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저를 실패한 자식으로 여기는 것 같아요

유유2019.02.19
조회35,599

안녕하세요. 20대후반  프리랜서 청년입니다.

요즘 너무 답답한데 어디 하소연할 때가 없어 여기에 글 씁니다.

 

제목 그대로 부모님이 절 실패한 자식으로 보는 것 같아서 너무 답답합니다.

 

 

20대 초반... 대졸과 동시에 취업을 했었고 회사를 몇 년 다닌 경력이 있습니다.

규모가 좀 작은 회사였고 벌이도 100만원 초반대... 사회초년생 중에서도

좀 적다, 아니면 딱 사회 초년생이 작은 회사 가서 받을 만한 월급을 받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사장이 누가 봐도 ㅆㄹㄱ인 사람이었고 여러 트러블 끝에 퇴사하고

프리랜서가 되었습니다.

 

 

 

하는 일은 자세히 말씀드리긴 그렇고 그림, 디자인 계통입니다.

어릴 때부터 누가 봐도 그림쪽에 재능이 있었고 저도 꿈이 늘 그쪽이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평범하게 인문계 중, 고, 대 나왔습니다.

그러나 그쪽에 대한 미련을 못버리고

혼자 관련 자격증, 포폴 준비해서 관련 회사 취업했던 거구요.

 

 

 

회사 사장은 ㅆㄹㄱ였지만 저는 회사 내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사람이었고, 그때 연 맺은 분들 통해서 프리랜서로 독립했습니다.

 

 

 

부모님은 마뜩잖아 했습니다. 일단 예술 계통으로 가는 거 자체를 싫어하셨고요.

예술하는 사람, 번듯한(평범한) 직장에 안다니는 사람은 이상한 사람, 평범하지 않은 사람. 뭔가 부족하고 못난 사람이라고 여기셨습니다.

 

 

 

일반적, 평균적인 삶에서 벗어난다고 생각되는 걸 무작정 잘못되고 틀린 거리고 생각하셨죠.

 

 

 

제 관심사나 재능에 관계없이 고등학교 때는 무작정 취업잘되니까 이과가라 하시고(저는 예술, 문과계가 정말 잘 맞는 사람입니다. 수학 과학 정말 못해요)

 

취업 때도 제 관심사나 전공에 상관없이  무작정 공무원해라 하시긴 했는데 어쨌든 취업하고 제 앞가림하니까 됐다 하셨어요.

(이 시기에 정말 지지고볶고 많이 싸웠습니다.)

 

 

 

집에서 아무리 일한 다고 해도 집에 있는 거= 노는 거 였습니다.

 

 

집에 있다고 노는 게 아니라고 나는 일하고 떳떳하게 돈 벌고 있다!! 이걸 이해시키는 게 그렇게 힘들더군요.

 

그래도 몇 년 지나니까 부모님도 반쯤 포기+인정 하시고

지금 저는 정기적인 일도 받고 새로운 일도 받아서 벌이도 안정되었습니다.

회사 다닐 때보다 적게 일하고 그 2~3배를 법니다.

 

 

 

그런데.... 얼마전  동생이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중소규모의 회사에 정규직으로 입사했고요.

월급도 200만원대라더군요.(저는 정말 작고 열악한 데였고, 동생네 회사는 작지만 그래서 오히려 복지나 이런게 좋은? 그런 회사입니다.)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 이해는 갑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번듯한 직장 가진 자식 하나 생긴 거니까요.

 

그런데 그 뒤로 은연중에 하시는 말이나 행동들이 정말 제게 상처가 됩니다.

 

 

 

"00(접니다)이는 어디 다닌다 제대로 말도 못했는데 **(동생)이는 말할 수 있으니 너무 좋다. 나도 드디어 자식 자랑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의미의 말을 몇 번 씩 하시고 동생의 첫출근날 부터 정말 매일 회사 어떠냐, 안힘들었냐, 하면서 꼬치꼬치 캐묻고 누가 봐도 좋아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식으로 입이 귀에 걸린 채로 동생만 졸졸 쫗아다니세요. 말그대로 졸졸 쫓아다니는데

 

 

 

며칠 전에는 정장에, 구두에, 옷에 가방에... 동생이 이제 직장다니니까 회사원스럽게 입을 옷이 필요하다니까 백화점 데리고 다니면서 이거저거 다 사주시더라고요..

저도 물론 처음 취직할 때 정장 한 벌 받았습니다... 면접 볼 때 입을 만한 정장.. 딱 한벌이요.

'나도 안받은 것도 아니고, 받은 게 있으니까 뭐... '라고 여기려고 해도 누가봐도 차이가 나니까 이게 자꾸 비교가 되더라고요.

 

 

저 첫취업 할 때는 동생의 반의 반의 반 정도의 반응이어서 이게 또 그렇게 속상했습니다.

제가 첫취업했던 회사는 규모도 그렇고 벌이도 부모님 기대에 못미쳤던 겁니다.

 

 

 

스스로 자격지심이다.. 동생한테 열등감 가지는 거 아니다. 이건 명백한 열등감이고 나 자신에게 좋을 거 없는 감정이니 괜히 이런 맘 가지지 말자...

이렇게 마인드컨트롤을 해도 속상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동생 취업 정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제 생일이었는데

제 생일 파티 때는

"**이 취업 파티도 같이 하자! 00이 생일이랑 **이 취업 축하 의미로 불붙이는 거 어때?"

이러시는 겁니다. 갑자기 즉흥적으로요.

 

이건 정말... 제 생일 축하의 의미는 1도 안들어가 있고 동생에 대한 축하의 의미 밖에 없었습니다. 제 생일은 그냥 의례적인 가족행사고 지금 부모님을 기쁘게 하고 축하하고 싶어하는 건 동생의 취업이다 라는게 확 느껴지더라고요. 그때 부모님의 표정과 말투가 잊혀지질 않습니다.

 

 

하... 정말... 제 생일이 명절하고 겹칠 때가 많고 겨울방학 때라 어릴 때부터 가족들도 안챙겨주고, 친구들도 따로 못챙겨주고 이런 일이 많았거든요. 저희 가족은 가족들 생일은 꼭 챙기는 편인데 유독 제 생일만 넘어간 적이 많습니다.

 

이게 별 거 아닌 데 어릴 때는 좀 상처로 남고 그렇잖아요?

이제 다 컸으니까 괜찮아, 하는 거지 어린 시절의 상처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냥 혼자 제 생일에 대한 앙금같은 게 늘 있었는데 제 생일까지 이렇게 말씀하시니까... 정말 큰 상처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싫다했고, 제가 어린시절에 생일에 한이(?) 맺힌거 부모님도 아시거든요. 그거에 대해 조금 미안해 하시기도 하고.. 그래서 좋게 넘어갔는데 어쨌든 그날은 집안의 경사(동생의 취업)도 있고 한데 마침 가족행사(제 생일) 가 있으니 하하호호 즐기자! 분위기였습니다.

제 생일파티고 분명히 제 생일을 축하했는데 마음은 좀 딴 데 가있는 느낌? 이었어요.

 

 

 

 

 

이런 작고 사소한 일들이 계속 쌓여서 죽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소한 일화가 차곡차곡 쌓이는 건데

그때마다 말씀을 "넌 좀... 그렇잖니?" 이렇게 하십니다.

 

 

한마디로 제가 하는 일은 남한테 일일이 설명하기도 좀 애매하고 어디가서 말을 잘 못하는데 동생은

 

"**이는 xx회사 다녀요! 직급은 %%고, 맡고 있는 업무는++이에요!"

 

하고 명확히 말할 수 있다 이거죠. 

 

 

**이 직장은 남한테 떳떳한데 넌 좀 아니다라는 겁니다.

(제가 정말 이상한 일 하는 거 아니에요ㅠㅠ 그림그리고 디자인하는 일인데 그냥 '집에서' 일할 뿐입니다!!)

 

 

 

부모님 기준에서 남한테 설명하기 복잡하고, 평범함에서 좀 벗어난(한마디로 회사 안다니는) 전 실패한 자식입니다.

 

정말 직접적으로 "넌 실패작이야!"라는 소리를 대놓고 들은 적도 있습니다.

 

 

 

 

프리랜서=반백수=사회부적응자 이런 식으로 대놓고 말하거나 은연중에 그렇게 여기시거나 하는 일이 동생의 취업 전에도 많이 있어서... 더 속상합니다.

 

 

 

동생하고는 사이도 좋고, 나이차이도 좀 있어서 저의 이런 섭섭한 마음을 동생한테 털어놓기도 좀 그렇고...(사실 동생 잘못은 하나도 없잖아요. 저 혼자 섭섭한거지..)

 

 

부모님한테 풀어봤자 동생 취업으로 경사난 집에 괜히 불란을 만드는 꼴이라

너무 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