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글써보네요 이별한지 3일차입니다

Serenade4U2019.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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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익명성에 기대서라도 제 얘기를 한번 해보고 싶어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아마 텅 비워져버린듯한 제 마음이 이렇게라도 위안거리를 얻어보려고 하는것 같아요

금요일에 여친과 완전한 이별을 했습니다
사실 여친이 저에 대한 마음이 예전같지 않다며 헤어지자고 1-2주 전쯤 처음 얘기를 꺼냈어요
자존심이고 뭐고 다 버리고 잡았습니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었고 나에게 정말 많이 필요한 사람이었거든요
중간에 잠깐 헤어짐의 시간이 있었지만 2년이 넘는 시간동안 함께해온 저에겐 아주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그런 그녀가 저와의 관계에서 권태기를 느꼈던것 같아요
정말 미친듯이 잡았습니다
남자로써 내여자에게 보여주기 싫은 모습들이었지만 정말 간절했어요
내가 할수 있을 만큼은 잡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야 나중에 후회가 없을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며칠전 진짜 이유를 알아버렸습니다
다른 사람 차에서 내리는 그녀를 봐버렸어요..
정말 어쩔때보면 인생이란 영화보다 더 극적인거 같아요
내 마음을 전하고싶어 간단한 편지와 그녀에게 줄 것을 집앞에 두고 오려고 했는데 어떻게 그 많은 타이밍중에 서로의 그 순간이 겹쳐서 나에게 그 장면을 보게 만든건지..ㅎ

저한테 그러더군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나에게 정말 잘해주고 사랑해준다고..
그러니 이제 나를 놔달라고..

저 말을 듣는 순간 모든게 끝이구나 생각했습니다
저런 이유라면 내가 잡는게 아무 소용이 없을테니까요

저말을 듣는데 이상하게 화가 나기보다는 그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내 옆에서 느끼지 못한것을 다른 사람에게서 느꼈다면 그건 분명 제 잘못이었을테지요..
그렇게 그녀를 보냈습니다..

여친과 저는 나이 차이가 조금 많이 났습니다
13살 차이였거든요

저야 사랑이 항상 설레임은 아니다라는것을 충분히 경험하고 알고 있을 나이지만 여친이 생각하는 사랑은 항상 설레임일수 있겠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은것 같아요

저에겐 그 편안함도 사랑이었지만 그녀에게는 그게 권태기의 시작이었을수도 있겠지요
그걸 제가 너무 간과한게 아닐까 싶어요

그런 나와의 관계에서 다른 사람에게 설레임을 느끼게 됐을때 아마 그녀도 많이 고민해 왔을거라 생각합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녀 나름대로 그런 신호를 제에게 줬었던거 같아요

헤어진지 3일차.. 너무 힘드네요
저도 이 나이에 제가 이별로 인해 이렇게까지 힘들어한다는게 놀랍기까지해요
그녀없이 하루를 살아간다는게 지금의 저에겐 너무 힘듭니다

이상하게 화가 나진 않아요
그저 더이상 볼수 없다는게 슬플 뿐이고
그녀가 원하던걸 이제 제가 채워줄수 없다는 현실이 슬플 뿐..
그리고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건 그녀에게 잘해주지 못한 과거의 제 자신의 모습들입니다
그런 자책과 후회의 감정들이 저를 휘감고 있습니다

사실 그녀와 만나온 시기가 지금까지의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습니다
일적으로 너무 꼬이고 안좋은 일들이 터지던 시기라 금전적으로도 심적으로도 여유가 없었어요
그래도 그녀가 내 옆에 있어줘서 많은 위안을 받고 힘을 얻을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서서히 그녀는 제 마음속에 정말 중요한 존재가 되어갔는데 저는 그만큼을 돌려주지 못한거 같아요

언제가 저도 그녀를 마음 편히 떠나보낼 준비가 된다면 그때 그녀에게 이 말은 꼭 해주고싶어요
너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빛나고 순수한 사랑을 할 그 시기에 날 사랑해줘서 고마웠다고..
그리고 내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마웠다고..
그때가 되면 진심으로 그녀의 행복을 빌수 있겠지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라도 속을 털어놓으니 조금은 후련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