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만 보면 짜증이나서 미치겠어요

ㅇㅇ2019.03.18
조회8,305
안녕하세요, 20대 중반 여자예요.
방탈인것 같지만 무거운 내용이라.. 여기 올려야 할 것 같았어요.

어렸을 때 저는 좀 많이 불행했어요.
저희 엄마는 없는 집에서 자랐는데 욕심이 많은 성격이라 대학 졸업하자마자 그냥 돈 많은 남자 꼬셔서 결혼하셨대요.
서로 성격도 잘 몰랐으니 당연히 잘 안맞았을거고, 아무리 시집살이가 심해도 외갓집은 늘 을의 입장이라 엄마를 보호하지 못했구요..
그 스트레스랑 자격지심, 욕심을 저한테 푸셨어요.
저 공부 잘했어요.. 늘 전교 10등 안팎.
근데도 1등 못한다고 방에 문잠가놓고 눈에 실핏줄 터질때까지 때리고.
저 너무 맞아서 기절한적도, 단기 기억상실증 걸린 적도 있어요.
고등학교때 연애한다고 한강에 같이 빠져 죽자고 질질 끌고 차태우고 한강까지 간적도 있구요.
중학교때 왕따당하니까 어차피 그런 수준 낮은 애들이랑은 나중에 안 놀 테니(고향이 지방이에요) 신경 쓰지 말라 하시고.. 결국 친구하나 없는 강남으로 이사했어요.
아빠랑 동생도 거의 못보고 학원 열심히 다니고.
정말 열성적으로 하시긴 하셨죠. 대외활동, 학원 매지저처럼 챙기시고. 그건 감사해요.
그렇게 특목고 서울대 다 갔는데도 안 멈추시더라구요.
살 못뺀다고 들들들들 볶으시고.
미스 유니버시티 나가자고 성형하라고 강요하고.
대학 졸업 즈음 되니까 아나운서 하라고 강요하고.. 특목고 동창들 취직 결과랑 비교하고.

이대로 안되겠다 싶어서 20대 초반에 엄마와 상담받았어요.
저는 심한 우울증이 나와 오래(4년 정도) 치료를 받아 완치했구요.
엄마도 결국 제게 사과하셨어요.

그게 벌써 몇년 전인데 아직도 엄마랑 연락하면 짜증이 왈칵 쏟아져요.
다 끝난 일이고, 정신과에서도 완치라고 하고, 사과도 받았는데 그냥 엄마랑 만나기 싫어요.
가끔 본가에 가면 엄마가 짜증나서 눈물이 나요.
엄마가 예전처럼 들들 볶지도 않는데, 그냥 하시는 말씀 모두 다 왠지 공격적으로 들리고..
다른 딸들은 엄마한테 살가운데 넌 왜 못그러냐는 말씀도 듣기 싫어요.

엄마가 좋은 엄마는 아니었지만 최선 다 하신것 알아요.
20대 초반에, 본인도 불우하게 자라서 그게 최선이셨을거에요.
제게 사과하신것도 감사하게 생각해요.
이쯤 되면 제 문제인걸까요?
저는 엄마랑 화해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