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면 안될 사람, 내 자신이 역겨워

오늘도2019.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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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에 옷 젖듯, 어느날 부턴가 그 분만 보이게 되었어요.
그 분은 몇 년전 제 첫 상사 였고,  저는 그분께 본사 복귀 후 처음 받은 팀막내였습니다. 처음이라는 그 의미 때문에 인사 이동 후에도 자주 뵙고 제가 조언을 구하던 분이었습니다.  
분명 제가 어려워 하던 분이었는데... 
나이 차이는 둘째치고 사춘기 자녀가 둘이나 있는 분을...
세상 모든 사람이 기혼자를 좋아한데도 저 만큼은 그러면 안되는데 제가 이런 감정을 가졌다는 사실 자체가 끔찍합니다...


어려서 아버지의 외도로 부모님께서 이혼하셨습니다. 저는 부모님 모두 사랑하지만... 그런 영향 탓에 이성에게 지독히 무관심해 왔고,
이런 상황을 잘 모르는 친구들은 네가 눈이 너무 높은 거 아니냐 혹시 성적 지향이 다르냐 그런 농담들을 많이 할 정도 였습니다.
그럼에도 인정하지 않았을뿐 제 스스로는 알고 있던 것 같아요.또래 이성에게는 관심이 전혀 없으면서도 연상들이 가진 자상한 모습에 유독 끌린다는거.

제 아버지께서는 자식에 대한 금전적 책임은 다하셨지만 감정적 유대는 없었습니다.그 부분에 대해서 단 한번도 원망한적 없었는데....
요즘 제 감정 하나도 잡지 못하니 아버지 탓까지 하게 되네요...

그분은 제가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줄도 모르실 거에요. 
저도 제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 지금 제가 사랑하는 누군가는 반드시 상처받는다는 걸 압니다.무엇보다 본인 인생도 상처투성이인 저희 엄마한테 제가.... 그런 사람이 될 수는 없어요...
자기혐오와 자기연민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서하루에도 백번씩 스스로를 다잡는데 제 감정이 가라앉지 않습니다.
시간이 답이길, 이 마음이 어서 사그라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