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연애 지금은 하늘에 있는

어디쯤2019.02.28
조회715

안녕하세요 잠이 오지 않아 이리저리 인터넷을 하는 도중에

이곳에 처음 글을 남겨 봅니다.

그냥 넋두리로 봐주세요

 

저는 올해 서른넷,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는 여자입니다.

남자친구와 전 동갑내기로 17살 때부터 만나

13년 연애를 했었습니다.

저희는 한 번도 헤어진 적도

홧김이라도 누구하나 이별을 말한 적도 없었구요


오래된 연인들이 다 그렇듯

연애 초기와는 다르게 시간이 지나니

떨림도 설렘도 사라졌어요

그만큼 에너지도 고갈되었구요

다만 함께 많은 계절을 보낸 만큼 

서로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존재가 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모든 게 생생 합니다.

그 친구가 입대하기 전 날

저희 집 앞에서 둘이 부둥켜안고 펑펑 울었던 일


제가 취업 준비로 너무 힘들어서

철없고 어린 마음에 그냥 확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한 날

두 시간을 절 길바닥에 세워놓고 설교를 하고는

그날은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날이라

언 몸을 녹이고자 들어간 편의점에서 호빵을 먹었던 일


저는 남자친구와 했던 모든 사소한 것들조차

아직까지  어제 일 같아요


2015년 가을에 남자친구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두 시간 전까지 웃으며 저와 통화를 했던 사람이

음주운전 차에 그렇게 한순간 가버렸습니다.

목격자분에 의하면 구급차가 오기 전 까진

살아있었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구급차가 왔을 땐

이미 숨이 멎은 상태였습니다.

그 일이 벌써 3년이 넘었네요.


사실 지금까지 제가 어떻게 견뎌왔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처음 1년동안은 일상생활 조차 되지 않아

회사도 관두고 집에서만 생활 했었습니다

매일 울기만 했던 것 같아요


그러고 2년쯤 되었을 땐 

우는 날은 많이 줄고 외출도 하고 친구들도 만났지만

전 제가 살아있는 시체 같다고 느꼈어요

그냥 아무것도 제겐 의미가 없었어요


그리고 3년이 넘은 지금은 다시 취직도 했고

평범한 일상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전 행복하지 않아요

남자친구만 떠올려도 아직은 가슴 쪽이 찌릿하게 아려오고


그때 그렇게 가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우리는 부부가 되어 있진 않을까

아빠 엄마가 되어있지는 않을까

이런 생각은 점점 더 커져만 가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아무리 많이 지난다고 해도

남자친구는 늘 제게 그리운 존재일 거에요


우연히 이곳에서 많은 분들이 남기신 글을 봤어요


전 솔직히 부럽단 생각을 했습니다.

받지 않는 전화,  답장 없는 메세지들

그래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전 너무 부러워요

물론 헤어지신 분들 마음도 많이 아프시겠지만요


그냥 요즘 새벽만 되면 마음이 약해져서

두서없는 글만 남기고 사라집니다


모든 분들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