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하기부터 2년 오늘 헤어지려고 쓰는 글

ㅇㅇ2019.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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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중3 새학기 첫날 걜 봤을 때 재수없으면서도, 만약에 내가 굳이 이 반에서 누굴 좋아하게 된다면 얘가 아닐까 생각했어 그러고 진짜 얼마 지나지 않아서 좋아하게 되었고 점점 가까워져서 친구로 지냈어 집에도 같이 가고 학원 가기 전에 맛있는거 같이 사먹고 그런? 학교에서도 잘 꽁냥대면서 놀아서 애들도 도대체 왜 안사귀냐 할정도로 반 공식 썸이었지ㅋㅋㅋㅋ 근데 중3때 우여곡절이 참 많아서ㅎㅎ... 타이밍도 안좋고 걘 좋아하는 여자애가 생겨버리고 또 그 여자애랑 여러가지 일이 있고 그래서 판에 자주 글도 올렸는데 너무 막장이라 그랬는지 톡선도 가고 그랬어..

어쨌든 난 상처만 받은 채로 그렇게 졸업하고 학원도 끊고 학교도 달라지고 걔에 대한 내 맘도 자연스레 식고 그냥 데면데면한 사이로 지냈어 길 가다 마주치면 어색하게 인사하고 장난치고 가끔 애들이랑 섞여 만나고 딱 그 정도? 그러다 어쩌다가 운명처럼 진짜 자주 마주치게 되고, 자주 마주치게 되니까 연락도 시작하고 가까워졌어 그러다 정말 자연스럽게 썸 타게 됐고 내 하루를 걔에게 전부 쏟아도 아깝지 않게 됐고 같이 있으면 행복해서 걔도 나와 같은 감정인 것 같아서 고백했어 내가 태어나서 누군가한테 용기를 냈던 건 처음인데 그게 걔라 참 좋았어

내가 좋아서 하는 연애는 처음이었는데 사랑을 준다, 사랑받는다 라는 느낌은 참 새롭고 행복하게 나한테 다가왔어 누군가를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내 자신의 모습이 멋지고 예뻐 보이기도 했고 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걜 사랑하기보단 걔를 사랑하고 사랑받던 내 모습을 사랑한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날 사랑하는 건 기적이라고 생각했고 첫 연애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어 가격대 꽤 있는 선물도 자주 하고 편지도 자주 쓰고 표현도 자주 하고 노력했어 이상하게 걔한테 돈 쓸 땐 하나도 아깝지가 않더라. 같이 밥먹을때 맨날 걔가 날 보면서 너 더 먹어, 난 너 먹는것만 봐도 배불러 했는데 그 말이 무슨 의민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어 그냥 걔가 행복하기만 하면 내가 뭘 희생하든 상관 없었어
정말 달달하게 연애했고 최선을 다해 사랑했고 부담스러울 만큼 사랑받았어 친구들한테 말하면 욜 걔 그렇게 안봤는데 로맨티스트네 널 많이 좋아하나 봐 부럽다~ 하고 장난치고 그랬는데 그게 또 뿌듯하고 으쓱하고 그랬어 근데 결국 사랑은 변하는 건지 뭔지 애들한테 칭찬밖에 할 게 없었던 걔 얘기가 점점 험담으로 변하고 좋았던 기억보단 서럽고 짜증났던 기억이 점점 많아지고 서로에게 화내는 것도 많아졌어 둘 다 야자 끝나고 만나면 피곤하고 짜증나서 말 툭툭 내뱉다 싸우기도 하고 아무말 없이 걷고 연락도 점점 느려지고 텀도 길어지고 어느 순간 밤에 잘자 사랑해 아침에 좋은하루 보내 사랑해 이런 연락도 없어지고 연락이 느리다, 표현이 줄었다 투정부리면 말로만 알았다 하고 사실 변하는 건 하나도 없었어 이젠 말해도 듣는 척도 안하고 말 돌리고, 어느 순간부터 사랑한다 보고싶다 하는 말들은 나만 하고 있더라 나만 널 좋아하는 것 같아 나만 맨날 사랑한다고 하잖아 하면 아니야ㅋㅋ사랑해 하면서 대충 넘어가려는 모습에 더 서러웠어 내가 힘들다 하면 전엔 맛있는 거 사다주고 편지써주고 고민 들어주던 애가 이제는 뭐가 힘들어 쓸데없는 생각하면서 시간 버리지 말고 그럴시간에 제발 공부나 해 하는 것도 서러웠고 그냥 모든 행동에서 날 더이상 소중하고 특별하게 느끼지 않는 것 같아서 나도 정리를 시작했어

그래서 오늘 헤어지자고 말할 생각이야 나도 지치고, 걔도 바쁜데 내가 자꾸 방해만 되는 것 같아서 며칠 울고 계속 생각 해봤는데 웃기게도 내가 정말 걜 좋아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더라 지금까지 내가 했던 행동들이 내가 그냥 용기낸 내 모습을 보고 싶어서 남자친구에게 잘해주는 내 모습을 보고싶어서 했던 거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 그래도 그 모습 안에 걔가 함께 있었으니까 그걸로 됐어
친구였을 때부터 이런저런 추억 쌓은 게 많았는데 헤어지면 완전히 남이 되고 그 추억을 묻어야 한다는 게 좀 아프긴 할 것 같다 많이 울고 마음정리 했다고 생각하지만 정말로 남이 된다면 또 많이 울겠지? 걔도 많이 울면 좋겠어 지금이 아니더라도 나중에라도 내 생각 하면서 내가 힘들었던 만큼 날 꼭 기억하고 추억하면서 아팠으면 좋겠어
아직도 걔가 보고싶은데 내가 잘 이별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