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너무 답답해요.

ㅇㅇ2019.03.03
조회372

우선 방탈 너무 죄송해요. 어른들의 조언을 많이 얻고 싶어서 방탈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글을 써요. 어제 새벽에 글을 작성해서 다시 올려봐요. 제가 고3인데도 불구하고 글을 쓰는 이유는 바로 저희 언니때문이에요. 부모님이랑 정말 자주 말다툼이 발생하니 참 답답해요. 제발 끝까지 읽어주세요. 부탁드려요. 시간이 되신다면 간단하게라도 댓글로 의견도 남겨주시면 너무 감사할 것 같아요.


<배경 상황>


저희 언니는 19년도 기준으로 이제 26세 됐어요. 그런데 대학을 전문대를 졸업했기 때문에 벌써 직장인이 된지는 4년 정도 된 것같아요.한 반년 정도는 뮤지컬 분장/청담동 샵/연예인 메이크업 이렇게 짧게씩 일을 하다가 힘들다 해서 백화점 서비스업으로 옮겼어요. 옮기고는 매장에 꾸준히 다녀서 현재까지 3년 반 정도 다니고 있고요. 그런데 언니가 이제 일 그만두고 쉬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3월까지만 다니고 안 다니겠다고 해요. 여기까지 보면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했으니 쉬고 싶구나/지금까지 돈도 좀 모아놨고 경력도 쌓았으니 잠깐 쉬면서 힐링해도 되겠다-생각이 드실 거예요.


----------------------☆☆☆☆근데 여기서 문제가 있어요.☆☆☆☆----------------------

 

언니가 맨 처음에 일을 시작할 때 엄마가 돈 모아서 만들어주신 적금 통장 빼고는 모은 돈이 거의 없어요. 앞에 반 년 일할 때는 그냥 그럴 수도 있는데, 매장에서 3년 반 일하면서 모은 돈이 거의 아예 없어요. 그나마 양심 때문에 엄마가 주신 적금 통장만 안 건드렸다고 하네요. 한 달에 180 정도 버는데 그 월급을 한 달에 다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핸드폰요금 등 그런 꼭 필요한 지출 제외한다 해도 한 달에 100만원 이상을 쓰는 거잖아요. 언니의 지출 내용을 아래 정리해봤어요.

 

1. 언니는 매일 택시를 타요. 출퇴근을 다 택시 타고 이동해요. 직장까지 거리는 버스로는 30~35분이고, 차로는 15~20분 걸려요. 암튼 버스는 1년에 손에 꼽히게 타는 것 같아요. 일화 하나를 말씀드리자면, 언니가 새벽까지 술 마시다가 막차를 놓쳤다고 서울에서 집까지 택시를 타고 왔어요. 서울에서 집까지 강남역 기준으로 버스+지하철 1시간걸려요. 아 이건 좀 별 개인데, 저번에는 몸도 못 가눌 정도로 술이 떡이 돼서 부모님이 데리러 간 적도 있어요.


2. 옷을 엄청 많이 사요. 거의 1주일 기준으로 옷 택배만 1~5벌은 오는 것 같아요. 많이 시킬 때는 하루에도 3벌도 와요. 그래서 이제는 택배가 와도 당연히 언니 물건이겠거니 해요. 한 벌에 가격은 1~2만원부터 10만원까지 천차만별이에요. 집에 큰 옷장 2개(방 세로 길이의 3분의 2)가 다 언니 옷이에요. 전체 아우터(자켓,코트,패딩 등등)만 20~25벌 정도 있어요. 그리고 옷을 너무 사서 어떤 옷은 택도 안 뜯어져 있거나 포장도 그대로예요. 있는지도 모르는 옷도 있고요. 근데도 예쁜 옷이 있으면 그냥 사버려요. 예를 들어, 브랜드 매장의 후리스같은 겉옷이 새로 나왔는데 바로 예약을 했어요. 그 옷 가격이 20만원이었는데도 망설임 없이 바로요.

 

3. 휴무만 되면 집에는 안 있고 꼭 밖에 놀러나가요. 3일 정도씩 휴가가 나오면 항상 국내여행이나 일본에 가서 꽉 채워 놀다 와요. 근데 또 호텔 까다롭게 봐서 비싼데 아니면 안 가요. 그리고 맛집이나 예쁜 카페 좋아해서 그런 데에 돈 아끼는 스타일도 아니에요.


4. 살짝 남친이랑 친구들한테 퍼주는(?) 것 같아요. 남친은 아직 대학생이라 언니한테 금전적으로 많이 못 해줘요. 근데 언니는 남친이라고 롱패딩을 사주질 않나, 구찌 카드지갑을 사주질 않나 돈을 많이 써요. 언니가 데이트할 때 밥 사거나 그럴 때도 꽤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균형이 안 맞으니까 전에 돈 문제로 싸우는 걸 들은 적이 있어요. (언니는 마음을 쓰는 문제라 하는데, 사실 근본적인 원인에 들어가면 돈 문제에요.) 친구들한테는 어디 놀러 가거나 그러면 숙소비라던가 평소에 놀 때 밥이라던가 뭘 쏠 때가 꽤 있어요.

 

아무튼 배경 상황을 정리하자면 이 정도에요. 모아 놓은 돈도 없고 미래도 불분명한데 또 결혼은 빨리 하고 싶대요. 현실 파악을 못하는 것같아요.참 지출은 이렇게 많은데, 엄마가 생활비 10~20만원 생활비 달라고 한 거는 준 적이 다 합해서 열 손가락 안에 꼽혀요.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아파서 학교에 잘 나가지도 못해서 1년 내내 붙어서 케어해주고, 대학을 어디를 가든 항상 응원해준 부모님인데 그깟 돈이 아까운가 봐요. 오히려 말 꺼내시면 아 알겠어! 하면서 짜증만 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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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현재 상황>

 

이렇게 모아놓은 돈도 없는 상태에서 쉬겠다 하니 부모님은 당연히 걱정이 될 수밖에 없어요. 쉬는 동안 계획이 있냐 아님 앞으로 뭘 하고 싶냐 물어봐도 모르겠다는 대답만 돌아와요. 그리고 일단은 여행도 다니면서 좀 쉬게 내버려 두래요. 쉬면서 알바라도 할 거냐 물어봤더니 알바는 또 안 한대요. 그러면 대체 무슨 생각인지 궁금할 정도에요. 그리고 부모님이 조금만 저축 얘기나 돈 얘기 꺼내면 불같이 예민해져서 화를 내요. 그러면서 늘 말하는 똑같은 레퍼토리가 있어요.언제는 이렇게 말하면서 화내다가 운 적도 있어요. 뭔가 자기가 되게 불쌍하다고 착각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믿고 싶은 걸지도 몰라요. 아직도 마냥 고등학생에 머물러 있어요.

 

내 돈 내가 벌어서 쓰겠다는데 왜 그러냐고 그래요. 또 원래 26살에는 다들 부모님이 지원해주면서 산다고, 나처럼 일찍 돈 번 애가 어디 있냐고 그래요. 친구들하고 많이 놀지도 만나지도 못했다면서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가요. 26살 다들 알바든 뭐든 벌어 쓰지 않나요? 잘 사는 사람들 빼고는 악착같이 벌고 모으려 하지 않나요? 또 일찍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고 불만인데, 그럼 전문대 들어가서 뭘 기대한 걸까요. (전문대 비하 의도 전혀 아니에요. 전문대가 취업을 일찍 하는 특성을 말하는 거예요.) 특히 언니는 고등학교가 너무 재밌었다면서 학교에 놀러 다닌 사람이에요. 근데 다른 4년제 대학 다는 애들 대학 생활을 바란다는 그거 욕심 아닌가요? 자기가 노력하지 않은 결과에 책임이잖아요. 그건 도둑놈 심보 아닌가요? 그리고 친구들하고 잘 못 만난다니요. 퇴근하고도 자주 만나고 쉬는 날에는 아침에 나가서 밤 10시는 그냥 넘어 들어오는데, 대체 언제 못 만났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아빠도 이제 연세가 있으시고 회사 재정이 어려워서 월급이 안 들어오는 상황이에요. 근데 지금 또 무슨 일 때문에 큰돈이 막 빠져나가요. (저도 자세히 정확히는 몰라요.) 그러니까 소득은 없고 지출만 많은 상황이에요. 그래서 부모님이 그동안 좀 모아놓으셨던 돈으로 생활비고 뭐고 정말 빠듯하게 생활해야 해요. 부모님 노후자금은 있는 지도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이 상황을 엄마께서 언니와 저에서 진지하게 몇 번씩 얘기하셨고요. 그래서 저는 늘 걱정돼요. 부모님께 늘 행복한 일만 웃는 일만 있으면 좋겠는데, 종종 지치거나 힘든 표정을 보면 너무 슬퍼요. 진짜 밤마다 눈물 나요.  왜 우리 엄마 아빠같이 좋은 사람들이 힘들어야 할까. 난 왜 아직 미성년자일까 싶고요. 좋은 대학에 붙어서 빨리 알바하고 싶어요. 조금이라도 힘이  돼드리고 싶어요.

 

아 갑자기 이야기가 샜는데, 부모님은 옷도 10년 넘은 옷들도 되게 많고 물건도 되게 아껴서 오래 쓰세요. 저도 옷 정말 아예 안 사요. 갖고 싶은 것도 생일 아니면 사달라고 말을 하거나 사지도 않아요. 용돈도 정말 필기구나 노트 등 사야 할 때나 교통카트 충전할 때만 써요. 그리고 추가적으로 더 쓰는 건 가족들 생일선물이나 엄마랑 데이트할 때 엄마한테 쓰는 것(제가 원해서 그런거예요.) 밖에 없어요. 용돈도 원래 1달에 7만원이었다가 4만원으로 줄었다가 지금은 그냥 안 받아요. 다들 이렇게 노력하는데 왜 본인은 관심이 없을까요. 부모님도 저도 하고 싶은 것도 갖고 싶은 것도 있지만 그냥 그냥 참는 거예요. 그냥 그러는 것뿐이라고요. 근데 대체 철이 언제 들려고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부모님이 너무 안타까워요. 언니가 저렇게 사니까 너무 한심해요. 부모님 정말 저희 사랑하시고 아껴주시는 항상 뭘 하든 응원해주시는 정말 다정하고 좋은 분들이세요. 정말 어디 하나 부족한 것없이 풍족하게 키워주시려고 노력하셨어요. 근데 이제는 아무리 말해도 화를 내도 듣질 않으니 거의 해탈의 경지까지 가신 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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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이라면 긴 글이었는데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뭐가 맞는 건지 말씀 좀 해주세요.

현실적인 얘기도 좋고 언니한테 한 마디 하셔도 좋아요. 아님 부모님께 한 마디도 괜찮을 것 같아요. (부드러운 말 사용 부탁드려요.) 아님 그냥 의견도 좋으니까 제발 조언 좀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