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에게 돈을 빌려드렸습니다

IM2019.03.05
조회61,901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직하여 열심히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20대 후반 여성입니다

잠깐 제 얘기를 해드리자면
저에게는 어린시절부터 이루고 싶은 꿈이있었습니다
그 꿈을 이루려면 많은 돈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5-60대 이신 부모님께서 아직도 맞벌이를 하실 정도로
저희 집안 형편은 넉넉하지 못한 편이었고 저는 그꿈을 이루기 위해 어린시절부터 돈을 절약하고 모으던 습관이 몸에 베개되었습니다 그런 저의 모습을 부모님은 늘 뿌듯해하셨구요
그러다 부모님은 큰 돈이 필요하실때면 자연스레 저에게 도움을 청하셨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갚아주신다는 말만 믿고 몇번 빌려드렸었습니다

이해하기 좀 어려우시겠죠
반대의 경우는 있어도 부모가 자식에게 돈을 빌리는 경우는 거의 못보셨을거에요

제가 그돈을 어떻게 모았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형편이 어려운 탓에 학창시절에 학용품,친구생일선물,학원비 이렇게 꼭 써야하는 돈 외에 용돈은 받아본적 없었습니다 그냥 친척이나 주변 어른들에게 간혹 받게되는 용돈이나 세뱃돈, 이런것들을 착실히 모았고 대학교에 입학하여 받은 장학금이나 아르바이트비용도 열심히 모았습니다 정말 사고 싶은거 하고싶은거 두번 세번 수십번 참아가며 모았습니다 그래서 많진 않지만 또래보다 모아둔 돈이 좀 있었습니다
그렇게 모은 돈을 얼마전 또 부모님께 빌려드렸어요(그렇다고 부모님이 나쁜용도로 사용하시는건 아닙니다. ex) 대출이자 기타등등)

늦은나이게도 힘들게 일하시는 모습, 힘들어하시는 모습
옆에서 지켜봐와 너무나 잘알기에
도와달라는 그 요청을 거절할 순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금액은 그동안 도와드렸던 금액보다 배 이상으로 컸고
사실 제가 가진 돈의 전부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들고있던 적금까지 깨면서 모아드리는데
이 돈을 또 언제 다시 모을지
다시 돌려받을수 있을지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고 삶의 의욕을 잃은것 마냥 허탈하고 허무했습니다
모든 분들이 다 그러시듯 남의 돈 버는 일이 쉽지 않겠지만
제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두컴컴한 새벽에 일어나 출근해서 하루종일 손님들 비위 다 맞추고 남들보다 늦게 퇴근해가며
제 한몸 망가져가며 힘들기 모은 돈들이었습니다
정말 쉽게 벌린 돈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고민끝에 부모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적금깨서 드리는 돈이니 나중에 돌려주실때 적금이자만큼 더 주시면 안되겠냐고
역시나.. 부모에게까지 이자놀이 하는거냐고 서운해하시더라구요
맞습니다 제가 지금껏 먹고 자고 부모님 그늘 밑에서 이만큼 살수 있었던 것들은 이 돈에 비할바가 아니죠
그모든것들은 부모님께 너무나도 감사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싶은데..
이런 제가 너무한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