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으로? 이상한 편견이 생겨버린 나

ㅇㅇ2019.02.26
조회316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까지 평범하게 또 평범한 시선으로 잘 살아가고 있던 바이(양성애자) 여자입니다.
저는 사실... 보통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 편견이랄 것 없이 사람을 사람 있는 그대로 다른 생각 없이 보고 사람대 사람으로 친분을 쌓고,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어도 보통은 대화나 나만의 외모 취향을 통해 열렬히 좋아하게 되곤 했습니다. 가끔씩 무의식 속 편견에 대한 글을 보거나 살면서 그런 걸 느끼는 때가 몇 번 있을 때도 '아, 사람들은 전부 다양하고 다르니까 나는 꼭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봐야 되겠다.' 라고 몇 번씩이나 되새기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저는 살면서 짝사랑도, 연애도, 그리고 덕질도... 전부 꾸준히 해 왔어요.
다 그냥 '좋으니까 좋은 거지.', 혹은 '이 사람이 좋으니까 이 사람의 이런 점까지도 너무 좋네 ㅜㅜ' 라는 마음도 느끼며 사랑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저는 최근 들어, 특히 최근 세 달 간 급격히 달라졌고, 혼란스럽고 자괴감이 들어 미칠 지경까지 왔어요.
평소 '남자다운 것', '여자다운 것'이라는 개념은 안 느끼다시피 생각하며 생활하던 저였는데, 갑자기 그런 것들이 엄청 신경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좋아하는 남자가 목소리가 좀 높아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목소리까지도 너무나도 좋아했던 제가... 여자가 키가 크고 손이 크고 어깨가 넓어도 그것도 매력있고 좋다고 생각하던 제가... 그 속에서 괴리감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갑자기 어느날부터요.
원래는 그러지 않았던 터라 더욱 당황스럽습니다.
살면서, 또 인터넷을 하면서 너무 많은 쓸데없는 정보들을 주워들으면서 살아왔던 탓일까요.
저의 개인적인 취향들이 전부 성적인 편견들로 인해서 깨져버리고 있습니다.... 혼란스럽고... 어떻게 해야지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어느새 누군가들이 했던 '남자는 이래야 돼, 여자는 이래야 돼.' 같은 편견들에 제가 좋아하는 취향이나 사람들, 그 모두를 넣고 와장창 깨지게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남자는 키가 크고, 피부가 검고, 선이 굵고, 근육이 눈에 띄고, 어깨가 넓고, 골반이 좁아야 하고, 귀엽지 않아야 하고
여자는 눈이 크고, 피부가 하얗고, 골반이 있고, 여리여리하고, 목소리가 높아야 하고, 체격이 작아야 한다는
이상한 편견과 더불어
저의 취향에도 괴리감이 오고... (저는 마르고 선이 얇고 하얀 남자가 이상형이었던 적도 있고 손도 발도 키도 큰 여자를 사랑한 적도, 골반이 적당히 넓은 남자를, 섹시하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이 모든 게 누군가 정한 여성적/남성적이라는 편견에 의해서 갑자기 식어지고 감흥이 다 깨져버려요. 어떡하죠. ) 또 그 누구에게도 마음도 사심도 들지 않는 것 같은 마음까지 들어요.
사소한 부분에서도 매력을 느끼고 좋아할 수 있었던 제가 그리워요.
사람이 연애를 쉴 수는 있지만 연예인은 좋아할 수 있잖아요. 하지만 덕질하던 연예인한테까지도, 그저 호감가지던 멋진 그 연예인들한테까지도 갑자기 전부 이런 편견이 뒤집어씌워지네요... 생활 중 만나는 또래의 사람들한테까지도 이런 생각을 하다가 후다닥 정신을 차리고 제 자신을 비하하며 자책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도저히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네요.
누군가 그런 남자/여자는 남성적/여성적이지 않아서 싫다, 라는 말을 하는 것을 몇 번 봐서 저의 무의식에도 그런 편견이 심어진 걸까요? 하지만 여성적이지 않은 여자도, 남성적이지 않은 남자(이런 표현도 좋지 않은 표현이라는 걸 알아요...ㅠㅠ 다 같은 사람인데.)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사실인데... 그리고 저는 그걸 알며 살아왔는데... 지금의 저는 그저 조금만 어긋나고 모든 감흥이 깨져버리고 맙니다. 그냥 왠지 좋아서 취향인, 그저 좋으면 좋은 것인 취향이라는 게 전부 없어졌습니다.ㅠㅠㅠ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순전히 제잘못이니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이런 성적 편견에서 살아가기 싫어요...
제발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