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에게 올인하는 연애를 하다 헤어졌어요.

gu2019.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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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졌어요. 저에게는 이제 절 다독여줄, 같이 술을 마셔줄, 제 속마음을 털어놓을 그런 친구조차도 남아있지않네요.

 

올인했던만큼 미련이 많이 남았나봐요.

 

저는 이제 술을 마시지않으면 잠도 못자요.

 

술을 먹고 잠들면 어김없이 꿈에 그 애가 나와요. 꿈 속의 그 애는 저와 함께 있어줘요. 그 애는 행복해보이고 저를 보며 웃어주죠. 하지만 저는 행복하지않아요. 너무나도 슬퍼요. 왜냐하면 그게 꿈이라는걸 제가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 애가 다시 저를 보며 웃어줄 리가 없으니까요.

 

잠에서 깨보니 전 이미 울고 있었어요. 꿈 속의 그 애에게 이런 슬프고 좋지않은 표정을 보여줬을까봐, 매일 미안해요.

 

그 애가 싫어해서 끊었던 담배도 요즘은 하루에 한갑은 피우는 것 같아요. 

 

하지만 CC였어서 학교에 가면 만나니까, 그 애가 싫어할 걸 아니까 강의가 다 끝날 때까지는 피우지않아요. 이것도 미련이겠죠.

 

식욕도 별로 없어요. 연애 중에 쪘던 살이 거의 빠졌는지, 못 입던 옷도 입을 수 있게 되었어요. 요즘은 하루에 한끼만 먹거나, 밥을 먹지않고 술만 먹고 살고 있어요.


그 애와 함께 하던 저는 많이 먹었어요. 식사 후 4시간만 지나도 배가 고팠죠.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제가 먹는 걸 좋아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어요. 저는 그 애가 맛있는 음식들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게 좋았던 거에요.

 

저는 음식이 아니라 사랑을 먹어왔었나봐요.

 

그 애는 마지막까지 착했어요. 미안하다는 제게 오히려 자기가 미안하다고 해주었어요. 헤어진 후, 제가 잘 지내냐며 지인들에게 제 안부를 물어봐주기도 했어요. 제가 떼써서 만난 날에는 만나서 절 안아주고 미안하다고, 자기를 잊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다독여주기도 했어요.

 

왜 그렇게 저에게 잘해주면서 우리는 우리가 아닌걸까요? 잘 모르겠어요. 그게 너무 힘들어요.

 

sns에 저희의 모든 흔적이 지워졌어요. 그 애도 제 사진을 다 지웠다고 했어요. 그래도 괜찮아요. 저에게 다 있으니까. sns에 올린 추억들은 제 마음 속에 남아있고, 사진은 제 핸드폰과 제 서랍장에 남아있으니까 괜찮아요.


sns 친구 관계가 끊겼어요. 전화도 차단당했죠. 이제 그 애는 저와 마주치면 저를 못 본 척하고 가버려요. 이게 딱 저희의 거리인 것 같아서 마음이 너무 아려요.

 

헤어진 날 이후로 일기를 쓰고 있어요.

 

제 일기는 길지 않아요. 저에게 그 애는 친구이자, 여자친구이고, 제가 기댈 수 있는 사람, 제게 기대는 사람. 제 전부였으니까요. 저는 모든 것을 잃었으니까요. 일기에는 그냥 오늘은 그 애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얼마나 울었는지, 그 날 꿈에서 그 애와 놀러다녔던 일 정도 밖에 쓰여있지않아요.

 

저는 이제 그 애와 말도 할 수 없어요. 제게 그 애에게 하고 싶은 말이 하나밖에 없는데 그 마저도 못하고 있어요.


'돌아와줘', '다시 생각해줘', '미안해', '내가 더 잘할게' 등의... 그런 말이 아니에요.


함께였던 때 자주 했던 '사랑해', '보고 싶어', '사랑스럽다' 등의 그런 말도 아니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세상 사람들이 모두들 흔히 주고 받는 말이에요. 친구를, 가족을, 연인을 만났을 때 하는 그냥 짧은 단어에요. 어쩌면 사람이 '엄마', '아빠' 다음으로 배우는 말일지도 모르겠네요. 초면인 사람에게도 어쩌면 할 수도 있는 가벼운 말이에요.


맞아요. 저는 그 애에게 '안녕'이라고 인사하고 싶어요. 잘 가라는 의미가 아니라, 만나서 반갑다는 의미의 안녕 말이에요. 눈을 마주치고서요.


그게 이제 우리는 아무 사이도 아니라는 걸 겨우 깨닫게 된, 우리가 아닌 저와 그 애라는 걸 겨우 깨닫게 된, 알고 있어도 돌아와달라고 기도하는 사랑과 미련만 남은 제 소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