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여직원 그룹에서 빠지고 싶어요

토끼2019.04.07
조회135,310

제목 그대로, 회사 동기 여직원 그룹에서 빠지고 싶은데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중이에요.

 

언제 말해도 말하긴 할 건데 뭐가 고민되는 거냐면

 

1. 간식 조금 얻어먹은 적 있는데 나도 한 번 사기는 사고 빠져야 하지 않나..

2. 이 사람들은 나를 챙겨주려 하는데 '난 안 불러줘도 된다'고 말하기가 미안하다

3. 어쨌건 회사에서 가끔 마주치긴 할 사이라 싫은 말 하기가 좀 껄끄럽고

4. 혹여나 '남직원들이랑 어울리고 싶어서 빠지는 건가'라고 오해받을까봐 두렵다

 

이 네 가지네요

지금까지 네 번 정도 모인 것 같고, 다들 이십대 중후반, 멤버 수는 저 포함 네 명이에요

 

'너희 모두를 좋아하고 불러주는 거 고맙지만, 왠지 넷이 다 같이 모였을 땐 그다지 재밌지가 않아서, 나는 모이고 싶진 않다.. 난 안 불러줘도 된다, 미안하다' 정도의 내용으로 말을 해도 될까요?

 

좋지 않다고 생각되신다면, 달리 어떤 식으로 말하는 게 좋을까요?

참고로, 모이는 건 회사 점심을 같이 먹자던가 일 끝나고 혹은 주말에 같이 모여서 뭐 하자 이런 거네요

 

톡커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도와주세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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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상황>

 

제 직장은 규모가 큰 남초회사에요. 직장에 동기도 많습니다

여기는 외국이고, 저 혼자만 한국인, 이후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현지인이에요

 

회사 내에서 제 이미지는 딱히 인기인 같은 건 아니나 남녀 누구랑도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내는 사람..쯤 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론 아니지만 어쨌건 남들은 저를 성격 좋고 친화력 좋은 사람 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지금 두 개의 그룹에 속해 있는데..

하나는 매일 같이 점심을 먹는 동기 그룹으로, 여직원 그룹이 생기기 한참 전부터 있었습니다

저 포함 다섯, 저 빼고 전원 남성

공주님 포지션 같은 건 아니고요, 개인적으로 따로 만나거나 연락하는 일도 없습니다

다 같이 뭐 먹으러 가거나 하는 일은 있어요

근데 하여튼 저도 얘네한테 관심 없고 얘네도 저한테 관심 없음

 

다른 하나는 여직원 그룹으로 저를 포함해 네 명으로 되어 있고, 저는 이 그룹에서 빠지고 싶어요

 

남초 학과나 남초 회사를 다녀 보신 분들은 공감하실 것 같은데,

단지 성별이 같다고 해서 친해질 수 있는 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자가 적으니까, 우리끼리 뭉치자!' 라는 느낌으로 누군가가 여자회 같은 걸 만들게 되죠

 

저는 처음엔 여자끼리 모임 한 번 하자길래, 얘기 나눠 볼 겸 괜찮겠다 싶어서 간 거였는데

어째 그대로 그룹 비슷한 게 생겨버려서;;

그냥 어쩌다 마주쳤을 때 잠깐 얘기 나누고 어쩌다 한 번 다른 사람들 모두 함께 같이 밥 먹게 되는 거라면 모를까

별로 정기적으로 모이고 싶진 않은데, 그렇게 되어버렸어요ㅜㅜ

 

여직원 그룹의 A, B, C 모두 좋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그치만.. 대화라는 것에 있어서만큼은 배려가 없는 느낌이랄까요.

긴 시간을 이 사람들하고만 함께 수다 떨고 있는 건 힘들어요

사람이 싫은 건 아닌데 같이 모여서 놀고 싶은 멤버들은 아니에요

 

예를 들면,

제가 알아듣든 말든 되게 다다다다 말을 해요

저는 이 나라에 온 지 저번주로 딱 1년 되는 입장이고 그걸 모두가 아는 상태

제 외국어 실력이 업무나 회의, 혹은 다른 사람들과의 수다 등등에 있어서는 문제 될 정도가 아닌데 얘 말하는 거 듣고 있는 건 너무 피곤해요

아니, 한국어로 누가 저렇게 말한다고 해도 피곤할 것 같아요 저는

제가 말을 꺼내도 어느 샌가 끊어먹고 자기 할 말 하고 있다던가

 

아니면 현지인만이 알 만한 것들이 대화 주제로 나오거나.

한국으로 치면 아폴로 과자라던가 둘리의 얼음별 대모험 같은 거?

외국인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 어찌어찌 둘리까진 알아도 얼음별 대모험까지 알기를 기대할 순 없지 않아요?;;

그런 주제가 나올 순 있어도, 이쪽이 외국인이라는 걸 알고 있다면 저라면 간략히 설명 정도는 해줄 것 같은데, 그런 거 없이 그냥 자기들 할 말만 해요

 

그런 언어적 문화적 차이를 제외하고서도, 얘네가 막 좋다고 신나하는 게 저는 도통 뭐가 좋은 건지 공감을 못 하겠고.

그냥 같이 있는 게 좀 불편하고 재미없고 어색해요

 

이게 제가 다른 사람들이랑 얘기하면서도 자주 느끼는 거면 '내 문제구나' 하겠는데

얘네랑 얘기할 때만 느끼니까.. 그냥 제가 이 모임에서 빠지는 게 낫지 않겠나 싶었어요

다른 사람들 다른 외국인들하고 있을 때도 저러더라구요

이런저런 걸 종합해서 판단했을 때, 절 엿먹이려고 일부러 그러는 것 같진 않고,

진짜 그냥 그게 잘못된 거라는 걸 인식을 못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 투명인간 취급 당하는 느낌이 너무 싫은데, 부르기는 꼭 부르더라구요;;

어디 갔다 오면 먹을 거 사왔다고 점심 같이 먹자 그러고, 여자 모임 하자고 시간 되는 날 알려달라 그러고

그 때 그 때 핑계 대서 빠지기는 거의 불가능해서, 아예 부르질 못하게 거절할 핑계가 뭔가 필요해요

 

부서는 다른데, 여자가 하도 적은 직장이다 보니 어떻게든 마주칠 일이 앞으로도 생기긴 할 상황이에요

 

앞서 적은 고민되는 점인

 

1. 간식 조금 얻어먹은 적 있는데 나도 한 번 사기는 사고 빠져야 하지 않나..

-> 별 건 아니고 그냥 초코렛 그런 거요(...) 뭐 그래도 일부러 제 몫까지 사 오고 했으니

 

2. 이 사람들은 나를 챙겨주려 하는데 '난 안 불러줘도 된다'고 말하기가 미안하다

-> 제가 핑계 댄다고 이 날은 이래서 어쩌고 하면 그거 다 맞춰서라도 절 부르고요

먹고 싶은 메뉴 같은 거 맞춰주거나 합니다 아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거긴 한데

저렇게까지 해주는데 거절하기가 왠지 좀 그래서.. 말을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3. 어쨌건 회사에서 가끔 마주치긴 할 사이라 싫은 말 하기가 좀 껄끄럽고

-> 이 모임은 거절하더라도 앞으로 잘은 지내고 싶어요. 적당히 인사 정도 잘 하고 마주치면 가볍게 얘기 정도 나눌 사이로

 

4. 혹여나 '남직원들이랑 어울리고 싶어서 빠지는 건가'라고 오해받을까봐 두렵다

-> 앞서 적은 '제가 원래부터 속했던 그룹'이요.

남자라서 친하다기보단 성격 맞는 사람들 성별이 우연히 남자였을 뿐인데

(직장 여직원 비율이 1%입니다)

괜히 오해 사거나 뒷말 나올까봐 그게 좀 걱정되네요..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부디.. 조언 부탁드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