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반에 만나 사귄지 10년 조금 안되는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남자친구는 저보다 6살 연상이고 이제 둘 다 나이도 있다보니 결혼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한가지 고민이 있어서 글을 씁니다.
남친은 같은 동아리 선배를 통해서 우연히 만났는데, 그 때가 한창 취준 중이었어서 취업 준비에 이런 저런 조언을 구하면서 가까워져서 사귀게 되었어요. 사귀기전 남친이 나름 조언도 많이 해주고 자존감이 낮아져서 힘들어하던 저를 그마나 많이 웃게 해준 사람이었어요. 중소기업이지만 제가 취업에 성공했었고 남친과 공식적으로 사귀게 되었습니다.
근 10년의 연애 관계가 완벽하진 않았죠. 남친과 나이차이도 있고 성향이 극도로 안 맞는 부분이 있어서 다투기도 참 많이 다투었지만, 제가 사랑했던 건 그의 세세한 성향이 아니라 남친이라는 존재였다고 생각했어요. 남친도 그러리라 생각했구요. 다투긴 하지만 그만큼 추억도 많았거든요.
아무튼 그런 제가 지금 결혼을 다시 고민하는 이유는 제가 싫어하는 남친의 습관(?) 때문이에요. 예전부터 그랬던 것 같긴한데, 최근에 확 신경쓰이는게 남친은 제 기분이 나쁘거나 다운되어있을 때 자꾸 옆에서 농담을 하고 아재개그를 해요;;
최근에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잠시 쉬는 동안 공부와 구직을 다시 했어요. 공부도 잘 안되고 면접까지 가도 계속 떨어지는 바람에 엄청 자괴감이 심할 때 남친과 데이트를 했어요. 그런데 남친이 옆에서 자꾸 농담을 하더라구요. 웃을 힘은 커녕 들을 힘도 없어서 “나 오늘 컨디션이 안좋으니까.. 농담은 안했으면 좋겠어”라고 했어요. 괜히 남친도 기분이 안좋아질까봐 최대한 좋게 좋게 말했어요. 그래서인지 남친은 “아이 그러지 말고 다시 들어봐 이거 진짜 윳기다니까”라면서 농담을 하고 혼자 웃는 거에요. 순간 기분이 팍 나빴어요. 그래서 “지금 웃을 기분 아닌거 뻔히 알면서 왜 자꾸 그래. 자기야 나 오늘 좀 힘들어”라고 정색하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나친이 짜증난다는 말투로 “알아, 너 기분 안좋으니까 기분 좋으라고 이러는거 잖아”라고 하더군요. 우선은 괜히 싸우기 싫어서 대화를 중단하고 그냥 차 한잔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러고 지난 설날에 큰 집에 갔다가 친척들한테 온갖 잔소리를 들어서 우울하고 짜증이 나서 남친에게 톡을 했어요. 그랬더니 남친은 또 인터넷에서 본 웃긴거라면서 뭐 이상한 걸 자꾸 보내더라구요. 제가 아직 말을 다 하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저는 지금 하소연을 하고 있는데 남친은 그거에 대한 반응응 해주지 않고, 제 말을 끊기게 자꾸 링크 보내고 짤방보내고 그러는거에요. 짜증나서 톡을 씹었더니 전화가 왔습니다.(제가 톡을 씹은 적이 거의 없어서 아마 남친도 놀랐을 거에요)
대화가 길어서 글로 한번 써볼게요
남친(이하 남) - 왜 톡 안보냐?
나 - 나 지금 피곤해.. 그거 보고 웃을 기운도 안나
남 - 아니 한번 봐봐 진짜 웃기다니까
나 - 지금 웃을 기분 아니라고
남 - 너 기분 안좋다길래 풀어주려고 하는데 왜 짜증을 내?
나 - 내가 언제 웃겨달랬어? 자기는 그게 내 기분 풀어주는거야? 놀리는게 아니라?
남 - 놀린다니 왜 그렇게 삐딱하게 받아들여?
나 - 아니 우울하고 화난다고 하면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거에 대해서 위로든 뭐든 반응을 해주는게 정상 아니야?
남 - 그런 거에 정상 비정상이 어딨어? 난 이게 내 방식이야. 지금까지 너도 좋아했으면서 왜 그래?
나 - 내가 슬퍼하고 화내면서 하소연하는데 거기에 대고 자기가 농담하면 기분이 나빠. 내 감정을 존중 받지 못하는거 같다고.
남 - 그래 너 지금 통화할 상태가 아닌 것 같네. 내가 기분 풀어주는게 싫으면 너가 알아서 풀고 연락해. (글로 쓰니까 좀 화내는 말투 같아 보이는데 그냥 악의 없는 평범한 말투였어요)
그러고 며칠 동안 냉전을 가지고 저도 나름 마음이 풀려서 남친에게 다시 연락하고 지냈습니다. 그 후로도 종종 저는 기분이 다운 될 일이 있었고 그럴 때마다 남친에게 연락하거나 남친을 만나면 남친은 또 농담이랑 아재개그를 하면서 저한테 웃으라고 하더라구요..
그때는 스트레스가 덜할 때라 제가 어느정도 넘길 수 있어서 넘겼는데, 친구에게 상담하던 중에 친구는 좀 위험해보인다고 했습니다. 친구가 보기엔 저를 소유물 혹은 아랫사람으로 보는 것 같다면서요. 친구 말은 이래요. 남친이 기분이 좋을 때 제가 기분이 나빠져있으면 남친이 되려 기분이 나쁘니 “내 기분도 나빠지지 않게 너도 빨리 웃어, 기분 풀어, 너 때문에 내 비위가 나빠지게 하지마”라는 것 같다면서요. 서로 동등한 인격체 혹은 상대방이 나보다 높은 사람이라 생각되면 상대방의 감정이나 상태를 존중하기 마련인데, 제 남친은 그러지 않고 제 감정을 무시하고 조종하려는 것 같다면서요. 소유물이나 아랫사람으로 본다는 말에 저는 좀 친구가 너무 나갔다고 생각했지만, 제 감정이 존중 받지 못하는 것 같다는 건 저도 굉장히 동의했어요.
그러다가 마침 어제도 그러길래, 다시 대판 싸우면서 제가 “자기는 형이나 부모님, 직장 상사가 기분 나쁠 때도 앞에서 농담해?”라고 물었더니 저한테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더군요. 그래서 그 사람들한테는 안그러면서 내가 기분 나쁠 때는 자꾸 농담하냐고 했더니, 직장상사랑 부모님이 저랑 같냐고 되묻습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농담을 하는건 자기(남친)의 방식이니까 제가 뭐라고 할 건 아니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더라구요. 갑자기 친구가 말한 아랫사람이니 소유물이니 하는 말이 떠올랐어요.
어떻게 대화를 마무리 했는지도 모르고 그냥 집으로 와버렸어요. 친구들은 남친하고 헤어지라고 조언합니다. 그런데 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사실 제 친구들은 남친을 안좋아해서 항상 뭐만 말하면 헤어지라고 하긴해요;)
그런데 저는 사람 관계에서 100프로 맞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연인도 마찬가지구요. 맞출건 맞추고 안맞는 건 엌절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냥 남친과 나는 이런 부분이 안 맞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거랑 몇가지 이슈 빼고는 다 잘 맞는 편이고 이미 십년 가까이 만나면서 서로에게 안정감을 엄청 주고 있는데... 헤어져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도 제일 가까울 사람이 될 남친에게 부정적인 감정이나 상태를 존중 받지 못할 걸 생각하니 조금 슬프기도 한데, 남친 말고는 다른 사람을 앞으로 만날 기력도 기회도 없을 것 같구요. 제가 이번에 구직하면서 받은 스트레스가 커서 괜히 이 사단이 났나 싶기도 하구요. 좋은 추억과 순간들이 많았고.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남친도 이제 자리를 잡아서 결혼까지 이야기 나오고 있는 와중에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저와 제 친구들 말고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자꾸 농담하는 남자친구 어떻게 생각하세요?
남친은 같은 동아리 선배를 통해서 우연히 만났는데, 그 때가 한창 취준 중이었어서 취업 준비에 이런 저런 조언을 구하면서 가까워져서 사귀게 되었어요. 사귀기전 남친이 나름 조언도 많이 해주고 자존감이 낮아져서 힘들어하던 저를 그마나 많이 웃게 해준 사람이었어요. 중소기업이지만 제가 취업에 성공했었고 남친과 공식적으로 사귀게 되었습니다.
근 10년의 연애 관계가 완벽하진 않았죠. 남친과 나이차이도 있고 성향이 극도로 안 맞는 부분이 있어서 다투기도 참 많이 다투었지만, 제가 사랑했던 건 그의 세세한 성향이 아니라 남친이라는 존재였다고 생각했어요. 남친도 그러리라 생각했구요. 다투긴 하지만 그만큼 추억도 많았거든요.
아무튼 그런 제가 지금 결혼을 다시 고민하는 이유는 제가 싫어하는 남친의 습관(?) 때문이에요. 예전부터 그랬던 것 같긴한데, 최근에 확 신경쓰이는게 남친은 제 기분이 나쁘거나 다운되어있을 때 자꾸 옆에서 농담을 하고 아재개그를 해요;;
최근에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잠시 쉬는 동안 공부와 구직을 다시 했어요. 공부도 잘 안되고 면접까지 가도 계속 떨어지는 바람에 엄청 자괴감이 심할 때 남친과 데이트를 했어요. 그런데 남친이 옆에서 자꾸 농담을 하더라구요. 웃을 힘은 커녕 들을 힘도 없어서 “나 오늘 컨디션이 안좋으니까.. 농담은 안했으면 좋겠어”라고 했어요. 괜히 남친도 기분이 안좋아질까봐 최대한 좋게 좋게 말했어요. 그래서인지 남친은 “아이 그러지 말고 다시 들어봐 이거 진짜 윳기다니까”라면서 농담을 하고 혼자 웃는 거에요. 순간 기분이 팍 나빴어요. 그래서 “지금 웃을 기분 아닌거 뻔히 알면서 왜 자꾸 그래. 자기야 나 오늘 좀 힘들어”라고 정색하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나친이 짜증난다는 말투로 “알아, 너 기분 안좋으니까 기분 좋으라고 이러는거 잖아”라고 하더군요. 우선은 괜히 싸우기 싫어서 대화를 중단하고 그냥 차 한잔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러고 지난 설날에 큰 집에 갔다가 친척들한테 온갖 잔소리를 들어서 우울하고 짜증이 나서 남친에게 톡을 했어요. 그랬더니 남친은 또 인터넷에서 본 웃긴거라면서 뭐 이상한 걸 자꾸 보내더라구요. 제가 아직 말을 다 하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저는 지금 하소연을 하고 있는데 남친은 그거에 대한 반응응 해주지 않고, 제 말을 끊기게 자꾸 링크 보내고 짤방보내고 그러는거에요. 짜증나서 톡을 씹었더니 전화가 왔습니다.(제가 톡을 씹은 적이 거의 없어서 아마 남친도 놀랐을 거에요)
대화가 길어서 글로 한번 써볼게요
남친(이하 남) - 왜 톡 안보냐?
나 - 나 지금 피곤해.. 그거 보고 웃을 기운도 안나
남 - 아니 한번 봐봐 진짜 웃기다니까
나 - 지금 웃을 기분 아니라고
남 - 너 기분 안좋다길래 풀어주려고 하는데 왜 짜증을 내?
나 - 내가 언제 웃겨달랬어? 자기는 그게 내 기분 풀어주는거야? 놀리는게 아니라?
남 - 놀린다니 왜 그렇게 삐딱하게 받아들여?
나 - 아니 우울하고 화난다고 하면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거에 대해서 위로든 뭐든 반응을 해주는게 정상 아니야?
남 - 그런 거에 정상 비정상이 어딨어? 난 이게 내 방식이야. 지금까지 너도 좋아했으면서 왜 그래?
나 - 내가 슬퍼하고 화내면서 하소연하는데 거기에 대고 자기가 농담하면 기분이 나빠. 내 감정을 존중 받지 못하는거 같다고.
남 - 그래 너 지금 통화할 상태가 아닌 것 같네. 내가 기분 풀어주는게 싫으면 너가 알아서 풀고 연락해. (글로 쓰니까 좀 화내는 말투 같아 보이는데 그냥 악의 없는 평범한 말투였어요)
그러고 며칠 동안 냉전을 가지고 저도 나름 마음이 풀려서 남친에게 다시 연락하고 지냈습니다. 그 후로도 종종 저는 기분이 다운 될 일이 있었고 그럴 때마다 남친에게 연락하거나 남친을 만나면 남친은 또 농담이랑 아재개그를 하면서 저한테 웃으라고 하더라구요..
그때는 스트레스가 덜할 때라 제가 어느정도 넘길 수 있어서 넘겼는데, 친구에게 상담하던 중에 친구는 좀 위험해보인다고 했습니다. 친구가 보기엔 저를 소유물 혹은 아랫사람으로 보는 것 같다면서요. 친구 말은 이래요. 남친이 기분이 좋을 때 제가 기분이 나빠져있으면 남친이 되려 기분이 나쁘니 “내 기분도 나빠지지 않게 너도 빨리 웃어, 기분 풀어, 너 때문에 내 비위가 나빠지게 하지마”라는 것 같다면서요. 서로 동등한 인격체 혹은 상대방이 나보다 높은 사람이라 생각되면 상대방의 감정이나 상태를 존중하기 마련인데, 제 남친은 그러지 않고 제 감정을 무시하고 조종하려는 것 같다면서요. 소유물이나 아랫사람으로 본다는 말에 저는 좀 친구가 너무 나갔다고 생각했지만, 제 감정이 존중 받지 못하는 것 같다는 건 저도 굉장히 동의했어요.
그러다가 마침 어제도 그러길래, 다시 대판 싸우면서 제가 “자기는 형이나 부모님, 직장 상사가 기분 나쁠 때도 앞에서 농담해?”라고 물었더니 저한테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더군요. 그래서 그 사람들한테는 안그러면서 내가 기분 나쁠 때는 자꾸 농담하냐고 했더니, 직장상사랑 부모님이 저랑 같냐고 되묻습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농담을 하는건 자기(남친)의 방식이니까 제가 뭐라고 할 건 아니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더라구요. 갑자기 친구가 말한 아랫사람이니 소유물이니 하는 말이 떠올랐어요.
어떻게 대화를 마무리 했는지도 모르고 그냥 집으로 와버렸어요. 친구들은 남친하고 헤어지라고 조언합니다. 그런데 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사실 제 친구들은 남친을 안좋아해서 항상 뭐만 말하면 헤어지라고 하긴해요;)
그런데 저는 사람 관계에서 100프로 맞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연인도 마찬가지구요. 맞출건 맞추고 안맞는 건 엌절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냥 남친과 나는 이런 부분이 안 맞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거랑 몇가지 이슈 빼고는 다 잘 맞는 편이고 이미 십년 가까이 만나면서 서로에게 안정감을 엄청 주고 있는데... 헤어져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도 제일 가까울 사람이 될 남친에게 부정적인 감정이나 상태를 존중 받지 못할 걸 생각하니 조금 슬프기도 한데, 남친 말고는 다른 사람을 앞으로 만날 기력도 기회도 없을 것 같구요. 제가 이번에 구직하면서 받은 스트레스가 커서 괜히 이 사단이 났나 싶기도 하구요. 좋은 추억과 순간들이 많았고.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남친도 이제 자리를 잡아서 결혼까지 이야기 나오고 있는 와중에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저와 제 친구들 말고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처음 써보는 글이라 두서가 없지만 잘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