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든 걸 잃었다

ㅇㅇ2019.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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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잃은 후 완전히 바뀌었다

웃지도 않고 울지도 않았다
난 내 안에 있는 감정을 포기하며 살았다

극한의 기쁨, 슬픔, 우울따위
모든 것을 초월한 상태였다

가족들은 무관심했고
친구들은 나를 무서워했다

나는 철저히 혼자였다

혼자였던 나를 네가 건들였다

내 상처를 어루만진 건
내 감정을 건들여준 건
철저한 고독 속에 갇힌 나를 꺼내려 한 건

네가 처음이었다

메마른 땅에 한껏 비를 뿌렸다

메마른 건 나의 감정이었고
비는 너라는 존재였다

나는 그래서 네가 두려웠다

감정을 가진 사람의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을 내가 깨뜨릴까봐

안개보다 짙은 나의 어둠이
새하얀 너를 덮어버릴까봐

하지만 너는 내 어둠을 가져가고 싶어했다
하얗게 색칠할 수가 없다면 어둡게 덮어지겠다 말했다

너의 이상론은
토할 거 같은 역겨움을 만들고
동시에 변하고 싶다는 희망을 만들어냈다

시간을 들여 너를 내 안에 들였고
가뭄과 같이 갈라진 땅에 서서히 물이 스며들고 있었을 때
그 때 네가 떠났다

너로 인해 바뀌었고
너로 인해 배웠는데
너는 가고 없었다

이를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사무치도록 어두운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