는 말을 한 적이 없는데, 임신했다고 이제 나가라는 것이냐 하며

화를 내시는 상황이구요.

그 와중에 대표님이 저희에게 얘기를 들었다며, 간접적으로 의사표시를 한 걸로 알았다고 얘기하면서 오해가 점점 심해졌어요.

 

그 분 입장은 지금 저희들이 사용하고 있는 강의안이나 같은 것들 대부분이

자기 아이디어라면서 이런 식으로 사람을 팽하냐 하면서 화를 엄청 내는 상황이구요.

 

그 와중에 저희 입장은 그래요.

그 분 친정이나 시댁이 환경이 좋아요. 남편도 번듯한 직장에 일을 하지 않아도

부족하지 않게 사실 여유 있으신 분이에요.

하지만 다른 선생님들은 모두 경력단절 되었다가 일 하러 나오신 분들이고

일 하러 나오게 된 계기는 대부분이 경제적인 문제 때문인거구요.

 

그 분이 너무 그렇게 불같이 화를 내시니 저희도 있는 사람이 더 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거고

저희는 당장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생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데 그분은 아니거든요.

충분히 일 그만두셔도 아이 낳고 키우는데 정말 문제 하나 없이 여유로운 분이구요.

 

솔직히 말하면 저희는 외부에서 강의의뢰가 얼마나 들어오나,

선생님들의 상황에 따라 한시간 한시간 수당이 지급되어서 그런 부분에 민감하게 굴 수 밖에 없는 상황이구요. 그분은 최소한 수업이 있으면 좋고, 아니어도 괜찮다라는 분이었구요.

 

솔직한 마음으로는 물론 그분이 서운하실 수는 있는데

좀 여유되는 사람이 너무 가지려고만 하지 말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나누어주면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그분 강의평이 좋은지 외부에서 수업 들어올 때 그 분 찍어서 보내달라는 학교도 많아서

대표님도 난감했던 적 여러번 있었어요.

골고루 수업이 배분되어 나가는 게 맞는건데 그런식으로 의뢰가 들어오면

나머지 선생님들이 피해를 보기도 하고 하니까요. 물론 수당 문제 때문에 그런거긴 하지만요.

 

다같이 사는 사회인데 너무 가진 사람들이 가지려고만 하는거 좀 별로인 거 같아요.

이런 기회에 다른 사람들도 기회를 가지고 해야하는데...

자본주의 사회가 돈 때문에 불공평할 수 밖에 없는 거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있는 사람들이 양보 좀 하는 마음을 좀 더 가지면 얼마나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