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과 폭언, 비속어 남발하는 아버지 때문에 결혼할 수 있을까요?

더러운피2019.04.21
조회8,465

말 그대로,

저희 아버지는 제가 아주 어릴 때부터 속된 말로  '입에 __를 문' 사람입니다.

어릴 때 조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조모 아래 큰아버지와 편애받으며 자란 안쓰러운 사람이라 그렇다, 어머니는 제게 늘 참으라 하셨죠.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부터 기억이 남아있는 순간부터 저는 ' 악마 새끼'였고, '너 때문에 내 인생이 곤두박질쳤다 이 새끼야' 라는 소리를 귀에 달고 살았습니다.

폭언뿐만 아니라 폭력도 비일비재 했습니다.

어머니와 언니는 절대 때리지 않았지만, 저는 가만히 식탁에 앉아 있다가도, 티비를 보고 있다가도, 자다가도 아버지에게 머리채를 잡혔고 입술이 찢어지고 머리에 땜빵이 나고, 멍은 예사일이었습니다.

진짜 밑도 끝도 없고 이유도 없는 폭력과 폭언에 이해도 할 수 없고 억울해 소리를 지르면 악을 지른다고 더 맞고...

심지어 고3 수험기간에도 아버지의 폭력과 폭언이 계속 되어 수능을 한달 앞두고 집을 나와 언니의 대학 기숙사로 도망간 적도 있습니다.

성인이 되고 대학 진학 후 타지로 올라와 따로 살며 조금 나아졌지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그대로였습니다.

하지만, 참 비참하게도 저, 저희 가족 중에 가장 아버지께 잘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악마 새끼' '개보다 못한 새끼' 더 심한 말로 저를 규정하시는 아버지께 나 그런 사람 아니라고, 나 아버지한테 잘하는 것 좀 보라고, 나 잘했다 예쁘다 말 한 마디 해달라는 마음으로 정말 잘했습니다.

어머니는 그건 자식이 당연한 거라며, 너는 잘 하는데 10번 잘해도 꼭 1번 잘 못해서 점수를 다 깎아 먹는다고 하시네요. 자식의 잘한 10보다 못한 1을 더 높이 보십니다.

성인이 되어 돈을 벌면서 경제적으로도 챙겨드리려 노력했는데...

꼴랑 돈 몇푼 번다고 지랄 떤다며 돈은 돈대로 받고 폭력과 폭언은 또 그대로입니다.

 

오늘 근래 감정의 골이 있는 상태로 제사 지내며 언쟁을 한 후, 밤을 새 처리해야할 업무가 있어서 제 방에서 노트북으로 업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거실에서 술을 드시며 TV를 보고 계셨고요. 그런데 갑자기 제 방문을 발로 차 열더니

'이 개보다 못한 호로 잡놈의 새끼, 죽자. 너 먼저 던져 죽여버리고 내가 죽어야겠다' 며 제 머리채를 잡고 질질 끌며 그 상태로 얼굴이며 몸이며 가릴 것 없이 주먹질을 하시더군요.

방에서 베란다까지 질질 끌려 나갔는데 중간에 어머니가 깨셔서 말려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머리채가 잡혀있으니 어떻게 저항을 할 수도 없고 너무 아팠습니다.

겨우 어머니가 아버지 손을 꼬집고 뜯어 말려 떼어놓았지만.. 계속 눈이 돌아간 상태로 제가 진짜 어떻게 자식에게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싶은 폭언을 뽑아내시더군요.

그러면서.. 갑자기 저를 때린 이유를 당당하게 얘기하셨습니다.

 

제가 만 3살 때, 어머니께 무엇을 사달라고 악을 썼답니다. 그때 제가 악마새낀 걸 눈치챘답니다. 자기가 자식을 키워봐서 알지만 저 새끼는 사람 새끼가 아니다 딱 알았답니다. 그래서 그 뒤부터 이 악마새끼를 어떻게 죽이지 이 생각으로 저를 보셨다네요.

중학교 때, 반 친구들에게 정말 그 나이 때, 여자애들끼리 한명 씩 돌려가며 시키는 왕따를 조금 심하게 당한 적이 있어 제게 정말 아픈 상천데,그 일까지 들추며 저 악마새끼는 그때 그 친구들에게 맞아 죽었어야 했다고, 그때 쟤 죽었어도 나 걔네 고소 안했을 거다, 칭찬해줬을 거다 하시더군요.

저 그때... 집에 아버지뿐이라 맞고 돌아와 아버지께 하소연했더니 그냥 나가 죽으라 해서 정말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난간까지 올라갔었습니다.

저희 아버지..구경 오셨더라고요. 저를 한번 보시고 픽 웃더니 정 반대방향으로 가서 담배 피며 절 구경했습니다. 아직도 그때의 그 다리가 떨리던 순간의 기분은.. 선명한데.. 결국 두려움에 뛰어내리듯 난간 안으로 다시 내려왔을 때, 한참 구경하던 아버지가 가소롭게 웃고 내려가신 걸 기억해요.

그때...정말 제가 죽는 걸 구경하고 싶으셨단 걸 오늘에야 알았네요.

  

그런 아버지를 보고 자라면서.... 불우한 가정환경의 피해자니 니가 이해하란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자라면서...

무조건 가정이 화목한 사람을 만나야지 생각하고 연애를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 수록 더 심해지는 아버지를 보니..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버지를 보여줘야 하는 일이 너무 두렵습니다.

그 사람 앞에서 아버지가 어떻게 행동할지, 어떤 언행을 보일지, 그 사람 부모 앞에선 어떻게 굴지... 술이라도 한 잔하면 더 개차반이 될 텐데, 어떻게 보여줍니까.

 

제 명의의 아파트도 사 두고 독립을 준비 중이지만,

타지 생활에 너무 외로워 지쳐 어머니와 언니 곁에 지내고 싶어 내려온 상황이라... 아버지를 피하고자 어머니와 언니랑도 떨어져 살아야 하는 현실이 너무 속상합니다. 서럽고요..

 

차라리 아버지가 없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그 가족에게 절대 소개하지 못할 아버지...

저는 정말..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결혼이란 건 꿈꿀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왔다는 게 알려지면 상대가 어떻게 볼까 두려워 정말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고요.

어디 하나 기댈 곳도 없는데.. 기댈 곳이 생길 일도 없어 너무 슬퍼서.. 익명으로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어서 글 써보았습니다.

우울하고 긴 글, 죄송합니다.